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187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아직 사람도 구하지 않았는데 병원에 부탁해야 할 때에 행패를 부리다니, 모두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이 시각, 하현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의 눈빛이 마치 바보를 보는 것과 같았다.

“뭐하는 짓이에요? 경호원! 누가 소란을 피우니까 끌어내라고 경호원을 불러와요!” 간호사는 명백히 겁에 질렸다. 그러나 하현이 입고 있던 노점옷을 자세히 보더니, 온통 깔보는 기색이 역력했다. 노점옷을 입은 녀석이 여기서 뭘 하겠나? 누굴 겁주는 거야?

“맞아요! 병원이 무슨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곳입니까?”

“급한 건 알겠는데, 급하면 얼른 가서 번호표 뽑아요. 당신들은 도대체 무슨 경우입니까? 이렇게 큰일이 났는데 당신 혼자만 오고,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감당할 수 있어요?”

“우리 병원이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고 다친 사람들을 돌보는 게 맞지만, 응급실에서 누가 안 급한가요? 모두 선착순을 중시하고 선입금이 필수입니다. 당신들이 돈을 내지도 않은 채 우리가 먼저 사람을 살렸더니 당신이 도망치면, 우리가 돈을 물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봐요, 급한 건 알지만 그렇다고 우리를 곤란하게 하지 마세요!”

“돈이 없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어요. 이건 병원 규정입니다…”

간호사 몇 명이 또 오더니 타이르며 말했다.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무시무시한 경호원 열 몇 명이 왔다. 이들은 경호원 복장을 입고 있었지만, 하나같이 우락부락하게 생긴 것을 보니 사회에서 껌 좀 씹어본 게 분명했다.

열 몇 명의 경호원을 보자, 간호사는 한숨 돌리고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이놈이 행패를 부렸어요!”

서울시립병원의 경호원들은 모두 백가네 보안 회사 출신이었다. 백씨 집안은 이류 집안이었지만, 듣기로는 서울 길바닥의 대장 우지용이 뒷받침하고 있었다. 서울의 일반인들이 아예 건드리지 못할 대상이지 않나?

백씨 집안이 보안을 지키는 곳은 그 누구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다.

이때, 경호팀장 우두태가 걸어왔는데 경찰봉을 들고 있었다. 앞에 있던 하현을 보자, 그는 싸늘하게 말했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재벌 사위면 될까?   188장

    “퍽!”두태에게 헛소리할 기회 주지 않고, 뒤이어 하현이 발을 뻗어서 그를 땅바닥으로 걷어찼다. 그런 다음, 그는 뒤돌아서 차가운 눈빛으로 간호사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서 사람 살릴 거예요?”“당신… 감히 사람을 때려요?” 간호사는 충격 받은 기색이 역력했다. 이 자식이 우지용을 모르나? 감히 우지용 남동생을 때려? 나중에 죽음의 죽 자도 어떻게 쓰는 지 모를 수도 있다.“무슨 일이에요?”이때, 부드러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매우 아름다운 여자 의사가 흰색 가운을 입은 채 서 있는 게 보였다. 그녀는 매우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고, 얼굴에는 화장기가 없었지만 여전히 눈부셨다.게다가 그녀의 몸매가 매우 훌륭해 흰색 가운을 입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가려지지가 않았다.그 여의사는 이런 폭력적인 장면을 본 적이 별로 없는지, 이 광경을 보자 의아한 듯했다.“손서연 선생님, 마침 잘 오셨어요. 여기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 있는데 경호원까지 때렸어요. 얼른 쫓아내 주세요!” 입을 연 간호사는 적반하장이었다.서연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하현을 바라보았다. 무어라 말하려던 그녀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르신의 상태가 위중해서 바로 수술해야 할 것 같아요. 안 그러면 생명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어요.”하현은 다급하게 말했다. “손 선생님, 그럼 가능한 빨리 준비해주실 수 있을까요?”서연이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하현과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녀는 옆에 있던 간호사 몇 명을 불러 침대를 밀어오더니, 재빨리 흥섭을 수술실로 보냈다.“손서연 선생님, 저 사람한테 속지 마세요. 저 사람은 병원비를 낼 돈이 없어요.” 이때, 간호사가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이와 동시에 그녀는 온몸에 피가 묻은 하현을 경멸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놈은 온몸의 위아래를 합쳐도 만 원이 안되겠지? 수술비를 꺼낼 수 있겠나?손서연 선생님은 머리가 비었나, 항상 이런 거지들을 만나면 치료를 선뜻 해주는데 결

