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두태에게 헛소리할 기회 주지 않고, 뒤이어 하현이 발을 뻗어서 그를 땅바닥으로 걷어찼다. 그런 다음, 그는 뒤돌아서 차가운 눈빛으로 간호사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서 사람 살릴 거예요?”“당신… 감히 사람을 때려요?” 간호사는 충격 받은 기색이 역력했다. 이 자식이 우지용을 모르나? 감히 우지용 남동생을 때려? 나중에 죽음의 죽 자도 어떻게 쓰는 지 모를 수도 있다.“무슨 일이에요?”이때, 부드러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매우 아름다운 여자 의사가 흰색 가운을 입은 채 서 있는 게 보였다. 그녀는 매우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고, 얼굴에는 화장기가 없었지만 여전히 눈부셨다.게다가 그녀의 몸매가 매우 훌륭해 흰색 가운을 입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가려지지가 않았다.그 여의사는 이런 폭력적인 장면을 본 적이 별로 없는지, 이 광경을 보자 의아한 듯했다.“손서연 선생님, 마침 잘 오셨어요. 여기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 있는데 경호원까지 때렸어요. 얼른 쫓아내 주세요!” 입을 연 간호사는 적반하장이었다.서연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하현을 바라보았다. 무어라 말하려던 그녀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르신의 상태가 위중해서 바로 수술해야 할 것 같아요. 안 그러면 생명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어요.”하현은 다급하게 말했다. “손 선생님, 그럼 가능한 빨리 준비해주실 수 있을까요?”서연이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하현과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녀는 옆에 있던 간호사 몇 명을 불러 침대를 밀어오더니, 재빨리 흥섭을 수술실로 보냈다.“손서연 선생님, 저 사람한테 속지 마세요. 저 사람은 병원비를 낼 돈이 없어요.” 이때, 간호사가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이와 동시에 그녀는 온몸에 피가 묻은 하현을 경멸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놈은 온몸의 위아래를 합쳐도 만 원이 안되겠지? 수술비를 꺼낼 수 있겠나?손서연 선생님은 머리가 비었나, 항상 이런 거지들을 만나면 치료를 선뜻 해주는데 결
“치료받을 돈이 없으면 여기 와서 사람 해치지 말아요!”“그러니까요! 당신들 같은 사람은 다 똑같아요. 전부 손 선생님을 상대로 사기 치려고 왔잖아요!”“당신들은 손 선생님이 부모의 마음으로 어떤 사람이든 일단 살리고 보는 걸 알고 그러는 거잖아요!”“에휴, 손서연이 이미 반 년 동안 월급을 못 받았다고 하던데, 이게 다 당신들 같은 사람 때문이에요. 돈도 없으면서 왜 사람이나 해쳐요?!”서연은 사람들의 말을 듣자 얼른 수술실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그래도 고개를 돌려 웃으며 말했다. “모두 무턱대고 비난하지 마세요. 사람 목숨이 제일 중요하고, 의사의 직책은 본래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고 다친 이들을 돌봐주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이 남자분을 믿어요.”서연은 순진하고 마음씨가 곱지만, 그녀는 하현이 한눈에 봐도 믿음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믿음은 일종의 직감이었고, 약간 한눈에 반한 것과 같은 논리적이지 않은 것이었다.서연이 이런 말을 하자, 옆에 있던 간호사도 살짝 조급해졌다. 이번 달에는 모처럼 먹튀한 사람이 없어서 월급을 제대로 받을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월말에 이렇게 한 명이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손 선생님도 멍청하시지, 이런 거지들은 함부로 사람을 해치기까지 하는데, 돈이 없는 주제에 치료는 무슨 치료? 집에 가서 죽을 때만 기다릴 것이지?이 녀석은 거지꼴에 어찌봐도 돈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손 선생님은 어째서 그를 믿는 건가? 나중에 이 남자가 수술비를 꺼내지 못하면 또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 아닌가?그러나, 서연도 어쨌든 응급의학과 전문의였고, 의사로서의 실력과 성품 또한 좋았다. 그녀가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으니, 다른 사람들은 딱히 무어라 말하지 못하고 흥섭을 수술실 안으로 데려갈 수밖에 없었다.“안심하세요, 제가 꼭 최선을 다해 어르신을 살리겠습니다.” 서연이 하현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긴 다리를 움직이며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다.“휴…”하현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으며 자
