두 사람이 민감한 주제로 대화하는 말을 듣고 아무도 감히 묻지 못했다. 문 입구에서 반나절이나 지켜보던 조남헌을 포함해 사람들은 이때 온몸을 떨었고 변백범을 바라보는 눈빛은 충격으로 가득 찼다. “지회장님, 저희가 신당류와 한 판 벌일까요?”“우리는 이렇게 많은 고수들을 죽였습니다.”“이 기회에 대구에 있는 신당류들을 모두 없앨 수 있을 거 같습니다.”변백범은 공수하며 경의를 표했다. “하 회장님, 제가 군령을 내려서 미야모토를 죽이겠습니다.”하현은 변백범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며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 일은 이렇게 끝낼 수 없어.”“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일 같은 건 서두를 필요 없어.”“너희들은 먼저 가서 세 가지 일을 처리해.” “첫째, 오늘 진행 중이던 일을 다 처리해.” “둘째, 야마구치 카즈코에게서 더 많은 정보를 캐내.”“셋째, 나카노 다로에게 내가 대구에 있는 신당류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고 전해.” “미야모토 한 사람 죽이는 건 너무 재미없잖아?”“가장 좋은 건 신당류를 온 대구 내에서, 아니 대하 전체 내에서 완전히 뽑아내는 거야.”하현은 싸우고 죽이는 작은 일에는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다. 그가 지금 하려는 것은 미야모토에게서부터 손을 대서 신당류를 대하로 끌어들인 손을 모두 잘라내는 것이었다. 변백범, 조남헌 등 사람들은 단정하게 두 손을 드리우고 섰다. “알겠습니다!”……거의 같은 시간, 대구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핵심 별장 구역, 청명도. 이곳은 수백 채의 별장이 즐비해 있는 휴양하기 좋은 곳이었다. 섬나라 풍의 별장 입구에는 삼엄한 얼굴로 사방을 감시하는 양복 입은 사나이들이 있었다. 이곳은 대구에 있는 미야모토의 왕궁 중 하나인 셈이었다. 별장 뒤뜰은 섬나라 풍의 정원이 있었다. 나무로 된 건물에서 걸을 때 기괴한 새 울음소리가 들렸다. 가장 깊은 곳에는 섬나라 풍의 온천이 있었다. 미야모토는 작은 천 하나 걸치지 않고 바위에 비스듬히
“확실하게 말해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미야모토는 싸늘한 기색이었다. “나는 전 과정을 알아야겠어.”변광섭은 눈꺼풀이 펄쩍 뛰며 재빨리 말했다. “하현이 경찰서를 떠날 때부터 저는 계속 따라 다녔어요. 결국 교외의 산장 안까지 따라갔어요.” “하현과 사람들은 안에 있었고, 저는 안에 사람들이 10명은 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제가 마루야마에게 소식을 전한지 2시간이 채 안돼서 그는 산장 문을 부수고 삼백 명의 형제들과 함께 산장 안을 포위했어요.”“마루야마가 하현에게 1분 내로 야마구치 카즈코를 넘겨달라고 했어요.”“그런데 하현은 대답을 하지 않았어요.”“저는 멀리서 어떤 사람이 칼 한 자루를 들고 나오는 것을 봤어요. 그리고 난 후 비명 소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어요.”“저는 신분이 들통날 까 두려워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비명 소리가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고 나서야 알아보러 가려고 했는데 이때 용문 제자들이 몰려들었어요……”“그리고 대구 경찰서 경찰서장 유홍민도 팀을 이끌고 왔고요.”“저는 특별한 신분이라 발각되면 안되기 때문에 너무 가까이 갈 수가 없어서 빨리 돌아와 상황을 보고 드립니다.”“근데 제 생각에 마루야마와 사람들이 곤경에 처한 것 같습니다!”변광섭은 지금까지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실하게 몰랐다. 삼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움직임이 없을 수 있지?그는 자신이 따라 들어가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약간 후회가 되었다. 하지만 만약 자신이 따라 들어갔었다면 죽었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더 잘 알고 있었다. “꺼져! 너를 이렇게 오래 키웠는데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아무 소용이 없네!”미야모토는 변광섭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뒤에 있던 두 시녀를 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하현을 죽일 수 없다면 이슬기 쪽부터 해서 손을 대.”“이슬기를 죽여. 나는 그녀가 더 이상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
