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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방현진과 미야모토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을 나누고 있을 때 하현은 담담한 기색으로 손에 들고 있던 카드를 내던졌다.

그러자 변백범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 도련님, 왜 그 장생약을 그들에게 주셨어요?”

“만약 그 물건이 도련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신기한 거라면 우리가 충분히 남길만 하잖아요.”

하현은 변백범을 힐끗 쳐다보고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너 정말 장생약이라는 걸 믿어?”

변백범은 어리둥절해 반응이 없었다.

하현은 계속해서 담담하게 말했다.

“만약 세상에 정말 장생약이 있다면 서복은 세계 최초 불멸의 존재가 됐을 거야.”

“그 물건은 말하자면 신비롭긴 하지. 근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수은이야. 온도계 안에나 있는 그런 물건이야. 다만 고대에는 기술이 안 좋아서 색이 검은색이었을 뿐이야.”

변백범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현이 이렇게 입을 연 이상 그럼 이것은 정말 확실한 것이었다.

만약 방현진이 자신이 18조를 주고 산 물건이 수은이라는 걸 알았다면 그가 어떤 표정을 지었을 지 모르겠다.

하현과 변백범이 얘기를 나누는 동안 경매는 계속 되었다. 하지만 마음에 와 닿는 물건이 없었다.

곧 맨 마지막 순서의 물건이 나왔다.

아름다운 경매사는 동영상을 재생하며 소개하기 시작했다.

“대구 나가주 중심부에 있는 H지대는 20만평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대구에서 유일하게 비어있는 구역입니다.”

“이 땅은 20년 전에 항성의 부유한 상인들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몇 년 동안 개발이 되지 않아 이 땅은 관청에서 회수해 오늘 다시 경매에 부쳐지게 됐습니다.”

영상이 재생되자 많은 사람들은 이 지대가 나가주에서 가장 핵심적인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가치는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가장 단순하게 오피스텔로 개발해도 상업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했다.

국내외 얼마나 많은 재벌, 대기업이 이 땅을 얻으려고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은 다 실패했다.

지금 이 순간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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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2014장

    하현의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하나같이 눈가에 미친 듯이 경련이 일었고 하현을 바라보는 눈빛은 기괴함으로 가득 찼다. 네 놈 집에 있는 금고라도 열었니? 아니면 지폐를 인쇄한 거야?입만 열면 18조라니!?너 18만 원 인 줄 아는 거야?이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서 하현의 뺨을 때리고 싶어했는지 모른다.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는 게 어디 있는가?슬기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원래 하현이 최전선으로 자신을 보낼 줄 알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하현이 바로 K.O 시킬 줄은 몰랐다. 이 순간 거의 모두가 자기도 모르게 방현진처럼 차분하게, 미야모토처럼 차갑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두 사람은 하현의 눈빛을 쳐다보면서 하현을 직접 칼로 베어버리고 싶었다. 하현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입만 열면 18조라니!“하현!!!”가까스로 냉정을 되찾은 미야모토는 이때 이를 악물었다. 만약 시기와 장소만 허락됐다면 그녀는 분명 지금 고기 뜯어 먹듯 하현을 물어 뜯었을 것이다! 여경매사는 약간 기절할 뻔 했다. 자신의 1% 공제금이 생각나 이때 조용하게 말했다. “하 도련님, 지금 18조를 말씀하신 거 정말이에요?”지금 그녀는 자신의 청력을 의심했다. 어디서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긴 거지?하룻밤 사이에 모든 일을 해결했다. “18조! 이 땅은 내가 살게요.”하현은 손에 든 패를 흔들었다. 그리고 난 후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음침한 기색의 방현진을 실눈으로 쳐다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방 도령, 너 어쨌든 연경의 네 도련님 중 한 사람이잖아. 재력이 대단할 텐데 나랑 놀아야 하지 않겠어?”“물론, 규칙은 방금과 같이 2천억을 더할 필요는 없어. 너무 재미없잖아!”“네가 35조를 부르면 내가 55조를 부르겠다고 약속할게. 어때?”“너……”방현진은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누군가가 그의 얼굴을 때리는 것을 처음 보았다.이때 그는