이 거지가 은행 카드를 날리는 걸 보고 자기 병원 부원장이 활기를 잃은 걸 보자, 병원 직원들은 모두 막막해졌다.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교원은 낯빛이 급변하더니 온몸에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잠시 후, 그의 시선이 다시 하현을 향하더니 싸늘한 웃음을 터뜨렸다.교원은 견식이 있는 사람이었다. 서울에 이런 블랙 카드는 결코 다섯 장을 넘지 않았고, 블랙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 중에 신분과 지위가 높지 않은 이는 없었다. 그들의 집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은 하인들이었고, 고급 차량이 구름처럼 많았다.그런데 눈앞에 있는 이 가난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녀석도 블랙 카드를 갖고 있다고? 누구를 속이나?“인터넷에서 구한 가짜 블랙 카드를 가지고 사람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교원은 마치 진실을 꿰뚫어 본 듯한 냉소를 지었다.그런 다음, 그는 옆에 있던 간호사에게 말했다. “수납창구에 가져가서 돈을 긁어낼 수 있는지 보세요.”간호사가 카드를 가지고 간 후, 교원은 두태가 경호원들을 데려가 하현 주위를 둘러싸게 했다. 교원이 냉랭하게 말했다. “두고 봐요. 이따가 돈을 긁어내지 못하면 저놈이 도망가지 못하게 해요. 지금은 사람이 많아서 혼잡하지만, 이따가는, 흥…”이 말을 하자, 교원은 싸늘한 얼굴을 띠었다. 그는 병원 부원장이고, 자신의 의술과 의사로서의 도덕은 이 세상에 둘도 없다고 자만했으며, 차기 원장이 될 운명이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이 거지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픈 곳을 찔렀다. 장소가 적절하지 않고 체면을 지키려는 것만 아니었다면, 그는 손을 뻗어 사람을 때리고 싶었다.하지만 사람을 때리지 못한다 해도, 교원은 이 순간 이미 마음을 먹었다. 그 블랙 카드가 가짜라는 것만 확실시된다면, 그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이 녀석을 경찰서로 보낼 것이다.얼마 안 지나, 하현을 거지라고 욕하던 간호사가 카드를 들고 돌아왔다. 간호사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몸을 살짝 떨면서 이상할 정도로 친절하게 하현 앞으로 걸어
하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흥섭이 다친 이유에 관해서 그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아, 그리고 절차를 마저 밟으시는 게 좋을 거예요. 그래야 저희가 다른 병원에서 어르신의 전자진료카드를 가져와서 알레르기나 다른 합병증이 있으신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다 처리하고 나면 저희가 약을 쓸 수 있어요.” 서연이 말했다.“네, 얼른 처리할게요.” 하현이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인 다음, 흥섭의 곁을 지키러 VIP 병실로 갔다.병실에 도착하고 나서야 하현이 머리를 탁 쳤다. 아까 너무 급한 나머지 서연의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걸 깜빡했다. 이런 병원에서 의술과 품성 모두 훌륭하니, 알고 지낼 가치가 있었다.흥섭이 아직 잠들어 있는 걸 보자, 하현은 잠시 고민하더니 간호사 한 명을 찾아 서연의 사무실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그런 다음, 하현은 그쪽을 향해 걸어갔다.......서연의 개인 사무실.이 시각, 서연은 고개를 들어 소파 위에 앉아있는 교원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부원장님, 저는 외진하러 가봐야 합니다. 무슨 일로 오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교원은 소파 위에서 다리 꼬고 실실 웃고 있었는데, 매우 변태 같아 보였다. 게다가 그의 시선은 끊임없이 서연의 몸을 위아래로 왔다갔다했는데, 마치 서연을 어떻게 할 것처럼 보였다.부인할 수 없이, 서연은 이제 막 스물 대여섯 살이었고 졸업한지 1, 2년 밖에 되지 않았다. 서연은 화장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하루 종일 하얀 가운만 입고 있었지만, 그녀의 화장기 없는 첫사랑 같은 외모와 섹시한 몸매에 남자라면 심장이 떨렸다.이 병원에서 서연을 쫓아다니는 남자 의사가 적지 않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의학에만 열중하고 있었고 남자 의사들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교원은 서연이 출근한 첫날부터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단지 계속해서 기회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서연 씨, 오늘 저녁에 그 환자는 어떻게 된 일이에요? 돈도 안 냈고 번호표도 안 뽑았는데 수술을 시작
