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가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선짓국이다. 젓가락으로 선짓국 안에 있는 선지를 집어 입안으로 넣었다. 도경수는 원래 음식을 넣자마자 뱉고, 강책에게 욕을 퍼부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선지를 꿀꺽 삼켰다. 맛이 나쁘지 않았다. 다시 선지를 집어 입 안으로 넣자 향기로운 냄새가 곳곳에 퍼졌다. 어느새 도경수는 자신의 ‘계획’ 을 모두 잊어버리고, 음식 먹기 바빴다. 그가 제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선짓국 한그릇을 다 먹은 상태였다. 하지만 한 그릇으로는 부족한 마음이 들었다. 그의 부하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굶은 사람처럼 음식을 허겁지겁 먹어댔다. 이미 그들의 ‘계획’은 잊혀진지 오래다."와,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 5성급 호텔 음식보다 더 맛있잖아.""저 길거리 사장들이 이런 음식을 만들어 낼 줄이야.""맛이 천상급이야.""이렇게 맛있는 건, 처음 먹어봐!"몇 시간 전만 해도 강책을 비웃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음식을 극찬하기 바빴다. 심지어 다음 번에도 식약식당을 찾아 올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도경수가 이제와서 음식 맛이 없다고 발뺌하는 건 어려웠다.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손님, 음식은 입에 맞으십니까?" 도경수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맛있다고 인정 하기 싫지만 또 맛없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강책에게 물었다."대체 어떻게 한 겁니까? 저 사람들은 그냥 길거리에서 음식 만드는 상인에 불과합니다, 근데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요?" 물고기자리가 웃음을 지었다."아직도 잘 모르시겠습니까. 조태경이랑 다른 사람들만 내쫓으면 식약식당이 망할 거라고 생각하신 모양인데, 틀렸습니다. 저희 강사장님만 있으시면 식당이 문을 닫는 일은 없습니다!"즉, 음식의 맛의 여부는 조태경 등 주방장들의 결정이 아닌 강책의 결정한다는 뜻이다. 그들은 강책이 식당에 없을 때 일반 손님들의 입맛을 맞춰주는 역할이고, 진상 또는 중요한 손님일 경우에는 모두 강책이 나서 해결했다. 도경수가 조태경
물고기자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진행하겠습니다."여기서도 강책의 능력이 또 한번 발휘되었다. 만약 일반 식당이었다면 도경수에게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강책도 ‘진정한’ 요리사가 아니기 때문에 솜씨 좋은 요리사가 필요했다. 물고기자리에게 구인 지시를 내린 것도 그 이유다. 지금 주방안에 있는 6명은 임시구인 했을 뿐이다. 한편, 밖으로 나온 도경수가 차에 올라타자마자 절뚝박이 비서 소헌에게 전화가 걸려왔다."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실패입니다."이어서 도경수는 일어났던 일들을 모두 알려주었다. 소헌은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화상 그룹이 어떻게 작은 식당도 처리하지 못하는 걸까."비서님, 저에게 시간을 좀 더 주세요. 또 다른 계획이 있습니다." "그래요? 그럼 하루 더 드리겠습니다. 성과가 있어야 할겁니다, 안 그러면 화상 그룹에서 짜르는 수밖에 없어요. 소용없는 무리는 화상 그룹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알겠지요?""네."통화가 끝났다. 도경수는 이를 꽉 깨물었다. 이때, 옆에 있던 부하가 물었다."형님, 또 다른 계획이라는 게 뭡니까." "우리가 뭐하는 사람이지? 매체 관리하는 사람들 이잖아. 별 탈없어도 우리가 조작하면 돼, 지금부터 식약식당의 불법행위를 만들어서 뉴스나 sns에 퍼뜨리게 하는 거야. 그럼 식약식당의 명성도 쉽게 떨어지겠지!" 미디어는 생각과 판단이 흐려지게 만든다. 만약 상대를 노리고 마녀사냥을 하게 된다면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식이 되고, 결국 미디어의 또 다른 ‘총’이 되어 버리고 만다. 이 세상에는 완벽한 건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점 한 가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도경수는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식약식당의 ‘불법행위 10가지’ 리스트를 지어내기 시작했다. 매 한가지 모두 작은 일에 불과했지만 일부로 과장해서 없던 사실까지도 만들었다. 곧이어 리스트를 작성이 끝나자 도경수는 매체 수단을 이용해 퍼뜨렸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말처럼 식약식당의 거