이소연과 주시현의 심리 상태에 대해서는 하현도 이해가 갔다. 그래서 지금 그도 별장 안으로 들어갈 마음 없이 웃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시현아, 저 대신 슬기를 불러내 주세요.”“일이 있어서 찾고 있는데 전화 연결이 안 되서요.”“아이고, 후지와라 아가씨를 죽이고 이제는 슬기 아가씨까지 공격하려고?”이소연은 괴상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분명히 말하는 데, 그래 봐야 소용 없어!”“나는 절대 너 같이 재수 없는 놈을 우리 주씨 집 문에 반 발자국도 들여놓지 못하게 할 거야!”“네가 올 때마다 우리 집엔 별로 좋은 일이 없어!”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주머니, 이번에 아주머니 댁에서 피해를 입으신 건 제가 배상해 드릴게요……”“배상!?”“네가 어떻게 배상을 해!?”“너 그 1호 별장으로 우리에게 배상하려고?”이소연이 펄쩍펄쩍 뛰며 입을 열었다. 하현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1호 별장은 임 선생님이 주신 거라 드리기가 어렵지만 만약 아주머니가 살고 싶으시다면 제가 오래 묵으실 수 있도록 빌려 드릴게요.”“오랫동안 빌려 준다고? 이게 네가 말하는 소위 배상이라는 거야? 너 우리 주씨 집안을 무시하는 거야? 깔보는 거야?” 이소연은 싸늘한 표정으로 방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꺼져! 다시는 내 눈에 띄지 마!”주시현도 착잡한 기색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이것은 그녀가 저축한 돈을 다 털어서 산 집이었다. 하현 때문에 이 돈은 물에 빠진 셈이었다. 하현을 잠시 쳐다본 후 주시현을 결국 한숨을 내쉬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다시는 오지 마.”“또 한 가지, 슬기씨는 오늘 아침 일찍 청허 도관으로 급하게 갔어. 어머니가 슬기씨에게 연락을 한 거 같아. 그래서 급하게 떠났어.”“그쪽은 신호가 잘 안 잡히니 네가 연락이 안 될 만도 하네.”“청허 도관!?”하현은 안색이 약간 변했다. 그곳은 교외에 있었고 충분한 인력의 경호가 없으면 슬기가 지금 직면해 있는 상황
30분 후 하현과 주시현은 청허 도관에 도착했다. 하현은 굳은 얼굴로 주시현의 차를 주차장에 아무렇게나 내버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뛰쳐나갔다. 주시현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렇게 신사적이지 않은 남자는 처음 봤다. 하현은 그녀에게 스스로 차를 세우라고 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녀의 핑크색 롤스로이스는 대출로 산 것이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긁혀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잘 세워두어야 했다. 한편, 슬기는 벌써 청허 도장 본당에 와 있었다. 이곳엔 삼청의 진흙 조각상이 금박으로 싸여 보기에는 휘황찬란하게 보였다. 도교는 불교와 비할 수는 없지만 청허 도장 때문에 청허 도관은 대구에서 아주 유명해 많은 부자들이 왕래하는 곳이었다. 슬기는 예의를 갖춰 향을 한 다발 바친 후 무릎을 꿇고 제비를 흔들었다. 곧 제비가 떨어졌다. “세상 모든 일에는 다 주인이 있다. 너무 작은 것 하나하나에 집착하지 말라.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라.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고 차분하게 하나씩 진행하라……”제비의 운세를 보고 슬기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점치는 곳으로 걸어갔다. 거기서 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30대 중반 정도 되는 도사였는데 이때 그는 슬기를 향해 인사를 하고는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슬기 여 시주님이세요?”슬기는 살짝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이곳에 온 것은 슬기 엄마의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온 이후로 그녀는 어떻게 해도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참배객처럼 절을 하고 무슨 단서를 찾을 수 있는 지 보려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때 이 도사의 출현으로 그녀의 얼굴빛은 무거워졌다. 도사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여 시주님, 당황하실 필요 없어요. 