“부원장님, 부원장님, 하지 마세요, 그러지 마세요…” 서연의 삶은 단순해서 이런 변태를 만난 적이 없었다. 이 순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발버둥쳤지만, 교원의 힘세고 큰 손을 상대로는 온몸에 힘이 빠졌고 마음처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이때, 교원은 본모습을 드러냈고, 서연의 절규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은 채 그녀를 사무실에서 짓눌렀다.“하지 마세요! 부원장님, 제발요, 저를 놓아주세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서연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끊임없이 발버둥쳤다.안타깝게도 애당초에 교원이 서연의 사무실을 고르는 걸 도왔을 때, 그는 제일 구석지고 조용한 곳을 골랐다. 서연이 아무리 큰 소리로 소리질러도 아무도 들을 수가 없었다.교원은 계속해서 음흉하게 웃으며 한 손으로는 서연의 다리를 눌렀고, 한 손으로는 파란색 약을 한 병 꺼냈다.“쾅!”교원이 파란색 약을 삼킨 순간, 서연의 사무실 문이 걷어차여 열렸고, 뒤이어 하현이 빙긋 웃으며 걸어 들어왔다.그는 원래 연락하기 편하게 전화번호를 물어보려고 서연을 찾아왔는데, 조금 전에 사무실 문 앞으로 오자 안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당신이야?”하현이 갑자기 나타나 교원이 화들짝 놀라더니 화난 얼굴로 욕을 퍼부었다. “제기랄, 누가 들어오래, 꺼져!”만약 정상 상태였다면, 교원은 아마 벌써 겁먹었을 것이다. 그는 블랙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을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파란색 약을 섭취한 교원은 지금 머릿속이 온통 조금 전의 일로 가득 차 다급해졌으니, 진정할 틈이 어디 있겠나?“부원장님께서 흥이 넘치시네요. 지금 입고 있는 이 하얀 가운이 아니었다면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줄 알았겠어요.” 하현이 빙그레 웃으며 말함과 동시에 의자 하나를 발로 찼다.의자가 “쿵”하고 교원의 등을 박았고, 그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한편, 서연은 이 틈을 타 교원의 손에서 벗어났다. 그녀는 당황함과 두려움 가득한 얼굴을 내비쳤다. 다른 사람이 봤으면 서연을
서연은 순간 하현을 원망해야 할지 그에게 감사해야 할지 몰랐다. 지금 하현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매우 복잡했다. 한평생 의학에 열중했던 이 아름다운 여자는 처음으로 남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서연은 더더욱 매력적이게 보여 사람 마음을 홀렸다.“감히 나를 때려? 여기는 내 구역이야, 몰라?” 교원은 지금 매우 화가 났고 일찌감치 이성을 잃었다. “당신이 누구든 상관없으니까 얼른 꺼져, 안 그러면 내가 이따가 죽여버릴 거야!”하현이 싱긋 웃으며 걸어가 교원의 목을 콱 잡은 후, 그를 조금 들어올렸다.“당… 당신 지금 뭐하는 짓이야?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목이 붙잡혀 있어서 그런지, 상승한 혈압 때문에 이성을 잃은 교원의 머리가 조금 식었다. 그러고나서 그는 참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옆에 있던 서연이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흥, 흥분하지 마세요…”하현은 고개를 돌려 서연을 힐끗 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이게 바로 인간 쓰레기, 패배자예요. 오늘 내가 때마침 온 게 아니었다면, 당신은 이놈 때문에 망가졌을 뿐만 아니라, 이놈이 이 일로 당신을 협박하고 당신은 그의 장난감이 되었을지도 몰라요. 이런 놈은 인간 쓰레기에 패배자에 개돼지만도 못한데, 대신 자비를 구하려고요? 당신이 착한 건 알겠지만, 아가씨, 어떨 때 착함과 멍청함은 한 끗 차이예요.”서연은 서서히 얼굴을 붉히더니 분홍색 입술을 깨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당… 당신 이거 안 놔! 내가 경고하는데, 나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내가 당신을 부셔버릴 거야…” 교원은 마치 멍청한 돼지처럼 발버둥을 치며 하현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질렀다.명색이 부원장이고 병원에서의 권력도 대단했는데, 수많은 사람을 거느리면서도 얼마나 많은 상류층 사람이 자신에게 싹싹 비는 지 몰랐다. 그런데 지금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녀석이 감히 자신을 그렇게 대한다고? 빌어먹을! 이런 빌어먹을 놈!지금 교원의 머릿속에는 하현이 그를 놓아준다고 해도