한편 식약식당 안. 물고기자리가 현 상황을 강책에게 보고하고 있다. 전달을 받는 도중에도 한 아줌마가 식당의 간판을 향해 계란, 토마토를 던졌다. 물고기자리가 화를 내며 말했다."조사한 결과, 방금 전 저희 식당을 찾아온 사람들은 미디어,매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두머리는 도경수, 예전에도 같은 방식으로 상인들을 괴롭혔다고 합니다. 게다가 도경수 무리는 화상그룹 소속이라고 밝혀졌습니다."역시 강책의 추측이 맞았다, 그는 헛웃음을 지었다. 화상그룹의 공격방식은 비천하기 그지 없다. 죄 뒤집어씌우기, 헐뜯기, 사람 절벽으로 내몰기, 인신공격하기 등등, 대기업이라는 이름에 전혀 맞지 않다. 비천한 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는 지 가늠할 수도 없다."도경수 무리를 처리할까요?"줄곧 예의를 차리던 물고기자리는 화가 나는 마음에 처음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강책이 손을 내저었다."아니야, 만약 도경수를 죽이면 식약식당이 불법행위를 했다는 소문에 증거가 될 거야. 어쩌면 살인했다고 손가락질까지 받을 수 있어." "그럼 계속해서 지켜 봐야 하는 겁니까."강책이 미소를 지었다. 손을 흔들자 물고기자리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강책은 자신의 계획을 귓속말로 속삭였다. 순간 물고기자리가 웃음을 터뜨렸다."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실행에 옮기겠습니다!" 강책은 침착하게 자리에 앉아있다, 이 싸움은 누가 더 더러운 지 대결하는 것 뿐이다. 한편, 도경수가 소헌에게 완성한 ‘업무’ 대해 보고 했다, 곧이어 핸드폰을 내려놓자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우리 활약이 효과가 좋았나봐, 지금 연산시 전체가 식약식당을 욕하고 있어. 강책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겠지?"부하 직원이 한명이 말했다."역시 형님이십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주작이긴 하지만 역시 형님의 잔머리는 이길 사람이 없습니다!"도경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칭찬인가. 이어서 부하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 다음은 강책한테 상
도경수가 호기심에 모니터를 들여다 보았다.화면에는 생방송이 진행되고 있었다, 생방송의 내용은.."응?"생방송의 잡힌 모습은 다름 아닌 도경수가 방금 전에 있었던 사무실이었다. 즉, 방금 전 그들의 식약식당에 대한 주작, 비난, 공격 등의 대화내용이 모두 생방송으로 송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매체에 종사했던 도경수도 변명거리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최신뉴스 소식을 눌렀다. 예상대로 입장이 역전되었다. 식약식당을 비난하던 분위기는 어느새 도경수를 향했다. 또 ‘좋은 사람’ 이 도경수와 부하들의 신분을 공개했다. 강책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강남구, 경성에서도 매체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대량의 매체를 이용하여 연산시쪽의 보도를 막을 수 있다. 순식간에 전세계사람들이 도경수의 악의적인 행동을 알게 되었다. 도경수는 그제서야 자신이 건드리면 안되는 사람을 건드렸다고 깨달았다."젠장!"도경수는 씩씩거리며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곳곳에서 카메라와 녹음기를 찾아냈다. 일이 끝난 줄 알았지만 사실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도경수와 그의 부하들이 어딜 가든 그들을 쫓아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었고, 심지어 화장실, 샤워, 잘 때까지도 생방송으로 송출되었다. 계속되는 감시카메라 때문에 도경수 무리들은 지쳐버렸다, 지나가는 사람만 보아도 모두 이상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들의 차, 거실, 화장실, 사무실에도 감시카메라와 녹음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기계를 뽑고 뽑아도 없어지지 않았다, 24시간, 360도의 감시카메라때문에 일은 물론 정상적인 생활도 불가능해졌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그들을 피하기 시작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말이 있듯이 도경수도 자신이 저지른 짓과 비슷한 ‘몰래카메라’를 통해 벌을 받은 것이다. 그는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결국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그들을 졸졸 따라다닐 수도 없을 터, 녹음기와 카메라를 찾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들은 마치 ‘트루먼쇼’
