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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7장

이 모습을 보고 하현과 슬기는 모두 어이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폭풍전야와 같은 긴박한 이 순간에…

하필 누군가가 바퀴를 잠근 것이다.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느낌이 마음속에 떠올랐다.

하현은 차에 붙어 있던 종이를 집어 들고 몇 번 쳐다본 뒤 담담하게 말했다.

“청허 도관 경비실에서 붙인 거네.”

“경비원들일 뿐인데 함부로 차를 걸어 잠그고 딱지를 떼다니. 이거 경비원을 오래했더니 자기가 경찰서 형사인줄 아나 보네!”

말을 하면서 하현은 청허 도장에게 알리려고 핸드폰을 들고서야 자신이 그의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

바로 이때 멀리서 제복 차림의 30-40대로 보이는 두 경비원이 담배를 물고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다가왔다.

그들은 둘 다 모자를 비스듬히 쓰고 슬기와 하현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들은 모두 혐오스러워하는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 보았다. 그들은 분명 하현을 가난뱅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하현을 쳐다보았을 때 그들의 눈빛은 반짝거렸다.

이런 요괴급 여자는 그들이 본 인터넷 스타나 연예인들 보다 백 배나 아름다웠다.

이 순간 앞에선 경비원이 담배 한 모금을 하현의 얼굴에 내뿜으며 곁눈질을 하며 말했다.

“예쁜 아가씨, 이 차 당신 거예요?”

“네. 수고스러우시겠지만 차 바퀴 좀 풀어주세요. 일이 있어서 가야 해요.”

“그리고 벌금이 10만원이네요.”

슬기는 일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없어 핸드백에서 지폐 10장을 꺼내 깔끔하게 건넸다.

스포츠 머리 경비원이 ‘피식’웃으며 나오더니 슬기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아가씨, 이게 무슨 뜻이야? 우리가 무슨 거지인 줄 알아? 만 원짜리 몇 장으로 우리를 보내려고?”

슬기는 또 한 묶음의 지폐를 만지작거리며 차갑게 말했다.

“이만하면 충분해?”

알록달록한 지폐가 바닥에 떨어지니 두 경비원의 눈빛이 뜨거워졌다. 그러나 그들은 허리를 굽혀 돈을 주울 마음이 없었다.

스포츠 머리 경비원이 차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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