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일은 단상에서 한참 동안 격양된 목소리로 말한 뒤 마침내 연설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진행자는 마이크를 들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오늘 취임식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내빈 분들께서는 차례대로 돌아가 주시면 되겠습니다.”말이 돌아가는 것이지,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었다.일부분 사람들이 나간 뒤, 한 남성이 선물을 들고 단상에 올라 웃으며 진행자에게 말했다.“저는 강화중공업의 총지배인 민우입니다. 오늘 새로 오신 총책임자분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제가 작은 선물을 준비했으니, 그 분께 전달 부탁드립니다.”그가 상자를 열자, 안에는 10년 된 값진 인삼이 들어 있었다.사회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제가 잘 전달하겠습니다.”“정말 감사합니다.”민우가 내려가자, 두 번째 남성이 다시 올라가더니 하나 둘씩 그들의 ‘성의’를 사회자에게 주었고, 총책임자에게 전달할 것을 부탁했다.누구는 황금불을, 누구는 진주를, 누구는 스포츠카를, 모든 물건들이 하나 같이 값어치가 뛰어난 것들이었고, 가장 싼 게 천만원 단위였다.다른 사람들이 주는 물건을 보고 정계산은 식은땀을 흘리며 그의 선물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 창피함이 물 밀 듯 몰려왔다.조동은 바로 그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고, 그가 들고 있는 상자를 보자 궁금해하며 물었다.“정 어르신께서는 어떤 선물을 하십니까? 저한테 알려주시면 안 되나요?”“조금 있으면 알게 될 겁니다.”정계산이 머쓱해하며 말했다.“오, 정말 궁금하네요.”조동이 말을 하며 자신의 금색 상자를 꺼내 두드리며 다시 말했다.“그래도 전 어르신께서 뭘 선물하든 상관없습니다. 제가 준비한 이 선물과는 비교가 안 될 거거든요.”정계산이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대꾸하지 않았다.사람들이 거의 다 선물을 건넨 것을 보자 정계산은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 위로 올라갔다.“저기, 저는 정계산이라고 합니다. 총책임자님의 위임을 축하하며 제가 변변치 못한 선물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기쁘게 받
“네가 말해봐, 왜 이렇게 차이가 큰 거야?”“내가 봤을 땐, 고의로 먼저 허접한 걸로 밑밥을 깔아 놨다가, 다시 조동의 저 어마무시한 선물을 더 돋보이게 하려는 수법인거 같아.”“일리가 있어, 이번엔 완전 망한 듯.”조동은 득의양양한 얼굴을 한 채 열쇠를 도로 상자에 넣어 사회자에게 건네주었다.사회자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제일 가운데에 위치시켰다. 조동의 선물은 가장 작았지만, 그 선물의 값어치는 가장 꼭대기에 있었다.조동은 자리로 돌아와, 거만하게 다리를 꼬았다.“정 어르신, 제 선물 어떤가요?”정계산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하하하, 왜 그러십니까, 어르신께선 항상 저와 겨루기를 좋아하던 거 아니었나요?”“이번에도 저와 어떻게 겨룰지 지켜보죠. 하지만 제가 명백하게 알려드리는데, 이번에 돌아가면 저는 분명 부주임이 되어있을 거고, 당신은 빠르게 물러나게 될 겁니다.”“당신은 당신네 쓸모 없는 사위와 똑 같은 길을 걷는군요. 이런 말이 있죠? 한 길을 가는 사람이 아니면, 같은 집 대문을 드나들지 않는다고. 하하하하.”조동의 조롱을 듣고도 정계산은 한 마디의 반박도 할 수 없었다.그는, 처참히 패배한 것이다.인파 속.정몽연은 아빠가 이토록 수모를 겪는 걸 보고 화가 치밀어 올라 조동에게 뺨을 세게 갈기고 싶은 심정이었다.이 때, 강책이 그녀의 손을 붙들며 말했다.“화내지 않아도 돼.”“화내지 않아도 된다고?”정몽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저 쓰레기 같은 놈이 아빠한테 어떻게 대하는지 보고도 그래?”하지만 강책은 덤덤하게 대답했다.“내가 어릿광대의 공연을 보는 걸 좋아한다고 했던 말 아직도 기억해?”“무슨 뜻이야?”“간단해, 조동은 얼마 안 있어 벌벌 길거야.”정몽연은 의아해하며 물었다.“그 사람은 저택을 선물했고, 우리 아빠는 천원짜리 술 6병을 선물했어. 조동은 책임자의 환심을 살 거고, 계속해서 위로 올라갈 거야. 하지만 우리 아빠는? 이걸로 직장에서 잘릴 수도 있는 마당에 앞으로 어
