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은 웃을 듯 말 듯한 얼굴로 방현진을 쳐다보다가 잠시 후 담담하게 고개를 돌리고는 경매사를 쳐다보며 말했다. “방 도령 말고는 여기서 나와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없어.”“어서 낙찰하지 않고 뭐해?”경매사는 멍하니 있다가 잠시 후에야 반응을 했다. 그녀는 격양된 얼굴로 손에 들고 있던 작은 망치를 흔들었다. “하나!”“둘!”“셋!”“지금 선언합니다. 나가주 H지대는 하 도련님이 획득하셨습니다!”다음 순간 전장의 박수소리가 쏟아졌다. 하현이 이렇게 방현진을 도발했으니 앞으로 어떤 결말을 맺게 되든 그는 분명 유명해 질 것이다. 몇몇 이름난 규수집 따님들은 더욱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하현에게 말을 걸어 그가 죽기 전에 그의 돈을 뜯어내려고 했다. 한 가운데 앉아 있던 방현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흡족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젊은이, 아주 훌륭하네. 감히 이렇게 나를 가지고 노는 사람은 태어나서 처음 봐!”“하지만 이 대문을 나서면서부터 너는 후회라는 두 글자를 어떻게 쓰는 지 알게 될 거야.”말을 마친 후 방현진은 미야모토와 사람들을 데리고 발길을 돌려 떠났다. 다만 그가 막 대문을 나서려고 하는 순간, 하현은 함박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방 도령, 내가 후회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는데.”“근데 너는 일단 후회라는 두 글자를 어떻게 쓰는 지 제대로 배우게 될 거야.”“18조로 수은 덩어리를 샀으니 너희 방가 족보에 기록 될만한 거래가 될 거 같은데?”방금 문을 나서려던 방현진은 살짝 멍해지더니 급히 고개를 돌렸다.“하씨, 너 무슨 뜻이야?”“문자 그대로야.”하현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장생약이라고 했던 건 바로 수은이었어. 방 도령이 이런 기본 상식도 없는 건 아니겠지!?”“털컥______”이때 방현진 손에 있던 검은색 알약이 세게 부스러졌다. 곧이어 손바닥에 떨어진 저질의 수은을 보며 방현진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차는 고가도로에 올라 빠르게 시내의 향산 별장으로 돌아갔다. 다만 별장 차고에 들어서려고 할 때 운전자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다. 앞줄에 앉은 공해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 도련님, 상황을 보니 경찰서 사람들이 향산 별장을 포위했습니다.”“잠시 멈출까요? 아니면……”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차창 너머로 반짝이는 경찰차들과 끊임없이 드나드는 형사들을 바라보았다. 엄지 손가락으로 생각해도 향산 별장에 일이 생겼다는 것은 큰 일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 방 도령은 정말이지 분수를 모르는 거 같아.” “그래도 솜씨가 대단하네!”“얼마나 지났지? 30분도 안됐는데 벌써 계획을 세우고 움직였네.”“이게 그가 미리 준비해 둔 수법인지 아니면 경매장을 빠져 나온 뒤에 준비하기 시작한 건 지 모르겠네.” “만약 방금 준비한 거라면 그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겠어!”말을 마치고 하현은 핸드폰을 꺼내 문자 한 통을 보냈다. 슬기는 멍하니 하현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이것이 농담이 아님을 알아차렸다.눈 앞의 이 장면은 분명 방현진의 솜씨일 것이다. 다만 그가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는 아무도 모를 뿐이다. 슬기는 잠시 생각한 뒤에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회장님, 요즘은 법을 중시하는 때에요.”“방현진이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이렇게 할 수는 없지 않아요?”“섣불리 죄를 뒤집어 씌웠다가는 큰 코 다칠 거예요.”“게다가 대구는 국제 대도시잖아요. 이곳 일을 처리할 때는 반드시 국제적 영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일단 어느 누군가의 선을 밟으면 관청이 직접 개입을 할 거에요.”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어떨 때는 마음속에 벼르고 있는 일이 있을 땐 보통 사람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하게 마련이야.” “어쨌든 오늘 우리의 방 도령은 18조의 손해를 보고 결국 아무 것도 손에 넣지
