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씨 집안 사람들이 떠난 후에야 하현은 변백범을 불렀다. “무슨 상황인지 알아냈어?”변백범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 회장님, 지금 파악한 바로는 이슬기 아가씨를 잡아간 사람들도 이 사람들입니다!”“그들은 지금 안씨 집안의 장원에 모여있어요.”“안씨 집안 사람들은 떠날 때 기어서 나가야 했어요!” “하 회장님, 이 사람들은 목적의식이 아주 강해요. 그들은 회장님을 겨냥한 겁니다.”하현은 조용히 말했다. “강해?”변백범이 말했다. “그 최가 넷째 영감은 미국 병부의 유일한 대하 소장으로 코브라 부대의 병왕이라 불려요. 이것 말고도 그 밑에 4대 병왕들이 있는데 모두 전장에서 내려온 제일의 고수들이에요.”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 “자, 기왕 그들이 이렇게 놀려고 하니 우리가 같이 재미있게 놀아주자.”“당인준과 우윤식도 같이 오라고 해.”“네, 알겠습니다!”……안씨네 장원. 이때 최재천은 목욕가운을 입고 소파 한 가운데 앉아 있었다. 그의 옆에는 임해가 세 명의 병왕을 거느리고 엄숙하게 서 있었다. 이 네 사람의 몸에선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기운이 퍼져 나왔다. 이것은 확실히 살벌한 기운이었다. “당신들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야? 너희들 이렇게 하면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알고 있는 거야?”안수정 옆에 버려져 있던 슬기는 이때 깨어났고 눈앞에 있는 낯선 남자를 보며 재빨리 침착하게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성격이 불 같네. 근데 그래야 제 맛이지.”최재천은 다리를 꼬고 있었다. “소개할게. 미국 최가 최재천이라고 해. 앞으로 최가 세자가 될 남자지!”“오늘 밤 이슬기 아가씨를 초대한 목적은 단 하나야!”“이슬기 아가씨가 기꺼이 나를 섬기게 하는 거지!”순간 슬기의 안색이 변했다. “파렴치하긴! 뻔뻔하네!”“하하하, 난 소중한 건 아껴 쓰는 편이야. 파렴치한 짓은 안 해!” “봐봐. 네 옆에 있는 안수정 아가씨는 한 마디도 없지. 이건 그녀가 기꺼이 나를
슬기의 얼굴에는 절망의 빛이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 같이 약한 여자가 어떻게 선택을 할 수 있겠는가?그녀가 감히 거절했다가는 친한 친구 한 명이 죽을 것이다. 이때 슬기는 입술을 깨물고 비할 데 없이 굴욕적인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기꺼이……”“아하하하……”최재천은 하늘을 쳐다보며 미친 듯이 웃었다. 그는 이렇게 하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이 여자들은 분명 마음이 달갑지 않을 것이고 분노와 원망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 얼마나 재미있는 게임인가? 옆에 있던 임해와 사람들의 눈동자에는 잔인한 장난기의 빛이 스쳤다. 그들이 보기에 이것은 고양이가 쥐를 잡는 게임이었다. 미국 텍사스에서 미국 최가의 마음에 든 여자는 아무도 빠져나갈 수 없었다. “너희 둘 다 기꺼이 원한다니 그럼 벗어……”“다들 기다리고 있잖아!”최재천은 입 꼬리가 찢어질 듯 악의에 가득 찬 미소를 지었다. 비할 데 없이 굴욕적인 눈물이 슬기와 안수정 두 사람의 얼굴에 흘러내렸다. 이들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이들이 옷을 벗으려는 순간. “퍽______”안씨네 장원 대문이 누군가의 발에 차여 열렸다. 거센 바람이 덮쳐왔고 인기척이 커서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최재천의 얼굴에는 순식간에 웃음이 사라지고 대신 차가운 기운이 떠올랐다. 곧 입구에서 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당인준과 우윤식이 각각 양쪽에 서 있었다. 그리고 가운데서 하현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하현!?”슬기와 안수정은 모두 멍하니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하현이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최 도련님, 이 자가 바로 다루기 힘든 하현입니다!”“그의 옆에 있는 사람은 분명 천일 그룹의 부회장 우윤식 일겁니다!”“또 다른 한 사람은 누군지 모르겠습니다!”정옥수는 이때 굳은 얼굴로 재빨리 입을 열었고 자기도 모르게 몇