정몽연은 반신반의하며 강책의 말을 별로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난 두 번 모두 정확히 그의 말 대로 되었기 때문에 기대해도 나쁠 건 없다고 생각했다.이 때, 목양일이 손을 뻗어 조동이 바친 열쇠를 집어 들었다.조동의 얼굴이 격양된 것을 볼 수 있었다.그는 속으로 기뻐하며 생각했다.‘양준 가게의 술을 좋아하는 건 그저 모양새에 불과해. 결국 내 호화 저택을 선택하지 않겠어? 난 아직 지지 않았다고.’목양일이 조동을 보며 말했다.“조 선생님, 이 열쇠는 조 선생님이 선물하신 건가요?”“그, 그렇습니다.”“음,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풍림단지는 그렇게 싼 편이 아닐 텐데요. 그 쪽에 있는 저택은 한 채당 가격이 20억 이상이라고 알고 있는데.”그러자 조동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비싸긴 하지만, 모두 값어치를 하죠. 이런 가격대의 집만이 총책임자분의 신분에 걸맞은 거 아니겠습니까!”목양일이 싸늘한 눈빛을 하며 고의로 물었다.“이 저택을 직접 구매하신 건가요?”“당연합니다.”“네? 그렇다면 조 선생님께 묻겠습니다, 시장 부서의 주 책임자이신데, 한 달 월급이 어떻게 되죠?”조동의 얼굴에 있던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지더니, 분위기가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는 다는 것을 느꼈다.“어……월급이라면, 매 월 150만원 정도 합니다.”“흠, 150만원이라. 그럼 배당금, 연말 보너스, 각종 복리후생까지 합치면 연 수입이 4천만원 정도 되겠네요?”조동은 들으면 들을수록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네, 맞습니다.”목양일은 고개를 살짝 휘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좀 이상하죠. 연 4천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사람이 어떻게 20억이 넘는 호화 별장을 살 수 있다는 거죠? 조동 선생님, 합당한 설명을 해 주실 수 있나요?”쿠궁!!!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다.사실 이 곳에 비리가 분명 있을 거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선물을 모두 하는 마당에 다들 알고 있어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큰 도련님?" 낯익은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강책이 천천히 고개를 들자 예전의 강씨 집안의 오래된 직원 정해 아저씨가 보였다.“정 아저씨."정해가 휘청휘청 다가와 꽃다발을 무덤 앞에 늘여 놓고서는 상자 속에서 돼지고기 요리 한그릇을 꺼냈다."둘째 도련님이 생전에 제일 좋아하셨던 게 바로 제가 만든 돼지고기 요리 였어요. 하지만 도련님이 이 늙은이 보다 한 발 앞서 갈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아직도 도련님이 떠났다는 게 믿기지 않고, 아직도 종종 도련님 꿈을 꿉니다.""큰 도련님, 저는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이 함께 자라는 걸 봐왔습니다. 제 마음속에 도련님들은 저의 가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전 정말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네요“말을 하는 정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강책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긴 한숨을 내쉬곤 말했다."강모의 죽음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정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내려놓으세요, 도련님. 지금의 침몽하이테크는 하유룡의 것이예요. 그리고 그의 뒤에는 전 시에서5위 안에 드는 천정그룹이 그의 뒤를 봐주고 있는데, 뭘 가지고 그들과 싸우겠습니까?"강책은 아무 말없이 조용히 강물만 바라보았다.잠시 뒤 그가 입을 열었다.“닷새 뒤면 강모의 생일입니다. 강모의 가는 길 체면을 살려줘야겠어요."그러자 정해가 자리르 박차고 일어서며 말했다. "어째서, 큰 도련님은 아직도 모르세요?“"뭘 말이요?"“닷새 뒤면 이곳이 전부 리모델링 될지도 모르는데 그때 가서 둘째 도련님이 편안하게 계시지 못하기 전에 빨리 무덤을 옮겨야 해요.”강책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정말 이 일을 알고 있지 않았다.정해가 말을 이어 나갔다."당초 하유룡은 이곳에 묘를 정했습니다. 얼마 쓰지도 않고 질질 끌 걸 예상하고 있었죠. 그 사람이 마음을 곱게 먹지 못하고 둘째 도련님의 묘를 파버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거예요.""감히!!!""큰 도련님,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얼른 무덤을 옮겨야 합니다. 더 늦으면 정말 손을 쓸 수가 없