선두에 선 형사는 손을 뻗어 뒷좌석의 차창을 두드리며 하현과 사람들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 하현은 차에서 내리며 일부러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형사님, 우리는 법을 준수하는 시민인데 왜 우리를 막아 섰는지 모르겠네요?”선두의 선 형사는 사진 한 장을 꺼내 몇 번 자세히 살펴본 후 하현을 아래위로 훑어 보고 나서야 차갑게 말했다. “잡아 가!”슬기는 자기도 모르게 차에서 내렸다. 하현은 그녀를 향해 눈빛을 보낸 후 궁금해 하는 얼굴로 말했다. “형사님, 요즘 같은 시대에 사람을 잡아가려면 이유를 대야 하는 거 아닌가요?”“이렇게 엄숙한 얼굴로 저를 데려 가려고 하시는 데 안 좋은 일이라도 있나 보죠?”“사리사욕을 채우느라 법을 어기고 함부로 행동하는 모습이 언론에 폭로될까 두렵지 않으세요?”하현의 태도가 너무 차분했는지 이 선두에 선 형사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잠시 후 차갑게 말했다. “하현 맞죠? 설마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는 겁니까?”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하며 말했다.“저는 항상 법을 준수하는 시민이에요. 경찰서에서 이렇게 큰 전투를 벌이며 저를 잡으러 올만 큼 뭘 잘못했는지 정말 모르겠네요.”“보여?”선두의 선 형사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하현은 사진을 보고 처음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살짝 멍해졌다. 그의 눈동자에는 아주 놀라는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사진 속엔 목을 맨 시신이 있었다. 살아있을 때 그녀의 이름은 후지와라 미우였다. “사망자를 알아 보시겠어요?”선두의 선 형사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후지와라 미우 아가가씨는 섬나라 국적의 유명 인터넷 스타인데 오늘 아침 향산 11호 별장에서 목을 맨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하며 말했다. “저는 후지와라 미우 아가씨를 확실히 알아요. 어젯밤 주씨 가족 연회에 같이 참석했거든요. 근데 이 아가씨의 죽음이 저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요?”선두의 형사는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선두에 선 형사는 이런 상황에서 하현이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곧 그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잠시 후에야 손을 흔들며 말했다. “길을 비켜 주세요. 지나갈게요!”하현은 변백범을 향해 눈짓을 했고 곧 차 안으로 들어갔다. 하현은 웃으며 어떤 과격한 행동도 하지 않고 아무 망설임 없이 경찰차에 들어가 앉았다. “붕_____”곧 몇 대의 차가 하현을 호송하고 빠르게 떠났다. 향산 별장 쪽에는 아직도 많은 형사들이 현장에 남아 증거를 수집하고 있었다. ……오후 3시. 대구 경찰서 제1지국. 진주희와 조남헌 등 사람들은 대문으로 들어갔고 막 차를 세웠을 때 슬기와 사람들이 홀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 외에도 주건국, 주시현, 이소연 등 어젯밤 주씨 가족 연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을 보고 진주희와 조남헌은 살짝 멈칫했다. 하현이 이렇게 힘이 있는데, 어떻게 이 나락까지 떨어질 수가 있는가?“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슬기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소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하현이 어젯밤 우리 집 연회에서 사람들에게 대구 인터넷과 연예계에서 후지와라 미우 아가씨를 봉쇄하겠다고 말했어요!”“결국 오늘 아침 후지와라 미우는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했어요!”“그가 살인범은 아니지만 후지와라 미우 아가씨는 그 사람 때문에 죽었어요!”“그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해요!”이 말을 마치고 이소연은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 어렵사리 별장 하나 장만했는데 결국 후지와라 미우의 죽음으로 흉가가 되었다!지금 경찰서 사람들이 현장을 봉쇄했을 뿐 아니라 이 집의 가치도 순식간에 얼마나 떨어졌는지 모른다. 이때 이소연은 치가 떨렸다. 후지와라는 이미 죽었기에 그녀는 상대방에게 계산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하현은 아직 죽지 않았다. 그가 경찰서 사람들에게 불려 갔으니 상황이 해결되고 나면 이소연은 하현을 목 졸라 죽일 것이다.그녀가 볼 때 이 모든