  • 재벌 사위면 될까?   189장

    “치료받을 돈이 없으면 여기 와서 사람 해치지 말아요!”“그러니까요! 당신들 같은 사람은 다 똑같아요. 전부 손 선생님을 상대로 사기 치려고 왔잖아요!”“당신들은 손 선생님이 부모의 마음으로 어떤 사람이든 일단 살리고 보는 걸 알고 그러는 거잖아요!”“에휴, 손서연이 이미 반 년 동안 월급을 못 받았다고 하던데, 이게 다 당신들 같은 사람 때문이에요. 돈도 없으면서 왜 사람이나 해쳐요?!”서연은 사람들의 말을 듣자 얼른 수술실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그래도 고개를 돌려 웃으며 말했다. “모두 무턱대고 비난하지 마세요. 사람 목숨이 제일 중요하고, 의사의 직책은 본래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고 다친 이들을 돌봐주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이 남자분을 믿어요.”서연은 순진하고 마음씨가 곱지만, 그녀는 하현이 한눈에 봐도 믿음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믿음은 일종의 직감이었고, 약간 한눈에 반한 것과 같은 논리적이지 않은 것이었다.서연이 이런 말을 하자, 옆에 있던 간호사도 살짝 조급해졌다. 이번 달에는 모처럼 먹튀한 사람이 없어서 월급을 제대로 받을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월말에 이렇게 한 명이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손 선생님도 멍청하시지, 이런 거지들은 함부로 사람을 해치기까지 하는데, 돈이 없는 주제에 치료는 무슨 치료? 집에 가서 죽을 때만 기다릴 것이지?이 녀석은 거지꼴에 어찌봐도 돈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손 선생님은 어째서 그를 믿는 건가? 나중에 이 남자가 수술비를 꺼내지 못하면 또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 아닌가?그러나, 서연도 어쨌든 응급의학과 전문의였고, 의사로서의 실력과 성품 또한 좋았다. 그녀가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으니, 다른 사람들은 딱히 무어라 말하지 못하고 흥섭을 수술실 안으로 데려갈 수밖에 없었다.“안심하세요, 제가 꼭 최선을 다해 어르신을 살리겠습니다.” 서연이 하현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긴 다리를 움직이며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다.“휴…”하현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으며 자

  • 재벌 사위면 될까?   190장

    이 거지가 은행 카드를 날리는 걸 보고 자기 병원 부원장이 활기를 잃은 걸 보자, 병원 직원들은 모두 막막해졌다.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교원은 낯빛이 급변하더니 온몸에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잠시 후, 그의 시선이 다시 하현을 향하더니 싸늘한 웃음을 터뜨렸다.교원은 견식이 있는 사람이었다. 서울에 이런 블랙 카드는 결코 다섯 장을 넘지 않았고, 블랙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 중에 신분과 지위가 높지 않은 이는 없었다. 그들의 집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은 하인들이었고, 고급 차량이 구름처럼 많았다.그런데 눈앞에 있는 이 가난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녀석도 블랙 카드를 갖고 있다고? 누구를 속이나?“인터넷에서 구한 가짜 블랙 카드를 가지고 사람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교원은 마치 진실을 꿰뚫어 본 듯한 냉소를 지었다.그런 다음, 그는 옆에 있던 간호사에게 말했다. “수납창구에 가져가서 돈을 긁어낼 수 있는지 보세요.”간호사가 카드를 가지고 간 후, 교원은 두태가 경호원들을 데려가 하현 주위를 둘러싸게 했다. 교원이 냉랭하게 말했다. “두고 봐요. 이따가 돈을 긁어내지 못하면 저놈이 도망가지 못하게 해요. 지금은 사람이 많아서 혼잡하지만, 이따가는, 흥…”이 말을 하자, 교원은 싸늘한 얼굴을 띠었다. 그는 병원 부원장이고, 자신의 의술과 의사로서의 도덕은 이 세상에 둘도 없다고 자만했으며, 차기 원장이 될 운명이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이 거지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픈 곳을 찔렀다. 장소가 적절하지 않고 체면을 지키려는 것만 아니었다면, 그는 손을 뻗어 사람을 때리고 싶었다.하지만 사람을 때리지 못한다 해도, 교원은 이 순간 이미 마음을 먹었다. 그 블랙 카드가 가짜라는 것만 확실시된다면, 그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이 녀석을 경찰서로 보낼 것이다.얼마 안 지나, 하현을 거지라고 욕하던 간호사가 카드를 들고 돌아왔다. 간호사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몸을 살짝 떨면서 이상할 정도로 친절하게 하현 앞으로 걸어

