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반. 하현과 슬기 두 사람이 청평당 입구에 나타나자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청평당은 솔직히 말해 한의원이지만 여기서는 대부분 싸우다 다친 곳을 치료하기 위해 모인 길바닥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물론 일부는 칼부림과 총상 때문에 왔지만 이 사람들은 당당하게 홀로 들어가는 대신 은밀한 지하실로 들어갔다. 그래서 하현과 슬기가 나타났을 때 길바닥 사람들은 두 사람을 마치 여우 굴에 들어가는 토끼를 쳐다보듯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아가씨, 뭘 도와드릴까요?”“저희는 어떤 서비스든 전문적으로 해드려요!”대머리 건달 하나가 슬기에게 손을 대려는 듯 해괴한 웃음을 지으며 걸어 나왔다. 하지만 바로 이때 멀리서 고대 복장을 하고 손에 쇠공 두 개를 쥐고 있는 남자가 건너와 손바닥으로 대머리를 날리며 차갑게 말했다. “쓰레기, 눈치가 하나도 없네!”“너 이분이 심가의 이슬기 아가씨인 거 못 봤어?”“이분은 심재욱 세자의 외손녀야. 건드렸다가 너희들 중에서 누가 책임지려고?”심재욱 세자 이 몇 글자를 듣고 적지 않은 건달들의 눈동자엔 꺼리는 빛이 역력했다. 슬기는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청평?”이 고대 복장을 한 남자는 대구 여섯 세자 중 하나인 심재욱의 핵심 인물 나청평이었다. 하현도 눈을 가늘게 뜨고 흥미로운 듯 이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대구 3분의 1의 땅을 가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이미 나청평의 능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비록 그는 심재욱이라는 큰 산에 기대고 있었지만 충분한 실력과 담력이 없었기 때문에 대구 같은 곳에서는 나설 수가 없었다. 나청평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가를 꺼내 천천히 불을 붙이더니 짙은 연기를 내뿜은 후에야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슬기 아가씨, 청평당 같은 곳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하류층 사람들이에요.” “아가씨 같은 상류층 사람은 이런 곳에 어울리지 않아요. 그러니 부탁 드릴게요!”말을 하는
나청평은 연기를 내뿜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슬기 아가씨, 아가씨 말대로라면 어머니가 실종된 건가요?”“심가의 거물인데 만약 정말 실종이 되신 거라면 신고를 하셔야죠!”“여기서 저에게 사람을 달라고 하지 마시고요. 어쨌든 저희는 한약을 파는 곳이지 사설 탐정이 아니에요. 맞죠?”이 말을 듣고 사방에서 한바탕 놀리는 웃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슬기는 차갑게 말했다. “나청평,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있어?”“우리 엄마가 청평 빌딩에 있는 거 잘 알고 있잖아.”“지금 사이가 틀어지기 전에 사람만 넘겨주면 우리도 청산할 수 있어!”“하지만 만약 사이가 틀어지고 내가 신고할 때까지 기다렸다간 그 때는 너무 늦을 거야!”말을 하면서 슬기는 차가운 얼굴로 핸드폰을 꺼내 세 개의 번호를 눌렀고 언제든지 전화를 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나청평은 어깨를 으쓱해 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슬기 아가씨, 만약 신고하고 싶으시면 마음대로 하세요.”“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수사를 받을 테니까요.”“하지만 만약 수사를 다 했는데도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죄송하지만 슬기 아가씨가 심가의 거물이라도 해도 반드시 해명을 해 주셔야 해요.”“예를 들어 손가락을 하나 자른다거나 얼굴에 상처를 내던가요.”나청평은 여유로운 얼굴로 슬기를 위협했다. 분명 심재욱이라는 빽을 믿고 거리낌이 전혀 없었던것이다. 슬기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만약 정말 신고를 해서 경찰서 사람들이 개입을 하게 되면 자신의 엄마를 찾을 수 있을 지 조차 알 수 없었다. 분명 심재욱과 관계가 틀어질 것이다. 슬기는 이런 중요한 순간에 심재욱과 사이가 완전히 틀어져 자기 엄마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게 될까 걱정이 되었다. “퍽______”하현은 슬기가 다른 방법을 찾기를 기다리지 않고 벌써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나청평을 발로 걷어차 땅에 쓰러뜨렸다.“하인 주제에 주인 앞에서 짖어대라고 배웠어?”“너______”