공애와 사람들이 이때 앞으로 나오더니 하현과 두 사람을 살기가 가득한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하현은 우윤식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윤식아, 가서 솜씨 좀 보여줄래?”우윤식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의 세발 고양이 솜씨는 회장님 앞에서 보여드리기에 부끄럽습니다.” 하현은 웃었고 당인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당인준은 칼자루를 잡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오더니 그의 카리스마로 공애와 두 사람을 굳게 만들었다. “세 분 같이 나오시죠.”당인준의 말은 공손했지만 오히려 최재천보다 더 날뛰는 기운이 있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3대 병왕을 상대로 이렇게 오만 방자하게 굴다니? 죽으려고 그러는 건가?“너 죽고 싶구나!”바국은 태국 무에타이를 수련해 항상 성질이 거칠고 급했다. 이때 그는 더할 나위 없이 화가 나 손발이 동시에 튀어나왔고, 동시에 그의 팔꿈치, 무릎 등에서도 엄청난 살상력이 깃들어 있었다. 소위 무에타이 8비(팔다리가 8개 달린 괴물)는 이런 경지를 말하는데 온몸에 공세가 아닌 것이 없고, 병기 아닌 것이없었다. 만약 평범한 군사라면 아마 이런 수법을 막을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짝______”공기 중에서 충격파 폭음이 끊임없이 전해졌고 바국의 속도는 극에 달했다. 분명 그는 당인준을 한 주먹에 압사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주먹 맞은 편에서 당인준은 칼자루를 누르고 있던 오른손을 갑자기 움직였다. 긴 칼이 칼집에서 나왔다가 다시 칼집으로 돌아오니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끝나 버렸다. 비록 섬나라 도술은 아니었지만 섬나라 도술 뺨치는 도술이었다. 단순해 보이는 칼이었지만 그 안에는 강직한 태양의 힘이 담겨 있었다. “푸흡______”곧 이어 바국의 오른쪽 주먹은 보이지 않는 실에 잘려나간 듯했다. “풉______”그는 미친 듯이 피를 뿜어댔고, 몸뚱이가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마지막으로 땅에 착지했을 때 무릎을 꿇었는데 미간에 붉은 줄
당인준은 평온한 기색으로 하현 곁으로 돌아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놈들도 괜찮네요. 우리 당도대 군사들 수준이에요.”하현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우윤식에게 훈련을 하라고 말했는데, 네가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썼구나.”우윤식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오랫동안 손을 쓰지 않았다. 꼭 졌으리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당인준 만큼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 사람은 마치 방금 살해당한 사람들이 최가 넷째 영감의 휘하에 있던 3대 병왕들이 아니라 길가의 고양이나 개였던 듯 웃고 떠들었다.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장내는 죽은 듯이 조용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이 결말은 모든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했다! 3대 병왕들은 모두 유라시아 전투에서 활보하며 살아남은 인물들이었다. 소위 텍사스 챔피언들도 이런 병왕들을 보면 길을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듣기로 이 3대 병왕들은 어느 누구라도 천군만마와 같아서 심지어 한 사람이 만 명을 상대한 전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이 지금 한 사람에게 가뿐하게 살해당한 것인가?정옥수는 이때 눈을 가늘게 뜨고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그는 이미 하현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곁에 이런 고수들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이런 솜씨로 볼 때 병부와 거의 관련이 있을 것이다. 하현은 남원 관청 고문이니 곁에 병부 사람들이 호위하는 것도 그럴 만 하다. 임해도 굳은 얼굴이었다. 그는 3대 병왕의 전력을 잘 알고 있었지만 3대 병왕은 이때 반격할 힘도 없었다. 그가 올라갔다면 아마 1분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제멋대로 날뛰던 최재천은 이때 온몸을 떨고 있었다. 방금 까지는 심하게 날뛰었지만, 지금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 “아니! 이럴 수가!”“넷째 영감님의 휘하에 있는 4대 병왕들은 최강인데! 어떻게 이렇게 질 수가 있지!?”최재천은 안색이 흉악해졌다. 멘탈이 붕괴된 느낌이었다. 이렇게 마
