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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장

하현은 뒷짐을 지고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그의 움직임은 빨라 보이지 않았지만 한 발짝씩 내디딜 때마다 거리가 좁혀지더니 세 걸음 만에 저격수의 안색이 일변했다.

하현은 아주 가뿐하게 세 걸음으로 양측의 거리를 최대치로 좁혔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는 저격수가 허술한 틈을 타 공격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네가 졌어.”

하현은 담담한 기색이었다.

“저격수가 상대를 가까이 오게 했다는 건 죽음이 이미 코 앞에 있다는 뜻이야. 만약 나라면 이럴 때 손에 들고 있는 총은 내려놓고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했을 거야.”

“이렇게 하면 내가 너를 죽이지 않고 법정으로 보낼지도 모르잖아. 그럼 넌 목숨은 건질 수도 있어.”

하현이 웃는 모습을 보고 저격수는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 난 후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바닥에 내려 놓았다.

다만 총이 떨어지는 순간 그녀의 오른손에 비수가 미끄러져 내려왔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하현을 향해 달려들었다.

“챙!”

하현은 물러서지 않았고, 방금 길에서 닥치는 대로 주워 든 쇠파이프를 들어 올렸다.

큰 소리가 나더니 양측의 무기가 격렬하게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저격수는 끙끙 소리를 내며 비틀거리더니 몇 걸음 뒤로 물러섰고 입가에는 핏자국이 생겼다.

하현은 별 다른 기색 없이 손에 쇠파이프를 들고 놀고 있었다.

“저격수가 저격을 실패한 후에도 나와 가까이서 싸우려고 하다니 네가 그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저격수는 입을 열지 않고 싸늘한 얼굴로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

“보니까 너를 손 좀 봐줘야 나랑 대화할 마음이 생길 것 같네.”

하현은 웃음을 거두고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녀는 안색이 변하더니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다만 물러나는 동시에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고 넓은 두루마기 속에서 푸른 빛을 띤 칼 십여 자루가 날아갔다.

하현은 손에 든 쇠파이프를 휘두르더니 순식간에 칼들을 모두 바닥에 떨어뜨렸다.

이 광경을 본 저격수는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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