주건국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하현 이 녀석은 큰 소리 치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본심은 좋아!”“하현이 후지와라 아가씨에게 무엇을 하라고 강요했을 리 없어!”옆에서 슬기는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이건 제가 증명할 수 있어요. 어젯밤 후지와라 미우가 하현의 방에 자진해서 왔어요. 그녀 욕실에 샤워기가 고장 나서 하현의 방에 가서 목욕을 한 거예요.”“제가 이미 경찰서 사람들에게 가서 설명을 했으니 그들이 하현을 올바르게 판단하리라고 믿어요.”“욕실 샤워기가 고장 났다고요? 이런 핑계를 댔다니?” 이소연은 비꼬는 얼굴이었다. “이 아가씨, 당신은 신분이 높고 지위도 높지만 사회 경력이 너무 얕아요!”“우리 집 새로운 별장에 가구도 아직 안 써봤는데 입주 첫날 욕실 샤워기가 고장 나다니요?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어요?”“내가 당신 말을 못 믿는다고 뭐라 하지 마세요. 경찰서 형사님이 믿을 거 같아요?”“그들이 바본가요?”이소연의 말에 이슬기는 눈살을 찌푸렸다. 방금 그녀는 이미 상황을 파악했다. 어젯밤 많은 사람들의 진술을 보면 하현은 매우 불리해진 상황이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 가지 사실을 설명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하현과 후지와라가 충돌을 했고 그가 대중 앞에서 그녀를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동기가 있고 증인이 있으니 그럼 증거만 찾으면 되었다. 하현이 사람을 죽였다는 죄명은 쓰지 않을지 모르지만, 외국 친구를 죽게 한 중죄는 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줄곧 무거운 처벌과 외교 관련으로 많은 유능한 거물들이 개입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하현은 8년이나 10년의 가벼운 형을 선고 받을 것이다.일단 들어가서 8년, 10년이 지나면 하현은 기본적으로 폐물이 되는 셈이었다! 이 생각에 미치자 슬기도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그녀는 이씨 집안이나 심씨 집안의 힘을 이용해 이 일을 평정해 보
“거래요?”슬기는 살짝 멍해졌다. 그녀는 방현진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자 혼란스러워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방현진은 가늘고 긴 담배에 아무렇게나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들이마신 뒤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후지와라 미우는 어쨌든 결국 섬나라 사람이야.”“그래서 그녀의 죽음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일이야. 문제가 큰지 작은지는 섬나라에게 달려 있어.” “너도 내가 섬나라와 관계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거야. 내가 입을 열기만 하면 한 마디면 되는 일이야. 섬나라 쪽에서 후지와라 미우에 대해 추궁하지 않게 할 수 있어. 이렇게 하면 너희들에게 큰 일을 작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지.”“그리고 나는 대구 경찰서에 아는 사람이 몇 명 있어. 30분만 시간을 주면 모든 증인의 진술을 다시 새롭게 만들 수 있어!”“심지어 일부 변하지 않는 증거들도 사라지게 할 수 있어.”“언론의 모든 유언비어도 30분 안에 사라지게 할 수 있어.”“한 시간만 있으면 우리 하현 하 도련님이 두 손 두 발 멀쩡하게 걸어 나와 계속해서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게 될 거야.” “어때?”방현진이 평온한 기색으로 하는 이 말들을 듣고 이소연과 주시현 등 사람들은 하나같이 충격을 받은 기색이었다. 그들은 방현진의 얼굴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특히 조남헌, 진주희 등은 하현과 방현진 사이에 큰 충돌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방현진이 하현을 짓밟을 기회를 잡으려고 하지는 않더라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하현을 꺼내려고 할 줄이야. 슬기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잠시 후에야 천천히 말했다. “그럼 당신은 뭘 원하는데요?”“거래라고 했으니 방 도련님도 뭘 하는 지 말해줘야 하지 않겠어요?”방현진은 웃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오기 전에 미야모토가 하현의 손에서 나가주 H지대를 꼭 따내라고