제일 먼저 초롱이와 도끼가 견디지 못하고 식약식당의 문 앞으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숙이며 사과했다. 다른 부하들도 머리를 바닥에 내리쳤다. 강책은 그들이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반성하고 있고, 지시를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공격을 멈추었다, 곧이어 도경수 부하직원들은 자유를 되찾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도경수는 끝까지 거만한 태도를 보였지만 12시간이 지나고 나서 결국 항복했다. 햇살이 좋은 아침, 도경수가 퉁퉁 부은 상태로 식약식당을 찾아왔다. 그는 감시카메라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멘붕상태에 빠진 것이었다. 도경수는 문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에게는 울 힘도 없었다."강사장님, 잘못했습니다. 제발 선처해주세요, 다시는 식약식당을 헐뜯는 일은 없을 겁니다."강책은 그제서야 식당 안에서 나왔다. 곧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한 도경수를 차갑게 바라보았다."당신이 그런 짓을 벌일 때 마다 상대의 입장은 고려해보셨습니까, 당신 때문에 가정이 파탄나고, 죽은 사람이 30명이 넘습니다. 모두 당신이 죽인것과 다름이 없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오랜 시간동안 화상그룹의 매체역할을 하면서 도경수는 자신이 가진 ‘연필’ 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헐뜯었다, 게다가 그가 쥔 ‘연필’ 은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강사장님, 제가 정말로 잘못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한번만 봐주세요,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정말입니까?" "네!" "좋습니다, 그럼 지금 경찰에 자수하세요. 당신이 지금까지 저지른 짓에 대해 전부 말하면 용서하겠습니다." "네?"도경수가 멈칫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자수한다면 적어도 10년동안은 감옥에서 썩어야 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화상그룹과 연관된 비리까지 밝히게 되면 더 큰 형벌을 받을 수 있다."강사장님..다른 걸로.." "아니요, 제가 바라는 건 자수 뿐입니다. 자수 안하시면, 영원히 생방송안에서 살게 되실 겁
"총수님, 도경수가 죽었습니다."물고기자리는 소식을 제일 먼저 강책에게 알렸다, 하지만 강책은 특별한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죄를 자수하러 가는 도중에 죽었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살인을 계획한 사람은 다름아닌 화상그룹 소속일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회사에 종사하면서 도경수가 장악하고 있는 비리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리고 자수를 하는 과정에서 화상그룹의 비리를 꺼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신태열 등 무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행동에 옮긴 것이다."사람을 죽인 걸 보면 신태열이 어지간히 급했나봐. 오늘 식당 주위에 보안요원이 많이 필요하겠어, 그 사람이 갑자기 포크레인 몰고 식당을 공격할 수도 있어."신태열의 성격이면 가능성이 없진 않다. 물고기자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보안에 인원 수 더 추가하겠습니다." 식약식당은 작지만 그곳이 연산시에서 강책이 머무를 수 있는 유일한 쉼터였다, 절대로 뺏길 수 없다. 두 사람의 대화가 오가는 도중, 방 안에 있는 벨이 울렸다. 1층에 위급상황이 일어났을 시에 직원들이 버튼을 눌러 강책에게 도움을 청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병원에 있는 시스템과 비슷하다. "일이 끊이질 않는구나."강책이 자리에서 일어나 1층으로 내려갔다, 신태열의 또 다른 부하가 찾아와 소란을 피우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다른 사람이 찾아온 것이다. 이때, 직원이 다가왔다."사장님, 손님 한분께서 사장님을 뵙고 싶어 합니다." "누구지?" "경극정파 최윤입니다."전국에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최윤은 최정상급 연예인이다. 뛰어난 외모와 가창력, 연기까지 가능한 만능엔터테이너이다, 게다가 스캔들이 단 한번도 난 적이 없었기에 24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남자들의 1위 이상형으로 뽑혔다. 최윤같은 슈퍼스타가 식약식당을 찾아 왔다는 건, 벨이 울릴만한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최윤이 강책을 만나려 하는 이유는 알지 못했다, 예전에 식당에 연예인들이 찾아와도 식사만 할 뿐 사장을 만