이때, 사무실 문이 열리며 소리가 드디어 밖으로 흘러나오자, 병원 직원들이 이쪽 상황을 보게 되어 황급하게 경호팀장을 불러왔다.“무슨 일입니까? 뭐하는 짓이에요? 우리 부원장님을 놓으세요!” 경호팀장 두태가 재빨리 사람을 동원해 달려왔다.두태를 보자, 교원의 돼지 같이 부어 있던 얼굴에서 미소가 드러났다. 그는 발버둥을 치면서도 건방지게 하현을 향해 소리쳤다. “당신은 끝났어!”뒤이어, 그는 두태에게 소리질렀다. “빨리요! 빨리 잡아서 경찰서로 보내요!”“또 당신이야?” 두태는 하현이 전에 자신을 발로 찬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봤다. 그는 흉악한 얼굴로 앞으로 걸어가 주먹을 쓸 준비를 했다.“이 자식이,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우지용의 남동생이야. 어디 한번 잘난 척해 보시든가! 내가 오늘 당신을 없애버릴 거야!” 두태가 말을 하며 쾅하고 방문을 닫은 후, 몸을 더듬거리더니 과도를 꺼내 험한 모습을 보였다.하현은 고개를 돌리기도 귀찮아하며 덤덤하게 말했다. “우지용은 이미 처리됐는데, 당신은 여기서 거만하게 굴기나 하고, 뒤돌아서면 얻어맞아서 아무도 모르게 죽을까 봐 두렵지 않아?”두태는 픽 웃으며 말했다. “우리 형이 처리됐다고? 우리 형은 서울의 진정한 거물이야. 형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의 핸드폰이 갑자기 귀가 아프도록 울려댔다.두태가 힐끗 보더니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히 우리 형이 처리됐다고 말해? 이거 봐, 전화까지 했는데?”이 말을 하며, 두태가 핸드폰을 켰는데 위에는 뜻밖에도 우지용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자신의 대단함을 뽐내기 위해, 두태는 자신만만하게 스피커 폰으로 바꿔 공손하게 말했다. “형님…”건너편에서는 벌벌 떠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두태야… 얼른 튀어, 나는 변백범한테 당했어… 우린 끝이야, 우리 모두 끝이야… 아…”“뚜뚜뚜…”처참한 비명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거만하기 짝이 없던 두태는 이 순간 얼
여기까지 생각하자, 두태는 공손하게 하현을 향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여기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세요.”“안 꺼져?” 하현이 무심하게 말했다.“쾅!”두태는 곧바로 물러난 다음 방문을 닫았다.교원은 아 큰 소리를 냈다. “우두태, 빌어먹을 눈이 멀었어? 내가 맞은 거 안 보여? 일 똑바로 안 해?”두태는 그를 신경 쓸 마음이 없었다. 자기 형인 지용이 당했으니 얼른 도망가야지, 얼른 도망가지 않으면 자신도 끝장난다.이때, 하현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그는 교원을 바닥 위에 막 던져놓고 전화를 받았다.“하… 하현 씨… 방금 차가 막혔어서, 지금 어디예요? 할아버지는 괜찮으시죠?” 전화를 건 사람은 수정이었다. 그녀도 지각한 셈이다.하현은 바닥에 있는 교원을 보며 마음이 안 좋은 상태로 말했다. “저는 손 선생님 사무실에 있습니다. 어르신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지금 VIP 병실에 계십니다. 먼저 가있으세요. 저는 눈앞에 있는 이 돼지를 처리한 다음에 갈게요.”“네? 무슨 돼지요? 제가 가서 도와드릴까요?” 할아버지가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 수정은 한숨을 돌린 뒤 물었다.“편하신 대로.” 하현은 전화를 끊고 바닥 위에 앉아있는 교원을 차갑게 바라보았다.교원의 얼굴은 피투성이였고 눈도 붉어 돼지 같아 보였다. 그는 침을 퉤 뱉고 하현을 보며 원망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식이, 당신은 끝이야, 가기만 해봐!”말을 끝마치자, 교원은 서연을 흘깃 보더니 싸늘하게 말했다. “그리고 당신, 체면을 세워주려고 했더니 거부하고,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 오늘 밤에 꺼질 준비하세요!”고래고래 소리치며, 교원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할 준비를 했다.하현은 이 말을 듣더니 오히려 웃었다. 그는 다급하게 앞으로 가지 않고 아무렇게나 소파 위에 앉으며 냉랭하게 교원을 보며 말했다. “누구 찾아? 그래, 나는 여기서 기다릴 테니 뒤에 누가 있는지 한번 보지.”반면, 옆에 있던 서연은 매우 긴장한 채 걸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