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요?”슬기는 살짝 멍해졌다. 그녀는 방현진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자 혼란스러워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방현진은 가늘고 긴 담배에 아무렇게나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들이마신 뒤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후지와라 미우는 어쨌든 결국 섬나라 사람이야.”“그래서 그녀의 죽음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일이야. 문제가 큰지 작은지는 섬나라에게 달려 있어.” “너도 내가 섬나라와 관계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거야. 내가 입을 열기만 하면 한 마디면 되는 일이야. 섬나라 쪽에서 후지와라 미우에 대해 추궁하지 않게 할 수 있어. 이렇게 하면 너희들에게 큰 일을 작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지.”“그리고 나는 대구 경찰서에 아는 사람이 몇 명 있어. 30분만 시간을 주면 모든 증인의 진술을 다시 새롭게 만들 수 있어!”“심지어 일부 변하지 않는 증거들도 사라지게 할 수 있어.”“언론의 모든 유언비어도 30분 안에 사라지게 할 수 있어.”“한 시간만 있으면 우리 하현 하 도련님이 두 손 두 발 멀쩡하게 걸어 나와 계속해서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게 될 거야.” “어때?”방현진이 평온한 기색으로 하는 이 말들을 듣고 이소연과 주시현 등 사람들은 하나같이 충격을 받은 기색이었다. 그들은 방현진의 얼굴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특히 조남헌, 진주희 등은 하현과 방현진 사이에 큰 충돌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방현진이 하현을 짓밟을 기회를 잡으려고 하지는 않더라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하현을 꺼내려고 할 줄이야. 슬기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잠시 후에야 천천히 말했다. “그럼 당신은 뭘 원하는데요?”“거래라고 했으니 방 도련님도 뭘 하는 지 말해줘야 하지 않겠어요?”방현진은 웃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오기 전에 미야모토가 하현의 손에서 나가주 H지대를 꼭 따내라고
대구 경찰서 제1지국, 지금 긴장된 분위기 속에 바깥 로비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심문실 안에서 하현은 팔짱을 낀 채 의자에 기대에 잠든 척을 했다. 경찰서 사람들은 그를 이곳으로 데리고 와 정해진 시간에 물과 식사를 제공하는 것 외에 하루가 지나도록 아무도 그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현은 현재 경찰서의 초점이 인적, 물적 증거에 집중되어 있고, 심지어 하현이 후지와라 미우를 봉쇄하라고 명령했다는 증거를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현이라는 이른 바 이 용의자에게는 지금 아무도 질문을 하러 오지 않았고,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그냥 무시했다. 이것이 전설의 심리 전술의 일환인지 아니면 증거 사슬을 구축하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들어온 지 24시간이 지났는데 아무도 하현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하현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무슨 일을 겪어보지 못했겠는가?마음 편히 잠을 자고 난 후, 그는 이번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하현은 후지와라의 죽음이 기본적으로 며칠 전에 계획됐어야 했다는 추론을 얻어 냈다. 주시현의 집에서 시작해 자신과 후지와라를 직접 충돌하게 만든 뒤, 그가 그녀에게 소위 ‘협박’을 가하게 되면서 이 사건을 확정된 사실로 만들었다. 이렇게 해야 다음에 필요할 때 후지와라를 희생자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희생은 자신을 범인 또는 용의자로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일은 원래 다른 일을 조장해 증거 사슬을 더욱 명확하고 확실하게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방현진은 자신에게 여러 차례 분노했고, 이로 인해 원래 완벽해야 할 이 일에 약간의 흠집이 생기게 되었다. 달성할 수 있는 최종 효과도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게 되었다. 하현은 살짝 눈을 가늘게 뜨고는 이 사건의 배후 주동자에게 감탄했다.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에 대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많은 일들이 자신의 성격에