대구 경찰서 제1지국, 지금 긴장된 분위기 속에 바깥 로비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심문실 안에서 하현은 팔짱을 낀 채 의자에 기대에 잠든 척을 했다. 경찰서 사람들은 그를 이곳으로 데리고 와 정해진 시간에 물과 식사를 제공하는 것 외에 하루가 지나도록 아무도 그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현은 현재 경찰서의 초점이 인적, 물적 증거에 집중되어 있고, 심지어 하현이 후지와라 미우를 봉쇄하라고 명령했다는 증거를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현이라는 이른 바 이 용의자에게는 지금 아무도 질문을 하러 오지 않았고,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그냥 무시했다. 이것이 전설의 심리 전술의 일환인지 아니면 증거 사슬을 구축하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들어온 지 24시간이 지났는데 아무도 하현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하현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무슨 일을 겪어보지 못했겠는가?마음 편히 잠을 자고 난 후, 그는 이번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하현은 후지와라의 죽음이 기본적으로 며칠 전에 계획됐어야 했다는 추론을 얻어 냈다. 주시현의 집에서 시작해 자신과 후지와라를 직접 충돌하게 만든 뒤, 그가 그녀에게 소위 ‘협박’을 가하게 되면서 이 사건을 확정된 사실로 만들었다. 이렇게 해야 다음에 필요할 때 후지와라를 희생자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희생은 자신을 범인 또는 용의자로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일은 원래 다른 일을 조장해 증거 사슬을 더욱 명확하고 확실하게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방현진은 자신에게 여러 차례 분노했고, 이로 인해 원래 완벽해야 할 이 일에 약간의 흠집이 생기게 되었다. 달성할 수 있는 최종 효과도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게 되었다. 하현은 살짝 눈을 가늘게 뜨고는 이 사건의 배후 주동자에게 감탄했다.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에 대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많은 일들이 자신의 성격에
방현진 도련님은 과연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적어도 하현이 보기에 방현진은 이미 그와 승부를 겨를 자격이 있었다. “삐걱______”하현이 사건을 되돌아보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렸더니 단정하게 제복을 입은 형사 세 사람이 씩씩하게 걸어 들어왔다. 이 형사는 이전에 하현을 잡아 온 바로 그 형사였다. 이때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말했다. “하현, 너 해명할 준비 됐어?”“어린 나이에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행동하다니 너 같은 사람은 진짜 인간 찌꺼기야!”“참, 내 소개를 할게. 나는 변광섭이라고 해. 대하 산타 왕 변승욱의 사촌 형, 대구 경찰서 제1지국 부팀장이야!”“내 사촌 동생이 이미 나에게 인사를 했으니 네가 억울하지 않도록 잘 보살펴 줄게!”“근데 내 생각에 너 같은 사람은 전혀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을 거 같아!”“내 사촌동생은 원래 너를 엄청 싫어했거든. 근데 슬기 아가씨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너를 돌봐주라고 했어!”“하현, 너는 연적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지경까지 됐으니 네 인생은 완전히 실패한 거야!”“그러니 양심이 있다면 솔직하게 설명을 하는 게 좋을 거야!”지금 변광섭은 경멸하는 기색으로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듯 하현을 쳐다 보았다. “네가 한 일을 전부 사실 대로 말해 봐!”“솔직하게 말하면 너그럽게 처리해 줄 거라는 건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내 사촌 동생의 체면을 봐서라도 판사님 앞에서 가능한 한 감형을 받을 수 있도록 해볼게.”변광섭의 말에 다른 두 형사는 경멸하는 표정을 드러냈다. 남자가 얼마나 실패를 해야 연적이 구해줘야 하는 지경까지 되는 거지? 창피하다!하현은 흥이 나서 두 다리를 꼬고 변광섭을 한 번 쳐다본 후 담담하게 말했다. “변승욱의 사촌 형?”“우리 변 도령이 나를 잘 돌봐줄 줄이야!”“근데 그가 당신한테 찾아와서 사정을 한 게 확실해요?”“당신을 곤경에 빠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