황혼 무렵, 강책은 명원단지의 별장으로 돌아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장인 가족이 소파에 앉아 한 남자와 담소를 나누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강책이 돌아온 것을 보자, 소청이 강책을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책아, 이리로 오렴. 이 분은 옆집 조 아주머니의 아들 조덕성이란다. 몇 년 전에 유학을 떠났다가 오늘 막 돌아왔어.”조덕성이 강책을 향해 손을 뻗으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네, 안녕하세요.”강책이 조덕성과 악수를 하자, 그가 손에 힘을 쥔 것을 느꼈다.조덕성은 몸집이 크고 근육이 단단해, 보기만 해도 헬스장에서 꾸준히 몸을 키운 것을 알 수 있었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조덕성이 손을 움켜쥔 것을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었다.하지만......전장에서 몇 년동안 수라군신 신분이었던 그에게는 아무런 타격감이 없었다.강책 또한 힘을 더 크게 실었고, 조덕성의 손을 쇠집게처럼 단단히 집고 힘을 주자 뼈가 부러질 듯 딸깎, 딸각 하는 소리가 들렸다.“아~~”조덕성은 아픔을 꾹 참으며 놀란 듯 강책을 쳐다 보았고, 속으로 이 남자는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힘이 센 건지 생각했다.손을 놓자, 조덕성의 손은 이미 빨개져 있었다.두 사람이 자리에 앉았고, 조덕성은 손을 주무르며 말했다.“당신이 그 강책이군요? 서경에서 5년 동안 군 생활을 했다고 들었는데 맞나요?”“네.”“참, 이렇게 예쁜 아내를 두고 그렇게 오랫 동안 떠나 있다니.”강책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의 눈에선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이 때, 정몽연이 옷을 갈아입고 나왔고, 머리띠를 하고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젊음을 뽐내고 있었으며, 조덕성은 그녀에게 눈길을 뗄 수 없었다. 정몽연이 강책의 곁에 앉자 조덕성이 질투 어린 표정을 지었다.“내가 유학을 가서 몇 년 동안이나 몽연이를 못 봤네.”그가 고의적으로 말했다.그러자 정몽연이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거의 6년 정도 됐나?”“그래, 벌써 6년이나 됐지. 어렸을 떄 우리 자주 놀던 기억이 난다. 그 떄 네가
전화를 끊은 강책이 덤덤하게 말했다.“친구가 10분 이내로 물건을 가지고 온다고 하네요.”“휴……그래, 계속 그렇게 척을 해라. 거짓말도 정말 능숙하네.”그러면서 조동석이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만약에 당신이 오늘 다이아몬드 한 바구니를 가지고 온다면, 냐 머리를 꺼내서 네 전용의자를 만들어 줄게. 하지만 구해오지 못한다면, 넌 몽연이를 떠나야 할 거야.”정몽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너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야?”조동석이 강책을 보며 물었다.“어때? 남자답게 한 번 붙어보지 그래?”강책은 침묵했다.정몽연이 강책의 소매를 잡아 당기며 말했다.“그냥 무시해버려.”조동석은 강책이 말이 없는 걸 보자 더욱 거만하게 말했다.“하하,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무서운가 보지?”그러자 강책이 고개를 휘저으며 대답했다.“아니, 나는 그저 이런 사소한 일을 가지고 당신의 머리를 박살내 버리는게 좀 안됐다고 생각해서.”“하 무슨……”조동석이 벌떡 일어나 말했다.“강책, 제발 허세 좀 적당히 부리지? 빨리 내기를 받아들일지 말지나 말해.”“그래, 하겠어.”그러자 조동석이 웃어 보이며 이미 강책과 정몽연이 이혼하는 장면을 눈 앞에서 본 듯했다.그 때, 강책의 휴대폰이 울렸다.“물건이 도착했네요, 몇 분만 기다려 주세요.”그가 말을 마친 뒤 몸을 일으켜 밖을 나가려고 하자, 조동석이 뒤에서 소리쳤다.“어이, 우리 다 기다리고 있으니까,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말라고.”강책의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정몽연과 소청은 손에 땀을 쥐었다.다이아몬드 한 광주리?강책은 커녕 근처 보석상에서도 한 순간에 그런 양의 다이아몬드는 구해내지 못할 것이었다.이번 내기에서 지게 된다면, 정말로 둘은 이혼을 하는 것일까?얼마 뒤, 강책이 돌아왔다.그의 오른손에는 광주리가 들려 있었고, 위에는 붉은 천이 덮여 있었다.강책은 사람들 앞으로 다가가 찻상 위에 광주리를 올려놓고, 붉은 천을 벗기자 거위알 만한 다이아몬드들이 반짝이고 있었다.한 알 한