방현진 도련님은 과연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적어도 하현이 보기에 방현진은 이미 그와 승부를 겨를 자격이 있었다. “삐걱______”하현이 사건을 되돌아보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렸더니 단정하게 제복을 입은 형사 세 사람이 씩씩하게 걸어 들어왔다. 이 형사는 이전에 하현을 잡아 온 바로 그 형사였다. 이때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말했다. “하현, 너 해명할 준비 됐어?”“어린 나이에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행동하다니 너 같은 사람은 진짜 인간 찌꺼기야!”“참, 내 소개를 할게. 나는 변광섭이라고 해. 대하 산타 왕 변승욱의 사촌 형, 대구 경찰서 제1지국 부팀장이야!”“내 사촌 동생이 이미 나에게 인사를 했으니 네가 억울하지 않도록 잘 보살펴 줄게!”“근데 내 생각에 너 같은 사람은 전혀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을 거 같아!”“내 사촌동생은 원래 너를 엄청 싫어했거든. 근데 슬기 아가씨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너를 돌봐주라고 했어!”“하현, 너는 연적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지경까지 됐으니 네 인생은 완전히 실패한 거야!”“그러니 양심이 있다면 솔직하게 설명을 하는 게 좋을 거야!”지금 변광섭은 경멸하는 기색으로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듯 하현을 쳐다 보았다. “네가 한 일을 전부 사실 대로 말해 봐!”“솔직하게 말하면 너그럽게 처리해 줄 거라는 건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내 사촌 동생의 체면을 봐서라도 판사님 앞에서 가능한 한 감형을 받을 수 있도록 해볼게.”변광섭의 말에 다른 두 형사는 경멸하는 표정을 드러냈다. 남자가 얼마나 실패를 해야 연적이 구해줘야 하는 지경까지 되는 거지? 창피하다!하현은 흥이 나서 두 다리를 꼬고 변광섭을 한 번 쳐다본 후 담담하게 말했다. “변승욱의 사촌 형?”“우리 변 도령이 나를 잘 돌봐줄 줄이야!”“근데 그가 당신한테 찾아와서 사정을 한 게 확실해요?”“당신을 곤경에 빠뜨리
“왜? 안 쏴?”하현은 담담한 기색으로 두 다리를 흔들었다. 이 형사는 얼굴색이 창백해지더니 결국 ‘퍽’하는 소리와 함께 주저 앉았다. 또 다른 스포츠 머리 형사는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이고는 한 모금 들이마신 후 하현의 얼굴에 연기를 내뿜으며 차갑게 말했다. “하현이라고 했지?”“우리는 벌써 확실하게 조사를 했어!”“네가 주씨네 연회에서 그녀에게 봉쇄하겠다고 피해자를 협박했잖아!”“현장에 있던 최소 20명의 사람들이 네가 이런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는 건 네가 어떻게 해도 잡아뗄 수 없어.” 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하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 팀원들이 나를 돌봐주면 그가 당신을 돌봐줄 거라고 생각해?”“만약 한 마디 말로 증거가 될 수 있다면 이 세상 사건들은 아주 간단하지 않겠어?”“그럼 네 말은 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야!?”스포츠 머리 형사가 차갑게 말했다. 하현은 웃으며 온화하고 점잖게 말했다. “나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고 해치지 않았어. 하늘과 땅에 떳떳하게 행동했는데 내가 왜 죄를 인정해야 돼?”“하늘에 떳떳해? 땅에 떳떳하다고?”“18대 조상에게도 떳떳하다고 말하지 그래!?”스포츠 머리 형사는 얼굴색이 어두워지더니 녹취록 몇 개를 꺼내 하현 앞에 내던졌다. “다들 증언이 똑같아. 너와 관계가 좋은 주씨 가족과 변승욱 같은 유명인사를 포함해 누가 없는 사실을 꾸며서 너를 모함하겠어?” “너 궤변을 늘어 놓는 게 재미있어?”“이거 말고도 네가 모르는 게 있는 거 같은데? 너 네 방 욕실에서 피해자와 강제로 관계를 가지려고 했지? 우리는 욕실 하수구에서 피해자와 네 머리카락을 찾았어!” “그 외에도 침대 위에서 피해자의 옷을 찾았어!”“하현, 이것들이 다 확실한 증거야!”“넌 부인할 여지가 없어!” 하현은 ‘피식’ 소리를 내며 웃었다. “부인? 자, 자, 당신이 추리한 게 뭔지 나한테 말해 줄래? 내가 피해자에게 관계까지 강요했다고?” “당신은 내가 가