  • 재벌 사위면 될까?   191장

    하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흥섭이 다친 이유에 관해서 그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아, 그리고 절차를 마저 밟으시는 게 좋을 거예요. 그래야 저희가 다른 병원에서 어르신의 전자진료카드를 가져와서 알레르기나 다른 합병증이 있으신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다 처리하고 나면 저희가 약을 쓸 수 있어요.” 서연이 말했다.“네, 얼른 처리할게요.” 하현이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인 다음, 흥섭의 곁을 지키러 VIP 병실로 갔다.병실에 도착하고 나서야 하현이 머리를 탁 쳤다. 아까 너무 급한 나머지 서연의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걸 깜빡했다. 이런 병원에서 의술과 품성 모두 훌륭하니, 알고 지낼 가치가 있었다.흥섭이 아직 잠들어 있는 걸 보자, 하현은 잠시 고민하더니 간호사 한 명을 찾아 서연의 사무실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그런 다음, 하현은 그쪽을 향해 걸어갔다.......서연의 개인 사무실.이 시각, 서연은 고개를 들어 소파 위에 앉아있는 교원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부원장님, 저는 외진하러 가봐야 합니다. 무슨 일로 오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교원은 소파 위에서 다리 꼬고 실실 웃고 있었는데, 매우 변태 같아 보였다. 게다가 그의 시선은 끊임없이 서연의 몸을 위아래로 왔다갔다했는데, 마치 서연을 어떻게 할 것처럼 보였다.부인할 수 없이, 서연은 이제 막 스물 대여섯 살이었고 졸업한지 1, 2년 밖에 되지 않았다. 서연은 화장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하루 종일 하얀 가운만 입고 있었지만, 그녀의 화장기 없는 첫사랑 같은 외모와 섹시한 몸매에 남자라면 심장이 떨렸다.이 병원에서 서연을 쫓아다니는 남자 의사가 적지 않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의학에만 열중하고 있었고 남자 의사들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교원은 서연이 출근한 첫날부터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단지 계속해서 기회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서연 씨, 오늘 저녁에 그 환자는 어떻게 된 일이에요? 돈도 안 냈고 번호표도 안 뽑았는데 수술을 시작

  • 재벌 사위면 될까?   192장

    “부원장님, 부원장님, 하지 마세요, 그러지 마세요…” 서연의 삶은 단순해서 이런 변태를 만난 적이 없었다. 이 순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발버둥쳤지만, 교원의 힘세고 큰 손을 상대로는 온몸에 힘이 빠졌고 마음처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이때, 교원은 본모습을 드러냈고, 서연의 절규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은 채 그녀를 사무실에서 짓눌렀다.“하지 마세요! 부원장님, 제발요, 저를 놓아주세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서연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끊임없이 발버둥쳤다.안타깝게도 애당초에 교원이 서연의 사무실을 고르는 걸 도왔을 때, 그는 제일 구석지고 조용한 곳을 골랐다. 서연이 아무리 큰 소리로 소리질러도 아무도 들을 수가 없었다.교원은 계속해서 음흉하게 웃으며 한 손으로는 서연의 다리를 눌렀고, 한 손으로는 파란색 약을 한 병 꺼냈다.“쾅!”교원이 파란색 약을 삼킨 순간, 서연의 사무실 문이 걷어차여 열렸고, 뒤이어 하현이 빙긋 웃으며 걸어 들어왔다.그는 원래 연락하기 편하게 전화번호를 물어보려고 서연을 찾아왔는데, 조금 전에 사무실 문 앞으로 오자 안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당신이야?”하현이 갑자기 나타나 교원이 화들짝 놀라더니 화난 얼굴로 욕을 퍼부었다. “제기랄, 누가 들어오래, 꺼져!”만약 정상 상태였다면, 교원은 아마 벌써 겁먹었을 것이다. 그는 블랙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을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파란색 약을 섭취한 교원은 지금 머릿속이 온통 조금 전의 일로 가득 차 다급해졌으니, 진정할 틈이 어디 있겠나?“부원장님께서 흥이 넘치시네요. 지금 입고 있는 이 하얀 가운이 아니었다면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줄 알았겠어요.” 하현이 빙그레 웃으며 말함과 동시에 의자 하나를 발로 찼다.의자가 “쿵”하고 교원의 등을 박았고, 그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한편, 서연은 이 틈을 타 교원의 손에서 벗어났다. 그녀는 당황함과 두려움 가득한 얼굴을 내비쳤다. 다른 사람이 봤으면 서연을

  • 재벌 사위면 될까?   193장

    서연은 순간 하현을 원망해야 할지 그에게 감사해야 할지 몰랐다. 지금 하현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매우 복잡했다. 한평생 의학에 열중했던 이 아름다운 여자는 처음으로 남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서연은 더더욱 매력적이게 보여 사람 마음을 홀렸다.“감히 나를 때려? 여기는 내 구역이야, 몰라?” 교원은 지금 매우 화가 났고 일찌감치 이성을 잃었다. “당신이 누구든 상관없으니까 얼른 꺼져, 안 그러면 내가 이따가 죽여버릴 거야!”하현이 싱긋 웃으며 걸어가 교원의 목을 콱 잡은 후, 그를 조금 들어올렸다.“당… 당신 지금 뭐하는 짓이야?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목이 붙잡혀 있어서 그런지, 상승한 혈압 때문에 이성을 잃은 교원의 머리가 조금 식었다. 그러고나서 그는 참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옆에 있던 서연이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흥, 흥분하지 마세요…”하현은 고개를 돌려 서연을 힐끗 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이게 바로 인간 쓰레기, 패배자예요. 오늘 내가 때마침 온 게 아니었다면, 당신은 이놈 때문에 망가졌을 뿐만 아니라, 이놈이 이 일로 당신을 협박하고 당신은 그의 장난감이 되었을지도 몰라요. 이런 놈은 인간 쓰레기에 패배자에 개돼지만도 못한데, 대신 자비를 구하려고요? 당신이 착한 건 알겠지만, 아가씨, 어떨 때 착함과 멍청함은 한 끗 차이예요.”서연은 서서히 얼굴을 붉히더니 분홍색 입술을 깨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당… 당신 이거 안 놔! 내가 경고하는데, 나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내가 당신을 부셔버릴 거야…” 교원은 마치 멍청한 돼지처럼 발버둥을 치며 하현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질렀다.명색이 부원장이고 병원에서의 권력도 대단했는데, 수많은 사람을 거느리면서도 얼마나 많은 상류층 사람이 자신에게 싹싹 비는 지 몰랐다. 그런데 지금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녀석이 감히 자신을 그렇게 대한다고? 빌어먹을! 이런 빌어먹을 놈!지금 교원의 머릿속에는 하현이 그를 놓아준다고 해도