슬기는 담담하게 말했다. “하현이 알아서 처리할 수 있으니 다른 사람이 나설 필요 없어요.” “필요가 없다고요!?”“정말 웃기네요!”“하현은 이방인인데 그가 뭘 처리할 수 있겠어요?”“맞아 죽기를 기다리려고요?”주시현은 지금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하현과 자기 집안이 대대로 교분이 있는 집안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그녀가 보기에 하현은 맞아 죽는다고 해도 그녀와는 조금도 관계가 없을 것 같았다. 슬기는 입을 열지 않고 하현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하현이 뭘 하려는 지는 잘 몰랐지만 청평당에서 함부로 손을 썼다가 자기 엄마를 구해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슬기는 항상 하현을 믿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조금 의심이 들었다. “그만해! 너희들 백주대낮에 법을 무시하고 이게 뭐 하는 짓이야!”한 형사가 허리에 차고 있던 짧은 화기를 막 꺼내 경고하려고 했지만 꺼내자 마자 하현에게 빼앗겼다. “올라가!”한 무리의 건달들이 이때 뛰쳐나온 것은 분명 하현을 칼로 베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하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오더니 손에 든 짧은 화기를 빼앗아 나청평의 이마를 겨누었다. 동시에 하현은 ‘탈칵’소리를 내며 안전장치를 풀었다. “그들을 멈추게 해.”하현은 담담한 기색이었다. 나청평은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 그는 하현이 방금 무모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하현은 이 일 후에 어떻게 될지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 자신이 그 부하들을 멈추게 하지 않으면 하현은 정말 총을 쏠 것이다. 나청평은 달갑지 않았지만 이때 떫은 목소리로 말했다. “멈춰!”“전부 무기 내려 놔!”“아!”돌진하던 십여 명의 건달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하나같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갑자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다른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 쳐다보더니 곧 하나같이 어안이 벙벙해졌다. 다들 어떻게 이렇게 된 건지 알 수가
순간이었을 뿐이었지만 대구 길바닥 보스 중 하나인 나청평은 양쪽 뺨이 붉어지기 시작했고 얼굴은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구경하던 한 무리의 여자들은 모두 정신이 얼떨떨해졌다. 제멋대로 날뛰며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이런 남자는 정말 오래간 만에 본다. 나청평 같은 길바닥 보스 면전에서 제멋대로 굴 수 있는 남자야 말로 진짜 남자다! 보통 남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빽을 내세워 체면만 구하며 좋은 말로 설득하기 일쑤다. 약한 사람들은 대부분 무릎을 꿇고 자신의 18대 조상을 끌어내어 사정하려고 한다. 이런 남자는 세상에서 만나기 드물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주시현은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지만 속으로는 분명 기분이 언짢았다. 그녀는 변승욱이야말로 이런 상황을 진압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현 같은 촌놈이 무슨 자격으로 이런 자리에서 뻐기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고 하는 것인가?“하현! 네가 이렇게 행동하면 청평당과 사이가 틀어질 뿐 아니라 대구 경찰서와도 관계가 틀어지게 돼!”“이렇게 하고 나서 네가 뒷감당을 할 수 있겠어?”“내 말 잘 들어. 이번에는 절대 우리 연루시키지 마. 우리는 너를 위해 나서지 않을 거야!”이리 저리 날뛰는 주시현을 보고 슬기는 싸늘한 기색으로 차갑게 말했다. “입 닥치세요!”주시현은 눈꺼풀이 펄쩍 뛰더니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슬기씨, 이건 사실이에요!”“하현 이놈은 여기서 말썽을 부렸을 뿐 아니라 형사의 화기도 빼앗아갔어요. 이렇게 행패를 부리면 결과는 아주 심각해져요!”주시현의 말을 듣고 이때 나청평도 반응을 했다. 그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씨, 너 들었지? 결과는 아주 심각할 거야!”“그리고 네가 오늘 나를 죽이지 않으면 너와 슬기는 아주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될 거야!”“펑______”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현은 총구를 돌려 나청평의 허벅지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큰 소리와 함께 나청평은 휘청거리더니 비틀거리며 몇