그는 안수정을 안흥섭의 곁으로 돌려 보았다. 이 감정계의 원로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흥분했다. 하현이 당부하며 말했다. “안씨 집안 사람들은 당분간 5성급 호텔에서 머무세요.”“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하현은 이번에 가장 큰 골칫거리가 최가 넷째 영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최가 넷째 영감이 아직 죽지 않았으니 이 모든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하현의 이 말을 듣고 안씨 집안 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라 벌벌 떨었다. 군중 속에서 하현을 바라보는 안수정의 눈빛은 이전과 같지 않았다. 이 남자는 훌륭할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목숨도 구했다. 만약 이 남자가 결정적인 순간에 오지 않았다면 안수정 자신은 어떻게 됐을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성격이 차가워 이때 고맙다는 말 말고는 무슨 말을 해야 좋을 지 알 수 없었다. 침묵 속에 천마디 말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슬기로 말할 것 같으면 가는 길에 이미 냉정을 되찾았다. 이때 그녀는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하 회장님, 이번에 상대는 회장님을 겨냥해 온 겁니다.”“저와 안수정 아가씨는 회장님을 상대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에요.”“다음 번엔 형수님을 겨냥할 확률이 높습니다.”하현은 잠시 침묵한 뒤 천천히 말했다. “걱정 마. 그들은 다시 손 쓸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거야.” 슬기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 안의 분위기는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슬기가 사는 곳에 도착하자 줄곧 말이 없던 슬기가 갑자기 조용히 말했다. “하 회장님, 또 저를 구해주셨네요. 제가 몸을 드려야 하지 않겠어요?”하현은 이상한 표정으로 슬기를 쳐다본 뒤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튕겼다. ……남원 최가 조상님 댁. 최가 넷째 영감은 마침 차를 끓이고 있었는데, 이것은 그의 수련의 일부분이었다. 도를 닦는 다는 것은 솔직히 말해 자연스럽게 자기 뜻대로 하면서 하는 것이지, 마냥 부들 방석위에 앉아
“넷째 영감님, 각오하셔야 해요!”한쪽 편에 서 있던 사람은 대구 정가의 정무성이었다. 이때 그의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는 끊임없이 떨렸고 얼굴빛은 극도로 안 좋았다. 최가 넷째 영감님과 정무성은 오래 전에 만난 적이 있었고, 두 분의 동의로 미국 최가와 대구 정가의 협력하게 된 것이다. 그는 눈 앞에 있는 관을 바라보며 원래 평온했던 얼굴이 이따금씩 일그러졌지만 좀처럼 관 뚜껑을 열지 않았다. 마침내 그의 뒤에 있던 방고가 손을 흔들며 관 뚜껑을 모두 열어 젖혔다. 임해, 최재천, 정옥수, 바국, 공애, 검우……이 여섯 명이 모두 말끔하게, 확실히 죽었다. “쿵!”자기 수양아들과 부하의 시체들을 보았을 때 최가 넷째 영감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이미 십여 년 동안 갇혀 지냈고, 임해와 이 병왕들은 줄곧 그의 곁에 함께 있어 그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그는 이들을 자기 아들처럼 여겼었다. 그런데 지금 이 사람들이 다 시체가 됐다니!?이 순간 최가 넷째 영감의 온화함은 사라지고 대신 미친듯한 살기가 번져 나왔다. 하지만 방고는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눈을 살짝 가늘게 떴고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러고 있는 그를 보니 더욱 위험해 보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머리카락이 곤두서게 했다. 이 순간 주변의 온도가 계속 떨어지면서 모두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사고가 났다! 다들 무서웠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남원은 더 이상 평화롭지 않을 것이다. 최가 넷째 영감은 분명 직접 나설 것이다. 최가 할머니는 이때 몸을 바들바들 떨며 나와 말했다. “넷째 영감님,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감님이 주인이시잖아요!”“만약 영감님이 아무 액션도 취하지 않으시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모두 죽을 거예요!”최가 사람들은 정말 무서웠다. 이때 그들도 하현이 하 고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후회된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끝없는 후회만 있을