  • 재벌 사위면 될까?   194장

    이때, 사무실 문이 열리며 소리가 드디어 밖으로 흘러나오자, 병원 직원들이 이쪽 상황을 보게 되어 황급하게 경호팀장을 불러왔다.“무슨 일입니까? 뭐하는 짓이에요? 우리 부원장님을 놓으세요!” 경호팀장 두태가 재빨리 사람을 동원해 달려왔다.두태를 보자, 교원의 돼지 같이 부어 있던 얼굴에서 미소가 드러났다. 그는 발버둥을 치면서도 건방지게 하현을 향해 소리쳤다. “당신은 끝났어!”뒤이어, 그는 두태에게 소리질렀다. “빨리요! 빨리 잡아서 경찰서로 보내요!”“또 당신이야?” 두태는 하현이 전에 자신을 발로 찬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봤다. 그는 흉악한 얼굴로 앞으로 걸어가 주먹을 쓸 준비를 했다.“이 자식이,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우지용의 남동생이야. 어디 한번 잘난 척해 보시든가! 내가 오늘 당신을 없애버릴 거야!” 두태가 말을 하며 쾅하고 방문을 닫은 후, 몸을 더듬거리더니 과도를 꺼내 험한 모습을 보였다.하현은 고개를 돌리기도 귀찮아하며 덤덤하게 말했다. “우지용은 이미 처리됐는데, 당신은 여기서 거만하게 굴기나 하고, 뒤돌아서면 얻어맞아서 아무도 모르게 죽을까 봐 두렵지 않아?”두태는 픽 웃으며 말했다. “우리 형이 처리됐다고? 우리 형은 서울의 진정한 거물이야. 형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의 핸드폰이 갑자기 귀가 아프도록 울려댔다.두태가 힐끗 보더니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히 우리 형이 처리됐다고 말해? 이거 봐, 전화까지 했는데?”이 말을 하며, 두태가 핸드폰을 켰는데 위에는 뜻밖에도 우지용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자신의 대단함을 뽐내기 위해, 두태는 자신만만하게 스피커 폰으로 바꿔 공손하게 말했다. “형님…”건너편에서는 벌벌 떠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두태야… 얼른 튀어, 나는 변백범한테 당했어… 우린 끝이야, 우리 모두 끝이야… 아…”“뚜뚜뚜…”처참한 비명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거만하기 짝이 없던 두태는 이 순간 얼

  • 재벌 사위면 될까?   195장

    여기까지 생각하자, 두태는 공손하게 하현을 향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여기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세요.”“안 꺼져?” 하현이 무심하게 말했다.“쾅!”두태는 곧바로 물러난 다음 방문을 닫았다.교원은 아 큰 소리를 냈다. “우두태, 빌어먹을 눈이 멀었어? 내가 맞은 거 안 보여? 일 똑바로 안 해?”두태는 그를 신경 쓸 마음이 없었다. 자기 형인 지용이 당했으니 얼른 도망가야지, 얼른 도망가지 않으면 자신도 끝장난다.이때, 하현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그는 교원을 바닥 위에 막 던져놓고 전화를 받았다.“하… 하현 씨… 방금 차가 막혔어서, 지금 어디예요? 할아버지는 괜찮으시죠?” 전화를 건 사람은 수정이었다. 그녀도 지각한 셈이다.하현은 바닥에 있는 교원을 보며 마음이 안 좋은 상태로 말했다. “저는 손 선생님 사무실에 있습니다. 어르신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지금 VIP 병실에 계십니다. 먼저 가있으세요. 저는 눈앞에 있는 이 돼지를 처리한 다음에 갈게요.”“네? 무슨 돼지요? 제가 가서 도와드릴까요?” 할아버지가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 수정은 한숨을 돌린 뒤 물었다.“편하신 대로.” 하현은 전화를 끊고 바닥 위에 앉아있는 교원을 차갑게 바라보았다.교원의 얼굴은 피투성이였고 눈도 붉어 돼지 같아 보였다. 그는 침을 퉤 뱉고 하현을 보며 원망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식이, 당신은 끝이야, 가기만 해봐!”말을 끝마치자, 교원은 서연을 흘깃 보더니 싸늘하게 말했다. “그리고 당신, 체면을 세워주려고 했더니 거부하고,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 오늘 밤에 꺼질 준비하세요!”고래고래 소리치며, 교원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할 준비를 했다.하현은 이 말을 듣더니 오히려 웃었다. 그는 다급하게 앞으로 가지 않고 아무렇게나 소파 위에 앉으며 냉랭하게 교원을 보며 말했다. “누구 찾아? 그래, 나는 여기서 기다릴 테니 뒤에 누가 있는지 한번 보지.”반면, 옆에 있던 서연은 매우 긴장한 채 걸어오