정계산이 충고하며 말했다. “정가 집안은 실력을 아주 중요시 여기지. 만약 너도 당문호 같은 신분을 가지거나, 네가 침몽 하이테크 아들이라면 내가 사람들한테 전화해서 장례식에 오라고 해주지.”“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너를 상대해줄 사람은 없어.” 강책고는 웃음을 지었다. 그건 그 사람들 사정이고, 전화를 하는 건 내 맘이야. 난 그냥 정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고 싶을 뿐이야.”“저런, 전화하고 싶으면 해.”강책은 강가 집안에 전화를 걸었다. – 정중 할아버지의 핸드폰 번호“여보세요? 누구세요?”“할아버지, 저에요, 강책.”정중은 잠시 망설였다. “강책? 무슨 일로 나한테 전화를 했니?”“5일 뒤에 동생 강모 생일 날 제사를 지내려고 하는데 오셨으면 해서요…”수화기 너머로 정적이 흘렀다.“강책아, 나는 늙은이가 아니면 정이 없다. 제사에는 안 갈 거다.”“왜요?”“네 동생이 어떻게 죽은 지 너도 잘 알 것이다. 빚을 지고 자살해서 언론에서는 매우 부정적이었지, 우리 정가는 지금 한창 좋을 시기라 네 동생 제사에 갔다가 혹시라도 언론사에 잡히면 정씨집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정운은 핑계를 대며 둘러댔다.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이유로 핑계를 대는 것도 신선하다.강책는 담담하게 말했다. “안 오시면 앞으로 저희 집안이랑 아무 관계없는 사이라고 생각할게요.”“뭐? 너 지금 나 협박하니?”“아니요. 저는 할아버지가 강씨 집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알겠다. 그럼 내가 똑똑히 알려 줄게. 우리는 네 집안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나중에 우리가 빚 갚아주는 일 없게 관계를 빨리 정리하는 게 좋겠다."정중은 말을 마치고 단호하게 전화를 끊었다.계산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말했잖아. 굳이 네 체면을 깎아 먹을 필요가 있니?”강책은 쓴 웃음을 지었다. “괜찮아. 큰 누나랑 매형한테 물어봐야지.”정몽연이 걸어왔다. “강책아, 너 언니랑 매형이랑 안 친하니까 내가 전화할게, 내가
눈 깜짝할 사이 5일이 지났다.정몽연은 아침 일찍 일어나 장례식에 가려고 검은색 정장을 차려 입었다.그녀가 방에서 나왔을 때 강책은 이미 집에 없었다. 전화도 받지 않아 의문이었다.거실로 나오니 아침밥이 차려져 있었다.정몽연은 의자에 앉아 강책이 차려 놓은 밥을 먹으며 그가 남긴 쪽지를 봤다. “10까지 데리러 갈게 -강책-”그녀는 쪽지를 보고 웃음을 지었다. “다정하네…”이때, 정계계산이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몽연아, 너 정말 강책 따라서 소란을 피우려는 거야?”정몽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왜 소란을 피우는 거예요? 강책이가 동생 장례식에 가면 안 돼요?”정계계산은 냉랭하게 말했다. “안된다고 한 게 아니다, 다만 모든 일은 때와 장소를 알아야지, 아침에 서안 해안이 완공돼서 강모의 무덤은 분명 없어졌을 거야. 강책이가 그걸 보면 많이 슬플 거야. 몽연아. 이번 일에 끼어들지 말아라, 자칫 잘못하면 일이 복잡해질 거야.”“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다 생각이 있어요.”정계산은은 한숨을 내쉬었다. “됐다, 아빠는 출근할 테니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라.”정계계산은 서류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가던 중 멈춰서 말했다."몽연아, 애초에 너를 강책이에게 시집보낸 건 아빠 잘못이다. 만약 강책이를 못믿겠고, 이혼하고 싶으면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아빠한테 말해. 아빠가 뭐든 도와 줄게.”정몽연은 어리둥절했다.물론 강책은 지금 가진 것이 아무거도 없다. 심지어 기본적인 생계유지도 힘들어 정가 집에 도움을 받아야한다. 다른 여자였으면 아마 이런 무능력한 사람을 남편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이혼은 가장 최선의 선택이다.하지만 정몽연은 강책이 그녀에게 한 약속, 그에 대한 믿음 그리고 요 며칠 그와 함께 있을 때 행복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녀는 강책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다.“아빠, 이혼은 생각 없어요, 아직까지는 계속 강책이랑 함께 하고싶어요.”정계계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 일은 잠시 접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