  • 재벌 사위면 될까?   2015장

    하현은 웃을 듯 말 듯한 얼굴로 방현진을 쳐다보다가 잠시 후 담담하게 고개를 돌리고는 경매사를 쳐다보며 말했다. “방 도령 말고는 여기서 나와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없어.”“어서 낙찰하지 않고 뭐해?”경매사는 멍하니 있다가 잠시 후에야 반응을 했다. 그녀는 격양된 얼굴로 손에 들고 있던 작은 망치를 흔들었다. “하나!”“둘!”“셋!”“지금 선언합니다. 나가주 H지대는 하 도련님이 획득하셨습니다!”다음 순간 전장의 박수소리가 쏟아졌다. 하현이 이렇게 방현진을 도발했으니 앞으로 어떤 결말을 맺게 되든 그는 분명 유명해 질 것이다. 몇몇 이름난 규수집 따님들은 더욱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하현에게 말을 걸어 그가 죽기 전에 그의 돈을 뜯어내려고 했다. 한 가운데 앉아 있던 방현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흡족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젊은이, 아주 훌륭하네. 감히 이렇게 나를 가지고 노는 사람은 태어나서 처음 봐!”“하지만 이 대문을 나서면서부터 너는 후회라는 두 글자를 어떻게 쓰는 지 알게 될 거야.”말을 마친 후 방현진은 미야모토와 사람들을 데리고 발길을 돌려 떠났다. 다만 그가 막 대문을 나서려고 하는 순간, 하현은 함박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방 도령, 내가 후회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는데.”“근데 너는 일단 후회라는 두 글자를 어떻게 쓰는 지 제대로 배우게 될 거야.”“18조로 수은 덩어리를 샀으니 너희 방가 족보에 기록 될만한 거래가 될 거 같은데?”방금 문을 나서려던 방현진은 살짝 멍해지더니 급히 고개를 돌렸다.“하씨, 너 무슨 뜻이야?”“문자 그대로야.”하현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장생약이라고 했던 건 바로 수은이었어. 방 도령이 이런 기본 상식도 없는 건 아니겠지!?”“털컥______”이때 방현진 손에 있던 검은색 알약이 세게 부스러졌다. 곧이어 손바닥에 떨어진 저질의 수은을 보며 방현진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 재벌 사위면 될까?   2016장

    차는 고가도로에 올라 빠르게 시내의 향산 별장으로 돌아갔다. 다만 별장 차고에 들어서려고 할 때 운전자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다. 앞줄에 앉은 공해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 도련님, 상황을 보니 경찰서 사람들이 향산 별장을 포위했습니다.”“잠시 멈출까요? 아니면……”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차창 너머로 반짝이는 경찰차들과 끊임없이 드나드는 형사들을 바라보았다. 엄지 손가락으로 생각해도 향산 별장에 일이 생겼다는 것은 큰 일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 방 도령은 정말이지 분수를 모르는 거 같아.” “그래도 솜씨가 대단하네!”“얼마나 지났지? 30분도 안됐는데 벌써 계획을 세우고 움직였네.”“이게 그가 미리 준비해 둔 수법인지 아니면 경매장을 빠져 나온 뒤에 준비하기 시작한 건 지 모르겠네.” “만약 방금 준비한 거라면 그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겠어!”말을 마치고 하현은 핸드폰을 꺼내 문자 한 통을 보냈다. 슬기는 멍하니 하현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이것이 농담이 아님을 알아차렸다.눈 앞의 이 장면은 분명 방현진의 솜씨일 것이다. 다만 그가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는 아무도 모를 뿐이다. 슬기는 잠시 생각한 뒤에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회장님, 요즘은 법을 중시하는 때에요.”“방현진이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이렇게 할 수는 없지 않아요?”“섣불리 죄를 뒤집어 씌웠다가는 큰 코 다칠 거예요.”“게다가 대구는 국제 대도시잖아요. 이곳 일을 처리할 때는 반드시 국제적 영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일단 어느 누군가의 선을 밟으면 관청이 직접 개입을 할 거에요.”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어떨 때는 마음속에 벼르고 있는 일이 있을 땐 보통 사람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하게 마련이야.” “어쨌든 오늘 우리의 방 도령은 18조의 손해를 보고 결국 아무 것도 손에 넣지

