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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4장

슬기는 두려워하는 대신 오히려 방긋 웃으며 말했다.

“역시 너희 집 아가씨는 머리가 안 좋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네.”

“남자에게는 가질 수 없는 것이야 말로 가장 좋은 것이라는 걸 설마 모른단 말이야?”

“내가 오늘 여기서 죽으면 나는 방현진의 마음 속에 환한 달빛이 될 거야. 그럼 그때부터는 너희 미야모토 아가씨에게는 어떤 기회도 없을 거야.”

아스카는 괴상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섬나라 여자들은 남자들의 심리를 연구하는 걸 가장 좋아해. 네가 말한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내가 내버려 둘 거 같아?”

“슬기 아가씨, 걱정 마. 내가 환한 달빛을 침대 앞의 환한 달빛으로 만들어 줄 테니……”

이슬기는 눈빛이 굳어졌고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너 뭐 하려고 그래!?”

아스카가 왼손을 살짝 흔들자 손바닥에 작은 도자기 병이 나타났다. 그녀는 흥이 넘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건 정조를 지키는 여자들의 긴장을 풀게 만드는 물건이야.”

“소문으로는 아무리 열녀라고 해도 복용을 하기만 하면 3분 안에 남자를 찾아야만 된다고 하더라. 게다가 갈수록 더 많이 찾게 된대.”

“이따가 네가 삼키고 나면 미리 준비 해둔 젊고 힘센 망나니들을 들여 보내 줄게.”

“그 녀석들은 분명 슬기 아가씨를 잘 섬겨 줄 거야.”

“그리고 우리는 이 화면을 녹화해서 인터넷에 올릴 거야.”

“네가 소위 경호원이라고 부르는 그 쓸모없는 변승욱이 눈치 채기 전에 이슬기 아가씨는 벌써 봄바람을 느꼈을 것 같은데?”

“슬기 아가씨, 내가 준비한 거 어때?”

“동영상은 인터넷에 올려 놓기만 하면 돼.”

“환한 달빛이 계속 빛나게 될까?”

말을 하면서 아스카는 손에 들고 있던 도자기 병을 유카타 차림의 여자에게 건네주었다.

여자는 빙긋 웃으며 이 약을 슬기의 입에 부으려고 했다.

슬기는 이번엔 정말 안색이 변했다. 이런 결말은 죽는 것 보다 더 처참하기 때문이다.

“파렴치하네! 너희 섬나라 사람들은 다 너무 파렴치해!”

“너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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