“하지만 피해자는 네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어. 너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피해자를 데리고 네 대저택 별장을 보여주러 갔지.”“2천억짜리 별장을 이용해 너는 피해자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가했고!”“그리고 난 후 주씨네 별장으로 돌아와 피해자를 협박해 네 방으로 들어갔고 욕실에서 그녀를 덮쳤어!”“네가 덮치자 피해자는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을 매 죽기로 선택한 거야!”“이게 전체 사건의 과정이야!” “거기다 인적 물적 증거가 모두 갖춰져 있어!”“하현,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자백하지 않을 거야!?”변광섭은 정의롭고 늠름한 표정을 지으며 일의 과정이 이렇게 된 것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현은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손뼉을 몇 번 치더니 탄복하는 기색으로 말했다. “멋지네, 정말 멋져!”“나는 원래 텔레비전 드라마가 스펙터클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변 대장의 추리에 비교하면 드라마는 한 참 모자라는 거 같네.”“근데 변 팀장의 추측에 내가 의문을 하나 제기해도 괜찮을까요?”변광섭은 눈꼬리를 치켜 세우더니 냉랭한 기색으로 입을 열지 않았다. 하현은 웃으며 아무 망설임 없이 말했다. “첫째, 나는 향산 1호 별장에 들어갈 자격이 있고, 더불어 도음 플랫폼과 루나 시네마그룹을 장악했어. 나 같은 갑부가 만약 여자에게 관심이 있었으면 아무렇게나 손짓만 해도 여자들이 한 무더기로 오지 않았겠어?”“둘째, 피해자가 내 방에 들어온 일은 내 생각엔 이슬기 아가씨와 얘기해볼 수 있을 거 같아. 그녀의 진술을 한 번 들어 봐.”“당시 피해자 욕실의 샤워기가 고장 나서 내 방에 들어와 욕실을 빌렸을 뿐이야!”“그 욕실은 나도 쓴 적이 있으니 안에서 우리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나오는 건 정상 아닌가?”“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불충분한 증거 사슬을 가지고 내가 범인이라고 증명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해?”변광섭은 차갑게 말했다. “하현, 안타깝지만 한 마디만 하지
“당신들이 내가 그럴 권한이 없다고 말하면, 내 생각엔 당신들은 곧 내 변호사 편지를 받게 될 거 같아!”“당신들은 공정한 시민의 합법적 권리를 제한했으니까.”하현은 빙긋이 웃으며 테이블 위에 놓인 일회용 종이컵을 들고 말할 수 없이 가뿐하고 편안하게 한 모금을 마셨다. 변광섭은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차갑게 말했다. “지능 높은 범죄자답게 법에 대한 기본 지식을 상당히 알고 있네!”“근데 법을 알고 있으면서 왜 법을 어기려고 그래?”“내가 분명히 말하는 데 이번에는 증거가 확실해. 네가 아무리 많이 알고 있다고 해도 빠져나갈 길은 없어!”“너 내 사촌 동생 때문에 내가 너를 보호한다고 생각하지 마!”“나는 너를 보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 엄하게 처벌할 거야!”“이렇게 해야만 법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표현할 수 있으니까!”이때 변광섭이 정의롭고 늠름한 모습을 보인 것은 하현이 그에게 의지하려는 생각을 끊으려는 것이었다. 하현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변 팀장, 내가 당신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당신은 나를 절대 지켜줄 수 없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하는 데 나는 전화를 할 거야.”“허허허, 내가 너를 지켜주지 못 한다고? 네가 아주 능력이 있는 것처럼 말하네!” 변광섭은 격분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전화 해봐! 네가 너를 지켜줄 사람을 찾을 수 있는지 보자!” 말이 끝나자 변광섭은 자신의 손에 있던 핸드폰을 하현 앞에 내던졌다. 그는 여전히 이 타지인이 더러운 돈을 몇 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대구 3분의 1의 땅에서 하늘을 뒤집을 수 있다고는 정말 믿지 못했다. 정말 웃기는 소리다!하현도 군말 없이 그냥 핸드폰을 들고 더없이 예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세 번 울린 뒤 전화 맞은 편에서 목소리가 전해졌다. “누구세요?”“나야.”하현은 웃었다. “임 선생님, 안녕하세요?”맞은편의 임복원은 어리둥절해 하다가 반응을 했다. “자네, 왜 자기 핸드폰을 안 쓰는