  • 재벌 사위면 될까?   2017장

    선두에 선 형사는 손을 뻗어 뒷좌석의 차창을 두드리며 하현과 사람들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 하현은 차에서 내리며 일부러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형사님, 우리는 법을 준수하는 시민인데 왜 우리를 막아 섰는지 모르겠네요?”선두의 선 형사는 사진 한 장을 꺼내 몇 번 자세히 살펴본 후 하현을 아래위로 훑어 보고 나서야 차갑게 말했다. “잡아 가!”슬기는 자기도 모르게 차에서 내렸다. 하현은 그녀를 향해 눈빛을 보낸 후 궁금해 하는 얼굴로 말했다. “형사님, 요즘 같은 시대에 사람을 잡아가려면 이유를 대야 하는 거 아닌가요?”“이렇게 엄숙한 얼굴로 저를 데려 가려고 하시는 데 안 좋은 일이라도 있나 보죠?”“사리사욕을 채우느라 법을 어기고 함부로 행동하는 모습이 언론에 폭로될까 두렵지 않으세요?”하현의 태도가 너무 차분했는지 이 선두에 선 형사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잠시 후 차갑게 말했다. “하현 맞죠? 설마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는 겁니까?”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하며 말했다.“저는 항상 법을 준수하는 시민이에요. 경찰서에서 이렇게 큰 전투를 벌이며 저를 잡으러 올만 큼 뭘 잘못했는지 정말 모르겠네요.”“보여?”선두의 선 형사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하현은 사진을 보고 처음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살짝 멍해졌다. 그의 눈동자에는 아주 놀라는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사진 속엔 목을 맨 시신이 있었다. 살아있을 때 그녀의 이름은 후지와라 미우였다. “사망자를 알아 보시겠어요?”선두의 선 형사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후지와라 미우 아가가씨는 섬나라 국적의 유명 인터넷 스타인데 오늘 아침 향산 11호 별장에서 목을 맨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하며 말했다. “저는 후지와라 미우 아가씨를 확실히 알아요. 어젯밤 주씨 가족 연회에 같이 참석했거든요. 근데 이 아가씨의 죽음이 저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요?”선두의 형사는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 재벌 사위면 될까?   2018장

    선두에 선 형사는 이런 상황에서 하현이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곧 그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잠시 후에야 손을 흔들며 말했다. “길을 비켜 주세요. 지나갈게요!”하현은 변백범을 향해 눈짓을 했고 곧 차 안으로 들어갔다. 하현은 웃으며 어떤 과격한 행동도 하지 않고 아무 망설임 없이 경찰차에 들어가 앉았다. “붕_____”곧 몇 대의 차가 하현을 호송하고 빠르게 떠났다. 향산 별장 쪽에는 아직도 많은 형사들이 현장에 남아 증거를 수집하고 있었다. ……오후 3시. 대구 경찰서 제1지국. 진주희와 조남헌 등 사람들은 대문으로 들어갔고 막 차를 세웠을 때 슬기와 사람들이 홀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 외에도 주건국, 주시현, 이소연 등 어젯밤 주씨 가족 연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을 보고 진주희와 조남헌은 살짝 멈칫했다. 하현이 이렇게 힘이 있는데, 어떻게 이 나락까지 떨어질 수가 있는가?“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슬기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소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하현이 어젯밤 우리 집 연회에서 사람들에게 대구 인터넷과 연예계에서 후지와라 미우 아가씨를 봉쇄하겠다고 말했어요!”“결국 오늘 아침 후지와라 미우는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했어요!”“그가 살인범은 아니지만 후지와라 미우 아가씨는 그 사람 때문에 죽었어요!”“그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해요!”이 말을 마치고 이소연은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 어렵사리 별장 하나 장만했는데 결국 후지와라 미우의 죽음으로 흉가가 되었다!지금 경찰서 사람들이 현장을 봉쇄했을 뿐 아니라 이 집의 가치도 순식간에 얼마나 떨어졌는지 모른다. 이때 이소연은 치가 떨렸다. 후지와라는 이미 죽었기에 그녀는 상대방에게 계산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하현은 아직 죽지 않았다. 그가 경찰서 사람들에게 불려 갔으니 상황이 해결되고 나면 이소연은 하현을 목 졸라 죽일 것이다.그녀가 볼 때 이 모든

  • 재벌 사위면 될까?   2019장

    주건국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하현 이 녀석은 큰 소리 치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본심은 좋아!”“하현이 후지와라 아가씨에게 무엇을 하라고 강요했을 리 없어!”옆에서 슬기는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이건 제가 증명할 수 있어요. 어젯밤 후지와라 미우가 하현의 방에 자진해서 왔어요. 그녀 욕실에 샤워기가 고장 나서 하현의 방에 가서 목욕을 한 거예요.”“제가 이미 경찰서 사람들에게 가서 설명을 했으니 그들이 하현을 올바르게 판단하리라고 믿어요.”“욕실 샤워기가 고장 났다고요? 이런 핑계를 댔다니?” 이소연은 비꼬는 얼굴이었다. “이 아가씨, 당신은 신분이 높고 지위도 높지만 사회 경력이 너무 얕아요!”“우리 집 새로운 별장에 가구도 아직 안 써봤는데 입주 첫날 욕실 샤워기가 고장 나다니요?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어요?”“내가 당신 말을 못 믿는다고 뭐라 하지 마세요. 경찰서 형사님이 믿을 거 같아요?”“그들이 바본가요?”이소연의 말에 이슬기는 눈살을 찌푸렸다. 방금 그녀는 이미 상황을 파악했다. 어젯밤 많은 사람들의 진술을 보면 하현은 매우 불리해진 상황이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 가지 사실을 설명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하현과 후지와라가 충돌을 했고 그가 대중 앞에서 그녀를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동기가 있고 증인이 있으니 그럼 증거만 찾으면 되었다. 하현이 사람을 죽였다는 죄명은 쓰지 않을지 모르지만, 외국 친구를 죽게 한 중죄는 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줄곧 무거운 처벌과 외교 관련으로 많은 유능한 거물들이 개입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하현은 8년이나 10년의 가벼운 형을 선고 받을 것이다.일단 들어가서 8년, 10년이 지나면 하현은 기본적으로 폐물이 되는 셈이었다! 이 생각에 미치자 슬기도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그녀는 이씨 집안이나 심씨 집안의 힘을 이용해 이 일을 평정해 보