최가 넷째 영감의 명령을 듣고 모두들 몸을 부르르 떨었다. 미국 최가의 교포들은 수년 째 대구, 연경, 금정 등지를 포함해 대하의 각지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남원 최가는 그들 중의 방계 가문일 뿐이었다. 지금 최가 넷째 영감은 화가 나 대하에 있는 모든 최가 사람들을 모이게 했고 힘과 비장의 카드를 꺼내도록 했다! 이런 실력이면 얼마나 공포스럽겠는가? 단 하루 만에 대하에 있는 모든 최가 사람들이 모였다! 흑과 백, 병부 관청, 비즈니스 계의 회색지대……미국 최가의 방계는 분명 각계각층에 널리 퍼져 있었다. 이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어떤 장면이 연출될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천일그룹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하 고문이 아무리 우격다짐을 한다 해도. 설마 그들이 이 거센 대세를 막아 설 수 있겠는가? 모두 이 일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투자 유치회 당일에는 컨벤션 센터에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모두 장례식장에 모여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은 단지 화풀이가 아니라 얼굴을 때리는 것이다. 동시에 모두에게 미국 최가의 실력을 뽐내는 것이다. ……남원의 울타리가 크지 않아 이 소식은 순식간에 남원을 거쳐 강남 전역에까지 퍼졌다. 불과 한 시간 안에 이뤄진 일이다. 상류층이나 길바닥 사람들을 막론하고 모두가 더할 나위 없이 충격을 받았다. 미국 최가가 얼마나 도도한지!이제 철저하게 손을 쓰는 구나! 그리고 미국 최가는 소위 대하에 있는 오른손과 비장의 카드를 거머쥐고 있는 대로 다 쓰기 시작했다. 이것은 넷째 영감이 화가 났다는 것을 방증할 뿐이다! 미국 텍사스 주에서 넷째 영감이 화가 났을 때 시체로 들판을 뒤덮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런데 지금 남원에서 넷째 영감이 화가 났다니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상상하기가 어렵다! 곧 대하 각지에서 최가 식구들이 남원을 향해 위풍당당하고 신속하게 집결했다. 미국 최가는 대하에 오랫동안 있었고 전에 최준과
이 말을 듣고 당인준은 살짝 놀랐다. 보아하니 대장이 이번에 나라를 위해 해충을 없애려고 하는 것 같았다. 단순히 미국 최가에게 겁을 주려고 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하에 미국 최가가 심어 놓은 악질분자들을 모두 뽑아내려는 것이다. 대장은 비록 병부에는 없지만 언제나 나라의 대의를 위해 행동한다. 지금 당인준은 감개무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쩐지 대하의 사령관이 계속 하현을 9대 병부의 대 장로로 초청하더라니. 하현은 또 변백범을 힐끗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기왕 대하 각지에서 길바닥 사람들이 많이 왔으니 네가 길바닥 왕으로서 가서 잘 접대하고, 이 사람들의 정체를 확실히 알아내.”“내가 원하던 사람들이 기왕 왔으니 가라고 할 필요 없지.”변백범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네!”우윤식은 옆에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 회장님, 최가 넷째 영감이 투자 유치회 당일을 장례식으로 만들려고 하는 동시에 남원의 모든 세력과 대 가문들을 전체 초청했습니다!”“또 다른 움직임이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그리고 회장님이 오랫동안 투자 유치회를 준비하셨는데 이 넷째 영감 때문에 하루 아침에 망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상관 없어. 상황이 나빠져도 그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최가 조상님 댁. 넷째 영감과 방고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있었다. 두 사람 앞에 높인 바둑판에는 흑백의 바둑알이 뒤섞여 있어 보기만 해도 눈이 어지러웠다. 넷째 영감은 하루 아침에 백발 노인이 된 것 같아 보였다. 전에 비해 얼마나 늙어 보이는 지 모른다. 방고는 무심한 모습으로 바둑판을 쳐다보며 마치 심취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넷째 영감인, 대하 경내에 있는 최가 방계들은 이미 거의 다 집결했습니다!”“13명의 관청에 재직중인 방계들은 아미 남원 관청에 가서 양정국과 얘기를 나눴어요! 그들은 이 일에 남원 관청이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어요!”“거기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어, 하 씨...”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탁!”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개자식!”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우후!”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