Latest chapter

  • 재벌 사위면 될까?   4259장

    순간 장천중의 얼굴엔 제대로 영글지 못한 모자란 손자를 향한 한탄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이 떠올랐다.그 후로도 그는 장용호의 얼굴을 계속 때렸다.어느새 장용호은 피범벅이 된 채 얼굴이 볼썽사납게 부풀어 올랐다.장촌중은 장용호의 멱살을 잡고 바로 하현 앞에 내동댕이치며 무릎을 꿇었다.“대사, 용서해 주게.”“내가 잘못 가르쳤네.”“내가 이놈에게 화자결을 알려줬어!”“배움이 부족한 이놈이 자네 앞에서 이런 무례한 짓을 할 줄은 몰랐어!”“용서해 주게.”“제발 한 번만 봐줘!”대사?!황보동이든 장용호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장천중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서 할 말을 잃고 말았다.진홍민은 자신의 입을 틀어막으며 새어 나오려는 비명을 억지로 밀어 넣었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금정 제일 풍수지리사라 불리며 대하 풍수계에서 지위가 상당한 만세당 장천중이 하현을 대사라 칭하며 무릎을 꿇을 줄은!이 소식이 금정 전체에 퍼진다면 아마 모두들 깜짝 놀랄 것이다.“이놈아, 잘 들어!”“화자결은 하 대사가 나에게 자비를 베풀어 가르쳐 주신 거야!”이때 장천중은 손을 들어 또다시 장용호의 얼굴을 내리쳤다.장용호는 눈앞에서 불꽃이 튀었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하현은 내 스승일 뿐만 아니라 네 조상님이나 마찬가지인 분이야!”“넌 지금 조상님에게 대드는 하극상을 보인 거야! 오만하기 그지없는 행동을 한 거라고! 얼른 용서를 빌어!”장천중은 배움이 모자란 손자가 황보정의 몸을 살피러 갔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손자가 목숨을 잃을까 봐 얼른 달려온 것이다.역시나 모자란 자신의 손자는 잘난 척 기고만장해서는 도리어 하현에게 비법을 도둑질했다고 뒤집어 씌우고 있었던 것이다.이 광경을 본 장천중은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것 같았다.정신이 어떻게 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안하무인한 짓을 할 수 있는가?이런 행동을 하면 만세당의 그 수많은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거라는 걸 모르

  • 재벌 사위면 될까?   4258장

    황보정은 온몸이 약간 회복된 듯 보였으나 갑자기 오돌오돌 떨기 시작했다.약간의 추위를 느끼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용호는 이를 보고 매우 흡족해하며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어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은 자세를 보였다.“자, 이제 마지막 한 수를 쓰겠습니다.”“화자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거기, 당신은 좀 나가주지. 내가 하는 방법을 몰래 훔쳐볼 생각하지 말고!”“이건 우리 만세당의 독점술이나 마찬가지니까!”“검은 속내를 가진 사람들이 이런 걸 배우면 곤란하지!”말을 마친 뒤 장용호는 팔짱을 낀 채 거만한 자세를 보였다.하현이 떠나지 않으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겠다는 표시였다.“독점술?”하현은 이 말을 듣고 냉소를 흘렸다.“장천중이 알려줬어?”“개자식! 어디서 함부로 내 할아버지 함자를 입에 올리는 거야?”“게다가 우리 독점술을 누가 알려줬건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 있어?”장용호는 하현과 실랑이를 벌였다.“아무튼 간에 난 당신 같은 나쁜 놈은 보고 싶지 않아!”“여기서 당장 꺼져 주지 않으면 난 손 하나 까딱하지 않을 거야!”옆에 있던 진홍민도 나서서 장용호의 말을 거들었다.“하현, 당신은 그냥 나쁜 사기꾼일 뿐이야!”“당신이 여기서 지켜보고 있다면 장용호는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을 거야!”“왜냐하면 당신이 몰래 촬영해서 그 영상을 누구한테 팔지 모르는 일이니까!”“당신 같은 사람이 못 할 짓이 뭐야?”간민효는 불쾌한 듯 얼굴을 찡그리며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다.하지만 하현이 손을 가로저으며 그녀를 만류했고 이어 장용호를 향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따가 기운을 풀어주려고 마지막 한 수로 침을 놓을 때 꼭 명심해. 반드시 주사 광물을 찍어야 해.”“풀어진 기운은 몸 안에 유입되어야 해. 공중에 함부로 흩어져서는 안 돼.”“그렇지 않으면 황보정은 숨이 막혀서 바로 목숨을 잃을지도 몰라.”“그렇게 되면 당신은 사람을 구하기는커녕 오