날뛴다!포악하다!난폭하다!잔인하다!냉정하다!여러 가지 생각이 나청평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그는 호흡이 가빠지면서 끊임없이 가슴이 뛰었다. 어찌되었든 지금 이 순간 그는 계속해서 하현을 도발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너무 답답했다. 청평당의 3천 명이나 되는 자제들이 정말 손을 대기만 하면 자신이 하현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은 백 가지나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는 솜씨를 보여주지도 못하고, 조금도 힘을 쓰지 못하고, 하현이 자신의 이마를 겨누고 있으니 정말 답답해서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만약 대구 길바닥 보스가 이름없는 졸병의 손에 죽는다면 그는 귀신이 돼서도 편치 않을 것이다. 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담담하게 말했다.“자, 나는 인내심이 좋지 않아. 내가 3초 더 시간을 줄 거야. 만약 슬기 엄마를 놔주지 않으면 먼저 너를 보낼 거야.”슬기는 이 광경을 지켜보며 살짝 어리둥절해졌다. 그녀는 하현의 목적이 자기 어머니를 구하러 온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하현이 이렇게 강력한 수단을 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나청평도 눈가에 경련이 일었다. 이때 아픈 것도 싹 잊을 지경이었다. 사람을 풀어 주라고?슬기 엄마의 일은 심재욱이 계획한 일이었다. 만약 그가 정말로 사람을 풀어 준다면 심재욱이 자신을 가만 놔둘까?근데 풀어주지 않으면 하씨 이놈의 악랄한 정도로 볼 때 자기에게 살길을 조금도 내주진 않겠지?“잘 생각해봤어?”하현은 담담한 기색이었다. “셋, 둘……”하현은 천천히 방아쇠를 당겼다. 장치가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이 순간 작은 소리 하나하나가 더없이 선명하게 들렸고 죽음의 신이 강림했다는 것을 알렸다. 나청평은 식은땀을 흘렀다. 마침내 심재욱이 자신을 어떻게 처리하든지 간에 상황을 반전시길 기회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오늘 만약 여기서 죽는다면 진짜 도랑에서 배가 뒤집히게 되는 것이다. 더 이상의 기회는 없었다. “풀어줘!”나청평은 갑자기 큰 소
대구 경찰서, 심문실. 하현은 여유롭게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있었다. 오늘 오후 나가주에서 끔찍한 납치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청평당이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인 심가의 딸을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누가 납치되었는지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청평당은 즉시 폐쇄되었다.주동자 중의 한 사람인 나청평도 감옥에 갇혔다.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하현은 담담한 기색으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난 후 그는 맞은 편의 유홍민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또 유 서장님에게 폐를 끼치게 됐네요.”유홍민은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폐라뇨. 무슨 말씀을요. 하 도련님께서 납치된 심 여사님을 구해내신 건 큰 공로입니다.”“그전의 일까지 합쳐서 포상 신청도 같이 해야겠습니다.”“다만 앞으로 만약 정의로운 일에 뛰어드셔야 하는 일이 생기시면 저에게 먼저 분부를 내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반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실 수 있으실까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어떤 일들은 사소한 행동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요. 나보고 지시를 내려 달라고 하는 게 이번에 내가 구출할 수 없었을 거 같아서 그러는 거예요?” 하현의 말을 듣고 유홍민은 어리둥절해 하더니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도 바보는 아니었다. 청평당 배후에 누가 있는 지는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 이번에 슬기 모녀는 심재철의 손을 빌려 심재욱의 머리를 누른 셈이었다. 이 안의 미묘한 부분은 사실 외부인이 말할 만한 것이 못되었다. 하현은 또 차를 몇 모금 더 마신 후에야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 서장님, 이 일에 너무 깊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 같아요. 여기까지만 하시면 돼요. 다음 일들은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됩니다.”유홍민은 잠시 생각하더니 싱겁게 웃으며 말했다. “하 도련님께서 분부를 내리셨으니 그럼 하 도련님께서 말씀하신 대로만 하면 그만이네요.”“그리고 이 녹취록은 서명만 하시고 가시면 됩니다.”하현은 유홍