그런데 누가 당신을 이곳에서 만나자고 한 건 가요?”슬기는 가타부타 뭐라 하지 않고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슬기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아스카 아가씨라고 했죠? 아직 확실하게 설명이 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누가 당신을 오라고 한 거예요?”“방현진? 아니면 미야모토?”아스카는 웃었다. “당신의 문제는 너무 많아요. 그래도 당신이 나와 같은 여자인걸 봐서 내키진 않지만 한 가지만 얘기해 줄게요.”“슬기 아가씨는 미녀에요.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남자들이 당신을 대할 때 모질게 대하지 않잖아요.” 슬기는 눈동자가 살짝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여자가 당신한테 손을 대면 반드시 죽을 거예요.” “슬기 아가씨, 우리를 탓하지 마세요. 탓하고 싶으면 당신 팔자가 사나운 걸 탓하세요. 어쩌다 방 도련님 눈에 든 거예요!”말을 하면서 아스카는 오른손으로 장검의 칼자루를 잡았다. 한편, 마당에는 또 유카타를 입은 섬나라 여자 네 명이 나타났다. 모두 손에 섬나라 장검을 들고 슬기가 가는 모든 길을 막았다. 슬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방금 길을 인도했던 도장를 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장님, 도교는 평화롭게 항상 도법과 자연을 중요시하잖아요.” “저는 왜 당신이 섬나라 사람들과 협력해서 저를 해치려고 하는 지 너무 궁금하네요.”그 도장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여 시주님, 도교 사람들도 먹고 살아야죠.”“도법도 좋지만 도법보다 돈이 더 실용적이잖아요. 그렇죠?”“일리가 있네요.” 슬기는 한숨을 내쉬더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맞은 편에 있던 아스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슬기 아가씨, 전화를 걸고 싶으면 당당하게 핸드폰을 꺼내세요.”“하지만 이 부근의 신호는 우리가 다 차단했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전화를 걸 수 없을 거예요.”슬기는 안색이 약간 변했다. 핸드폰을 꺼내서 보니 역시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슬기는 핸드폰을 다시 집어 넣고는 뒤로 물러 가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며 말했다. “신호마저 차단한 걸 보니 너희들 오늘 나를 완전히 죽이려고
슬기는 두려워하는 대신 오히려 방긋 웃으며 말했다. “역시 너희 집 아가씨는 머리가 안 좋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네.”“남자에게는 가질 수 없는 것이야 말로 가장 좋은 것이라는 걸 설마 모른단 말이야?”“내가 오늘 여기서 죽으면 나는 방현진의 마음 속에 환한 달빛이 될 거야. 그럼 그때부터는 너희 미야모토 아가씨에게는 어떤 기회도 없을 거야.” 아스카는 괴상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섬나라 여자들은 남자들의 심리를 연구하는 걸 가장 좋아해. 네가 말한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내가 내버려 둘 거 같아?”“슬기 아가씨, 걱정 마. 내가 환한 달빛을 침대 앞의 환한 달빛으로 만들어 줄 테니……” 이슬기는 눈빛이 굳어졌고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너 뭐 하려고 그래!?”아스카가 왼손을 살짝 흔들자 손바닥에 작은 도자기 병이 나타났다. 그녀는 흥이 넘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건 정조를 지키는 여자들의 긴장을 풀게 만드는 물건이야.”“소문으로는 아무리 열녀라고 해도 복용을 하기만 하면 3분 안에 남자를 찾아야만 된다고 하더라. 게다가 갈수록 더 많이 찾게 된대.”“이따가 네가 삼키고 나면 미리 준비 해둔 젊고 힘센 망나니들을 들여 보내 줄게.”“그 녀석들은 분명 슬기 아가씨를 잘 섬겨 줄 거야.”“그리고 우리는 이 화면을 녹화해서 인터넷에 올릴 거야.” “네가 소위 경호원이라고 부르는 그 쓸모없는 변승욱이 눈치 채기 전에 이슬기 아가씨는 벌써 봄바람을 느꼈을 것 같은데?”“슬기 아가씨, 내가 준비한 거 어때?”“동영상은 인터넷에 올려 놓기만 하면 돼.”“환한 달빛이 계속 빛나게 될까?”말을 하면서 아스카는 손에 들고 있던 도자기 병을 유카타 차림의 여자에게 건네주었다. 여자는 빙긋 웃으며 이 약을 슬기의 입에 부으려고 했다. 슬기는 이번엔 정말 안색이 변했다. 이런 결말은 죽는 것 보다 더 처참하기 때문이다. “파렴치하네! 너희 섬나라 사람들은 다 너무 파렴치해!”“너희들은