  • 재벌 사위면 될까?   4257장

    장용호는 진홍민의 눈빛을 알아듣고 헛기침을 하며 희미한 미소를 보이다 입을 열었다.“황보대사님, 친한 사이일수록 돈 관계는 확실히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요즘 그런 소문이 들리더라고요.”“누군가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이 집복당을 무료로 준다고요, 사실입니까?”황보동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진홍민을 쳐다본 뒤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맞아, 당신이 내 손녀를 구해 줄 수만 있다면 이 집복당을 가져도 돼.”“게다가 우리 황보 집안을 잇게 되는 거야.”황보동의 말을 듣고 진홍민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용호, 걱정하지 마. 우리 이모할아버지는 한번 내뱉은 말은 절대로 지키는 사람이야!”“그래도 당신이 안심을 못 하겠다면 내가 나서서 보증할게!”“퍽!”황보동은 다른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기 귀찮아 서가에서 계약서 한 장을 꺼내 장용호 앞에 내던지듯 내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난 이미 계약서까지 다 준비해 두고 있었어.”“누구라도 내 손녀를 구해 낸다면 바로 이 계약서를 가져갈 수 있어.”진홍민은 흥분된 표정으로 계약서를 얼른 낚아채 눈을 반짝이며 살펴보았다.“맞아. 이 계약서는 원본이고 유효해. 양측이 여기 서명만 하면 돼.”“좋아요. 황보대사님이 이렇게 성의를 보이시니 저도 모든 걸 다 쏟아 보겠습니다!”“여러분들에게 주역에서 가장 뛰어난 풍수술과 화자결을 보여드리죠!”말을 마치며 장용호는 호탕한 웃음을 보인 뒤 들고 있던 꾸러미에서 은침 한 개와 붉은 주사 광물을 꺼냈다.“우선 황보정의 온몸에 가득 찬 살기를 제거하여 그녀의 몸을 회복시킨 다음 기력을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하현은 장용호의 말을 듣고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러자 장용호는 바로 은침을 쥐고 소독한 후 약간의 주사 광물을 묻힌 후 천천히 황보정의 눈썹 위에 찍었다.이를 지켜보던 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시작부터 틀렸어.”장용호는 이 말을 듣고 미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6장

    서류 뭉치에는 하현의 사진과 철인도 완벽하게 찍혀 있었다.진홍민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허! 가짜 증명서인 게 틀림없어!”그녀는 냉소를 연발했다.“이모할아버지, 정말로 이 사기꾼을 믿기로 하신 건 아니죠?”“야! 사기 치려고 별짓을 다하는구나!”진홍민의 비아냥거림에 줄곧 입을 열지 않았던 장용호가 자신만만한 미소를 보이며 앞으로 나왔다.“황보대사님, 어디서 이런 사기꾼을 찾아왔는지 모르겠지만요.”“왜 이런 사기꾼을 믿게 된 거예요? 도저히 모르겠어요.”“전 단지 지금 황보정의 상황은 우리 만세당 말고는 절대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확실히 말해 두고 싶어요.”황보동은 자신감 넘치는 장용호의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이유가 뭔가?”“이유요?”장용호는 팔짱을 진 채 도도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주역의 ‘화자결’을 전수받았기 때문이죠.”“세상의 모든 재앙을 다 물리칠 수 있다고요!”‘화자결’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 황보동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뭐라고? 주역?”“그럴 리가 없는데. 주역은 오래전에 전수가 끊겼는데.”“자네 날 속일 셈인가?”황보동이 의아한 눈빛으로 몰아붙이자 장용호는 더욱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말했다.“우리 할아버지는 얼마 전 진정한 고수에게서 가르침을 받으셨죠. 쉬쉬하며 음성적으로 전해지던 주역의 ‘화자결’을 몽땅 전수해 받았다고요!”“이걸 전수받은 풍수지리사는 죽은 사람도 살릴 수가 있어요!”여기까지 말한 장용호는 세상을 발아래 둔 사람처럼 기고만장하게 턱을 치켜들었다.“내가 보기엔 황보정은 천기를 누설한 죄로 이런 벌을 받은 거예요!”“내가 그녀를 그 업보에서 벗어나게 해 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입니다.”이 말을 듣고 진홍민이 재빨리 끼어들었다.“이모할아버지, 어서 장 대사님을 오라고 하세요!”“그는 명문가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절대로 남을 속이거나 하지 않을 거예요!”주역의 화자결?하현은 이를 듣고 어이가 없다는 듯 헛