강책이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실망하셨나요?" "아니요, 그 반대입니다. 젊은 분과 더 말이 잘 통할 거라고 믿습니다."그리고 최윤은 직접 강책에게 커피를 따라주었다."드시죠." 강책은 자리에 앉아 각설탕 하나를 커피 안에 넣었다, 그는 씁쓸한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숟가락으로 커피를 몇 번 젓고나서 그녀에게 물었다."최선생님께서 저를 찾아오신 이유가 이 커피만은 아니겠지요?" 최윤이 웃음을 지었다."저한테 ‘선생’ 이라는 명칭은 과분합니다, 최윤이라고 불러주세요. 사실, 오늘 강사장님을 찾아뵌 이유는 다른 부탁이 있어서 입니다." 강책은 최윤같은 슈퍼스타가 고민이 있다는 것도 놀라울 뿐더러 처음보는 낯선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신기했다."어떤 부탁 말씀 하시는 겁니까? 도울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곧이어 최윤은 자신의 가방안에서 VIP카드를 강책에게 건넸다."오늘 저녁 8시, 연산시 문고당에서 제 연극이 있습니다. 이 카드는 입장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강사장님께서 제 연기를 봐주시는 동시에.." 최윤의 눈빛에 민망함이 비쳤다."동시에, 제가 무대에서 내려올 때까지 위험하지 않게 저의 안전을 보호해주셨으면 합니다."즉, 강책에게 자신의 보디가드가 되어달라는 뜻이다. 강책의 실력도 나쁘지 않지만 왜 하필 강책을 찾아 온 것일까, 최윤의 재력과 신분이라면 능력있는 보디가드를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 게다가 문고당은 연산시에서 보안이 제일 철저한 곳이라고 알려져있다, 어떻게 안전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심지어 두 사람은 만난 적도 없다, 하지만 최윤은 강책을 전적으로 믿고 있었다."강사장님, 제 부탁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위험하면 공연을 취소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이 공연은 저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합니다, 취소할 수 없어요." "왜죠? 위약금 때문인가요?" "아니요, 이 공연은 무조건 해야하는 공연입니다. 그 이유는 공연을 보고나시면 자연
강책은 룸 안에 덩그러니 앉아있다. 최윤이 건넨 카드를 보면서 그녀의 의도를 파악하려 애썼다. 이때, 물고기자리가 룸 안으로 들어왔다."총수님?" "들어와서 앉아."강책은 방금 전 일어난 일을 물고기 자리에게 알려 주었다, 곧이어 물고기 자리도 최윤의 목적에 대해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총수님, 최윤은 화상그룹 소속 배우입니다. 화상그룹의 영화 여주인공은 모두 저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그 덕에 회사에 돈을 많이 벌어다 준 걸로 알려집니다. 어쩌면 독안에 든 쥐 잡는 것처럼 저희를 처리하려는 계획일 수도 있습니다." 화상그룹이 도경수를 무차별하게 죽인 행동으로 보아 함정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독안에 든 쥐라면 너가 쥐 인거야, 내가 쥐인거야?" 물고기자리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아, 그뜻이 아닙니다."강책이 살짝 미소를 짓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처음부터 우리를 속일 거라면 왜 하필 최윤을 불렀을 까, 최윤은 나랑 전혀 친분이 없어. 게다가 상대는 화상그룹 전문 소속 배우야, 오히려 신태열이 꺼려하지 않았겠어?" "네, 맞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저녁 공연은 정말 신태열이 짜놓은 함정 일까요 아니면 최윤이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요?" 강책은 커피를 다 마셨다."진상은 저녁이 되서야 알게 되겠지, 사자자리랑 황소자리까지 불러서 같이 가자고." "세 명이나 필요하신 겁니까?"황금 십이궁 3명 출동 지시로 보아 높은 난이도가 예상된다, 게다가 사자자리와 황소자리의 능력은 전투력이 필요한 장소에서 빛을 발휘한다, 강책은 매번 대다수의 적과 상대해야 할때는 두 사람을 출동시켰다."정말로 그 여자의 말에 동의하시는 겁니까,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너네들을 데리고 가는 건 그저 최윤을 보호하기 위해서야, 이미 상대랑 약속까지 다 했어. 만약 위험한 상황에서 지켜내지 못하면 그건 내 얼굴에 먹칠하는 셈이지."..한편, 화상그룹 회장 사무실 안.소헌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의기소침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