“싹!”바로 이때 섬나라 장검을 든 섬나라 여자들은 안색이 변하더니 아스카의 명령도 필요 없이 자기들도 모르게 동시에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들었다. 또 한 사람이 슬기를 향해 달려들어 그녀를 인질로 잡으려고 했다. “펑펑펑______”이 순간 하현이 손을 댈 필요도 없이 도포를 입은 한 사람이 군중들 사이에 나타났다. 곧이어 먼지를 휘날리며 세 개의 섬나라 장검을 쓸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세 섬나라 여자들은 날라가 벽에 부딪히더니 피를 뿜어내고는 힘없이 쓰러졌다. “어린 것들이 감히 우리 청허 도관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너 정말 우리가 풀만 먹는 줄 알아?”“쓰레기!”청허 도장이 갑자기 나타나서 손에 먼지를 털자 철사 같은 실이 날리더니 그 섬나라 여자들의 미간을 뚫었다. 이 사람들 말고 또 다른 한 사람도 그 피바다에 쓰러져 있었는데 그건 바로 방금 슬기를 이곳으로 데리고 들어온 도장이었다. 청허 도장도 비범한 실력을 가지진 사람이었다. 비록 하현의 일격을 받아낼 수는 없었지만 이 야비한 놈들을 처치하기에는 충분했다. 마침내 그는 한걸음에 달려 나와 슬기를 막아서며 경호하는 자세를 취했다. 하현은 웃으며 수표 한 장을 손가락으로 튕기며 날렸다. 그러자 그는 공수하며 절을 했다. 청허 도관의 계획을 이해하려면 청허 도장부터 손을 대는 것이 가장 쉽다. 청허 도장은 무력으로 위협하는 건 안될 수도 있지만 돈을 뿌리기만 하면 쉽게 기꺼이 협조할 것이다. 하현과 청허 도장이 비밀리에 거래하는 모습을 보고 아스카는 미친 듯이 펄쩍 뛰었다. 그녀는 이전부터 청허 도장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를 건드리지 않고 그의 부하 도사부터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청허 도장이 개입을 할 줄은 몰랐다. 골치 아프게 된 것이다. 아스카는 안색이 변하더니 청허 도장을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청허 도장이죠?”“우리 신당류 일에는 개입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순순히 말을 듣고 아무
이때 자신 앞에서 고양이처럼 이를 드러내고 발톱을 치켜세우는 아스카를 보며 하현은 요동도 없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나랑 붙겠다고? 넌 자격이 없어.”“범아, 네 실력을 보여줘.”변백범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눈동자에는 한 줄기의 전의가 스쳐 지나갔다. 어젯밤의 전투 이후에 그는 벌써 자신의 세력을 굳건하게 다졌다. 이때 그는 오른손으로 허리춤에 차고 있던 당도의 칼자루를 잡고 한 발을 내디디며 마치 화살처럼 몸을 튕겨 아스카가 있는 쪽을 향해 돌진했다. “보잘것없는 길바닥 사람이 우리 섬나라 검도 고수와 맞붙으려고 하는 거야?”“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아스카는 비웃었다. 그녀는 자신이 섬나라에서 온 신당류 고수들 중에 출중한 인물이라고 자부하며 자신의 실력에 대한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일대일로 싸우면 그녀는 모든 사람을 압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쓱!”아스카가 칼을 내리치자 허공에 한 줄기 빛이 번뜩이더니 변백범의 목구멍을 향해 떨어졌다. 섬나라 검도는 여태껏 미관은 중시하지 않았고 대신 빠르고 강하며 정확한 것을 중요시했다. 전세계 무술에서 꽤나 이름이 있었고, 아무리 강한 것도 부술 수 있는 힘이 있었으며, 빠른 속도에 대항할 만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이런 일격을 가한다면 변백범도 죽음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스칼의 칼은 빨랐지만 아쉽게도 변백범의 칼은 더 빨랐다. 아스카의 칼이 그의 목구멍으로 떨어짐과 동시에 변백범이 한쪽으로 피하는 바람에 아스카의 칼은 허공을 가르게 되었다. 그리고 난 후 그는 오른손을 살짝 휘두르며 ‘챙’소리를 냈다. 발도술! 아스카의 얼굴엔 한 줄기 믿을 수 없다는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피할 겨를도 없이 목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풉______”그녀의 목구멍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단칼에 베었다! 소위 신당류의 고수가 이 정도라니! ……슬기와 하현이 삼청전 밖에 나타났을 때 뒷짐을 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