  • 재벌 사위면 될까?   4255장

    진홍민이 적반하장의 자세를 보이자 하현은 그녀를 상대하기조차 싫어졌다.하지만 진홍민은 여전히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하현을 문밖으로 내쫓을 태세를 보였다.그때 황보동이 황급히 그녀를 가로막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홍민아, 진정해. 함부로 이러지 마!”황보정도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언니, 나 괜찮아.”“괜찮다니?”“마침 내가 왔기에 망정이지 내가 아니었다면 넌 이미 죽은 목숨이 되었을 거야!”진홍민은 거만한 얼굴로 황보동의 손을 뿌리치며 하현 앞으로 걸어갔다.뺨이라도 한 대 때릴 듯 그녀의 행보는 거셌다.“개자식! 지난번 일은 아직 계산도 안 했어!”“우리 오빠의 일을 다 망쳐 놓고 이제는 감히 내 사촌동생한테까지 손을 쓰려고 해?”“흥! 사는 게 귀찮아?”“퍽!”하현이 손을 쓰기도 전에 옆에 있던 간민효가 갑자기 한 발짝 내디디며 손바닥으로 진홍민을 후려갈겼다.“하현한테 이 무슨 무례한 짓이야! 죽고 싶어?”간민효의 노기 어린 말투와 간 씨 가문이라는 신분에 진홍민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간민효를 잘 알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방금 진홍민의 관심은 온통 하현에게 쏠려 있어서 옆에 있던 간민효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했다.간민효가 왜 거기에 있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어 거친 숨을 씩씩거렸지만 진홍민은 감히 간민효에게 뭐라고 대거리를 할 수가 없었다.진홍민은 얼굴을 가리고 표독스럽게 말했다.“이모할아버지, 보셨죠?”“감히 내가 한마디했다고 사람을 때리다니!”“이런 사람을 가만히 두면 안 되잖아요?!”지금 진홍민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초조했다.하현이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어서 그런 게 아니다.하현이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할까 봐 두려운 것이다.만약 정말로 하현이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한다면?그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눈독을 들이던 집을 엄한 놈이 차지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하현이 정말로 이백억 집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4장

    간민효 일행은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이 회랑에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 중 무도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선두에 서 있는 것이 하현의 눈에 들어왔다.남자는 체구가 약간 왜소했지만 얼굴에는 자신만만함이 가득 묻어났다.자세히 보니 그의 생김새가 장천중과 비슷했다.황보동을 본 젊은 남자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황보대사님, 안녕하세요.”다만 인사를 하는 그의 표정에는 오만한 기운이 가득 풍겼다.“진홍민, 만세당 사람들을 데려왔구만?”황보동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젊은 남자를 잠시 위아래로 훑어본 뒤 입을 열었다.“당신이 장 대사의 손자, 장용호인가?”장용호는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황보대사님, 기억력이 아주 좋으십니다. 그저 몇 년 전에 우연히 만났을 뿐인데 절 기억하시다니요!”그러자 진홍민이 희미한 미소를 내걸며 입을 열었다.“이모할아버지, 장용호는 정말 좋은 친구예요!”“그는 풍수지리로는 금정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대단한 실력자예요!”“무엇보다 최근 내공이 훨씬 더 강하고 깊어졌어요!”“내가 정이를 생각해서 특별히 모셔온 사람이라고요.”여기까지 말한 진홍민의 눈동자에 의미심장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이 친구한테 정이를 한번 보라고 해 보세요. 어차피 지금은 다른 방법도 없잖아요?”황보동은 오만한 미소로 당당하게 서 있는 장용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솔직히 말하자면 자네 할아버지가 이미 손을 써 보았다네.”“하지만 실력이 모자라서 더는 어떻게 할 수 있다며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했네.”“그리고 자네, 할아버지의 재주를 90% 이상을 전수받았다고 해도 아마 내 손녀를 치료할 수는 없을 거야.”황보동은 자신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이미 하 대사를 불렀거든.”“하 대사가 나서면 모든 게 다 해결될 거야.”황보동은 분명 만세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했다.금정 제일의 풍수사라 불리는 장천중은 아무것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3장

    ”돈 한 푼 안 들이고 우리 집을 산다고요?”황보정은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할아버지,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에요?”황보동은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바로 좀 전에 있었던 일을 말했다.아무리 총명한 황보정이라고 해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반신반의하던 그녀는 하현의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그의 숨결과 목소리를 들어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그런데 이 젊은 남자가 할아버지를 제압한 풍수대사라고?무슨 그런 농담을?!하지만 황보정은 평소 도도한 할아버지의 성품으로 봤을 때 하현이 정말 능력이 뛰어나지 않았더라면 절대 할아버지의 눈에 들었을 리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이런 생각이 스치자 황보정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하현은 더 이상 가타부타 설명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하현이라고 합니다.”황보정은 하현에게 말했다.“하 대사님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다만 하 대사님은 절대 부담 가지지 마세요. 전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저는 천기를 누설해서 이런 벌을 받았어요.”황보정은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천기누설? 그래서 벌을 받았다고요?”하현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부담 느끼지 않으니까요.”황보정은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뜸을 들였다가 입을 열었다.“하현, 그게 무슨 뜻이에요?”하현은 온화한 얼굴로 말했다.“그러니까 내 말은 이건 업보나 벌이 아니라는 거예요. 내가 해결할 수 있다는 거죠.”황보동은 하현의 말을 듣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했다.“하 대사, 정말 할 수 있겠는가?’예전 같았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심지어 무당이 아닌가 의심했을 것이다.국내외 내로라하는 대사들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결과는 처참할 정도로 속수무책이었다.그런데 하현에게 방법이 있다고?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하지만 하현이 조금 전까지 보인 행동으로