“내가 알기론 대구 관청에 임 씨라고는는 1인자 임복원 한 사람뿐인데, 방금 네가 연락한 사람이 임 공이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변광섭은 싸늘한 기색으로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마치 그의 허점을 찾아내려는 듯 했다. “네 전화를 받은 사람이 정말 임복원 임 공이었다면 내 핸드폰을 먹겠다!”변광섭의 말을 듣고 두 형사는 비웃는 얼굴이었다. 살인 용의자가 정말 자신을 거물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전화 거는 척 한다고 무슨 문제가 해결 될 줄 아나?웃기고 있네!하현은 가타부타 뭐라 하지 않고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확실히 임복원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어.”“임 선생님이 곧 그의 측근을 보내 이 일을 해결하겠다고 했어.”“바보! 너 우리 앞에서 아직도 이렇게 뻐기는 거야?”변광섭은 비웃는 얼굴이었다. “임 선생님이 대구 1인자인긴 하지만 여태껏 경찰서 일에 개입한 적은 없어!”“경찰서에서 빽을 찾으려면 대구 경찰서 1인자, 경찰서장 유홍민을 찾아야 해!”“정말 무슨 낯짝으로 임복원 선생님께 전화를 했다고 그러는 거야!”“진짜 웃기고 있네!”현장에 있던 몇몇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그들 앞에서 속임수를 쓰려면 공부를 좀 더 해야 하지 않겠는가?말끝마다 임복원이라니. 임복원을 모르는 사람이 있나?정말 대구 1인자가 그렇게 한가한 줄 아나? 할 일 없이 이런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운 작은 일을 처리해 주게?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들이 믿든 안 믿든 사실이야.”“변광섭 당신이 핸드폰을 먹고 싶다고 했으니 이따가 어떻게 먹는 지 한 번 봐야겠네.” 변광섭은 코웃음을 쳤다. “됐어. 네가 죄를 인정하지 않아도 상관없어!”“우리는 너랑 놀 시간이 많으니까!”“지금 우리 밥 먹으러 갈 거야. 밥 먹고 나서 다시 얘기 하자.”“우리 밥 먹는 동안 자백을 할지 말지 잘 생각해 봐.”“어쨌든 솔직히 죄를 인정하는 게 맞는 것보다 낫지 않겠어?”“물론 임 선생님이 너를
심문실. 하현은 평온한 기색으로 앞에 있던 최고급 용정차를 마시고 있었다. 별다른 기색은 없었다. 대구 총경찰서의 경찰서장 유홍민은 그의 앞에 서서 공손한 얼굴로 말했다. “하 도련님, 임 선생님께서 저를 보내셨습니다.”“임 선생님께서 마침 연경에 회의가 있으셔서 제때에 오실 수가 없으세요.”“어르신께서 저에게 이미 분부를 내리셨어요. 도련님의 일은 선생님의 일이니 제가 반드시 도련님께 해명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홍민은 이때 아주 올곧은 태도를 보였다. 임복원의 측근으로서 그는 일찍이 하현이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게다가 임복원 부부가 하현에게 큰 신세를 졌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대구 관청에서 지위가 높은 유홍민 경찰서장은 지금 전혀 거드름을 피우지 않았다. 멀리 서서 지켜보던 변광섭과 사람들은 거의 쓰러질 뻔 했다. 하현에게 이렇게 큰 빽이 있다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하현 앞에서 감히 거들먹거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현은 웃으며 유홍민에게 방에 있는 녹음기를 끄라고 지시한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유 경찰서장님, 우리 다 가족 같은 사이니 두리뭉실하게 얘기하지 말고 진솔하게 얘기 하죠.” “지금 이 사건이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제 상황이 어떤가요?”유홍민은 고개를 약간 끄덕인 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 도련님, 이번에 문제가 커졌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인증이든 물증이든 확실히 불리하거든요.”“특히 피해자에게 협박하는 말을 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 최소 20명은 들었어요.”“판사의 판결 기준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하지만 당신의 이 말은 다소 악의가 있어요!”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유 경찰서장님, 서장님이 이 자리에 앉으신 걸 보니 분명 사건 해결의 달인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니 범인을 잡을 때는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아셔야 해요!”“제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