“간단히 말해서 충동적으로 보이는 행동은 사실 심 여사님의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해줬고, 상대가 도련님을 제어할 수단을 줄여주게 됐어요.” “신의 한 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하현은 가타부타 뭐라 하지 않고 웃었다. “유 서장님, 과찬이시네요.”유홍민은 이어서 말했다. “이 외에도 저는 하 도련님이 두 번째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짐작이 됩니다……”“어?”하현은 유홍민이 어디까지 추측을 했는지 궁금했다. 유홍민은 계속해서 말했다. “하 도련님이 일부러 무모하게 행동하신 건 이 일의 배후에 있는 사람을 오도하기 위한 것이었을 겁니다.”“배후에 있는 사람이 도련님의 스타일을 잘못 판단을 하면 조그마한 실수로 인해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는 말처럼 다음 행동은 허점투성이가 될 겁니다.”“적어도 지금 이 순간 하 도련님의 태도로 볼 때 오늘의 이 모든 건 도련님의 계산 속에 있는 거였죠?”유홍민은 하현의 마음을 꿰뚫어 본 듯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하현은 가타부타 뭐라 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역시 대구 총경찰서 1인자라고 할 만 하네요. 예리한 안목을 가지고 있어요. 현대판 셜록 홈즈네요.” “감탄이 절로 나와요!”“하 도련님, 과찬이세요!” 유홍민은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건 관계자는 잘 보이지 않겠지만 저는 관계자가 아니라서 이번 일에 몇 가지 세부적인 사항들을 추론해 볼 수 있었어요.”“사건 관계자들은 일이 끝날 때까지도 대부분 알아차리기 힘들겠죠?” 하현은 웃으며 이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화제를 바꾸었다. “오늘 이 일은 어찌되었든지 간에 제가 유 서장님께 신세를 졌네요.”“큰 은혜에 예사 인사치레는 하지 않을게요. 앞으로 유 서장님께서 하현을 쓰실 곳이 있으시면 최선을 다할게요.” “하 도련님, 별 말씀을요!”유홍민은 자리에서 일어섰다.“도련님과 저 사이에 이런 일들이 한두 번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말씀하실 필요 없어요.” 유홍민은 진지한 눈빛이었다. 그
변승욱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그는 방금 확실히 그의 사촌 형에게 전화를 걸었고 많은 사람을 앞에서 그에게 하현을 돌봐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하현이 바로 나온 것이다. 이건 변승욱의 예상 밖의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하현을 훑어보며 무언가를 파악하려는 듯했다. “회장님, 괜찮으시죠?”슬기는 한숨을 내쉬었다. 슬기엄마도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다. 이때 감개무량한 얼굴로 말했다. “하씨, 아주머니가 전에는 너를 오해했었어. 오늘 일은 고마워.”하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괜찮아요. 오늘 소동이 크게 났으니 당분간은 아무도 아주머니를 귀찮게 하지 않을 거예요.”“그리고 마음 놓고 곧 심가로 돌아가실 수 있을 거라고 제가 약속 드릴게요.” 슬기 엄마는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인터넷 스타들은 얼굴이 굳어졌다. 어떤 사람이 호통을 치며 말했다. “하씨, 너 무슨 태도가 그래?”“변 도련님이 너를 구해주셨는데 공을 가로채러 슬기 아가씨에게로 가다니!”“너 염치도 없어?”“너 같은 말썽쟁이 때문에 변 도련님하고 시현 아가씨가 얼마나 힘을 썼는지 알아?”“슬기 아가씨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너를 구할 생각도 없었어!” 주시현은 확실히 힘을 좀 썼다. 하현이 정말 나오지 않으면 주건국이 이 일에 말려 들어 주씨 집안까지 연루될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녀는 이번에 절대 변승욱에게 입을 열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현은 원래 이 사람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말을 들은 후 돌아서서 웃으며 말했다. “그래?”“그럼 오늘은 내가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려야겠네. 특별히 변 도령에게.”주시현은 하현이 저자세를 취하는 것을 보고 이때 차갑게 말했다. “우리들한테 감사할 필요 없어. 슬기씨의 체면을 봐서 그랬던 것뿐이니까. 큰 힘을 들이진 않았어.”“하지만 변 도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