  • 재벌 사위면 될까?   2020장

    “거래요?”슬기는 살짝 멍해졌다. 그녀는 방현진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자 혼란스러워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방현진은 가늘고 긴 담배에 아무렇게나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들이마신 뒤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후지와라 미우는 어쨌든 결국 섬나라 사람이야.”“그래서 그녀의 죽음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일이야. 문제가 큰지 작은지는 섬나라에게 달려 있어.” “너도 내가 섬나라와 관계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거야. 내가 입을 열기만 하면 한 마디면 되는 일이야. 섬나라 쪽에서 후지와라 미우에 대해 추궁하지 않게 할 수 있어. 이렇게 하면 너희들에게 큰 일을 작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지.”“그리고 나는 대구 경찰서에 아는 사람이 몇 명 있어. 30분만 시간을 주면 모든 증인의 진술을 다시 새롭게 만들 수 있어!”“심지어 일부 변하지 않는 증거들도 사라지게 할 수 있어.”“언론의 모든 유언비어도 30분 안에 사라지게 할 수 있어.”“한 시간만 있으면 우리 하현 하 도련님이 두 손 두 발 멀쩡하게 걸어 나와 계속해서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게 될 거야.” “어때?”방현진이 평온한 기색으로 하는 이 말들을 듣고 이소연과 주시현 등 사람들은 하나같이 충격을 받은 기색이었다. 그들은 방현진의 얼굴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특히 조남헌, 진주희 등은 하현과 방현진 사이에 큰 충돌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방현진이 하현을 짓밟을 기회를 잡으려고 하지는 않더라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하현을 꺼내려고 할 줄이야. 슬기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잠시 후에야 천천히 말했다. “그럼 당신은 뭘 원하는데요?”“거래라고 했으니 방 도련님도 뭘 하는 지 말해줘야 하지 않겠어요?”방현진은 웃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오기 전에 미야모토가 하현의 손에서 나가주 H지대를 꼭 따내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2021장

    대구 경찰서 제1지국, 지금 긴장된 분위기 속에 바깥 로비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심문실 안에서 하현은 팔짱을 낀 채 의자에 기대에 잠든 척을 했다. 경찰서 사람들은 그를 이곳으로 데리고 와 정해진 시간에 물과 식사를 제공하는 것 외에 하루가 지나도록 아무도 그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현은 현재 경찰서의 초점이 인적, 물적 증거에 집중되어 있고, 심지어 하현이 후지와라 미우를 봉쇄하라고 명령했다는 증거를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현이라는 이른 바 이 용의자에게는 지금 아무도 질문을 하러 오지 않았고,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그냥 무시했다. 이것이 전설의 심리 전술의 일환인지 아니면 증거 사슬을 구축하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들어온 지 24시간이 지났는데 아무도 하현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하현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무슨 일을 겪어보지 못했겠는가?마음 편히 잠을 자고 난 후, 그는 이번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하현은 후지와라의 죽음이 기본적으로 며칠 전에 계획됐어야 했다는 추론을 얻어 냈다. 주시현의 집에서 시작해 자신과 후지와라를 직접 충돌하게 만든 뒤, 그가 그녀에게 소위 ‘협박’을 가하게 되면서 이 사건을 확정된 사실로 만들었다. 이렇게 해야 다음에 필요할 때 후지와라를 희생자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희생은 자신을 범인 또는 용의자로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일은 원래 다른 일을 조장해 증거 사슬을 더욱 명확하고 확실하게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방현진은 자신에게 여러 차례 분노했고, 이로 인해 원래 완벽해야 할 이 일에 약간의 흠집이 생기게 되었다. 달성할 수 있는 최종 효과도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게 되었다. 하현은 살짝 눈을 가늘게 뜨고는 이 사건의 배후 주동자에게 감탄했다.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에 대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많은 일들이 자신의 성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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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4470장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9장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8장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 재벌 사위면 될까?   4467장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466장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5장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4장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4463장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4462장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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