  • 재벌 사위면 될까?   4252장

    집복당 후원과 앞뜰을 잇는 긴 회랑.회랑 양옆에는 연못이 있었고 연꽃 사이를 숨바꼭질하는 금붕어들이 평화롭게 헤엄치고 있었다.이곳은 비록 오래되었지만 유명한 정원과도 맞먹는 유려한 풍광과 격조가 느껴졌다.아름드리나무가 테두리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고 연못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고즈넉한 정자, 단단한 선비의 기상이 넘치는 바위 정원, 그 사이를 유유히 유람하는 맑고 고요한 물줄기.더운 여름에도 이곳에서는 상쾌하고 서늘한 바람이 일렁거려서 무릉도원과도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가운데 있는 정자에는 흰색 긴 치마를 입고 단정하게 하나로 머리를 묶은 화장기 없는 여자가 있었다.그녀는 손에 나침반을 들고 있었는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다.그녀의 곁에는 오래된 죽간이 있었는데 그 위에는 촉감으로 글을 읽을 수 있도록 칼로 빼곡하게 글자를 새겨 놓았다.눈이 멀고 온몸에 힘이 빠져도 글과 그림을 향한 열정은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은 것 같았다.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하현의 눈에서는 절로 뜨거운 기운이 솟아올랐다.요즘 젊은 여자들 대부분은 겉모습을 꾸미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서 미인이란 미인은 도처에 널렸다.하지만 이렇게 기품 있고 우아한 여자는 찾기 어렵다.“할아버지, 정말 우리 집복당을 팔 생각이세요?”발자국 소리를 들은 듯 뭔가를 눈치챈 황보정이 한숨을 내쉬며 어두운 표정을 말했다.“저는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천기를 누설한 업보로 이렇게 된 거라고 말했잖아요?”“조상님들이 물러주신 이 집복당을 판다고 해도 내 병을 고쳐줄 사람을 구할 수 없어요. 다 헛수고라고요.”“그러니까 할아버지, 나중에 죽어서 조상님 뵐 낯도 없어서 전전긍긍하시지 말고 이쯤에서 그만두세요. 제발 부탁이에요.”황보정은 글과 그림에 대한 열정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가장 중요한 착한 마음씨와 효를 심성에 장착하고 있었다.그래서 하현은 그녀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정아, 넌 내 하나밖에

  • 재벌 사위면 될까?   4251장

    하현의 몇 마디에 모든 문제가 줄줄이 해결되었다.손님들은 갑자기 우르르 몰려와서 하현이 자신의 문제도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그들이 믿고 떠받들던 황보동은 한켠에 방치되었다.하현은 그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등을 빠른 속도로 설명하며 근본적인 원인부터 해결책까지 한 번에 술술 늘어놓았다.다들 놀란 표정으로 하현의 말을 주의 깊게 들었고 문제가 해결되자 감격스러운 얼굴로 자리를 떠났다.놀라운 것은 이 모든 과정에서 하현이 붉은 주사 광물을 가지고 각종 부적을 그려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이웃들은 모두 집복당에 젊은 신선이 왔다고 말하며 달려 나갔다.심지어 일부 아줌마들은 자기 딸이 몇 년 동안 시집도 못 가는 일까지 하현에게 도움을 청하고 나섰다.하현은 한 명 한 명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많은 의견과 해결책들을 제시했다.즉석에서 해결되지는 않더라도 당사자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았다.소위 풍수지리사들이 대부분 이와 같은 일을 한다.이 과정에서 황보동은 옆에서 하현이 하는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그는 들으면 들을수록 표정이 엄숙하고 경건해졌다.하현이 하는 말들은 그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서로 다 알고 지내는 이웃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평소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누구보다 황보동이 잘 알고 있었다.하현이 침착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황보동의 눈빛은 어느새 그에 대한 경의로 가득 찼다.황보동의 기억 속에 그가 이런 광경을 본 적은 어린 시절뿐이었던 것 같았다.그래서 하현의 모습을 보자 황보동은 아련한 설렘마저 느끼게 되었다.결국 황보동은 자발적으로 책상 옆으로 가서 하현의 조수로 변신해 부적 그리는 것을 도왔다.“하 대사, 당신이 진정한 대사일세!”손님들이 모두 떠난 뒤에야 황보동은 하현에게 다가와 공손하게 두 손을 모아 인사했다.“자네는 나를 훨씬 능가하는 재주를 가졌어!”“자네가 이 집복당을 이어간다면 그건 모든 사람들이 복을 얻는 것과 같아!”그의 인생에서 가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