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에서 나와 서재로 돌아온 도영승은 문을 나가려던 할 때, 문득 뒤를 돌아보니 책상 위에 있던 찻잔이 움직인 흔적이 있었다. ‘어?’도영승이 책상 앞으로 가서 확인해 보니 찻잔이 움직인 것이 분명했다. 찻잔의 미세한 위치 변화는 도영승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서재는 도영승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한다. 그런데 왜 찻잔이 움직인 흔적이 있는 걸까?누군가 도영승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몰래 들어왔다가 실수로 찻잔을 건드린 것이다. 도대체 누구일까?별장의 보안은 외부인이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다. 별장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집사와 도국영뿐이다. 집사는 서재에 들어갈 이유가 없기 때문에 절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의심할 사람은 도국영이다. “이 토끼 같은 새끼, 끝내 못 참고 서재를 들어와?”도국영은 차갑게 웃으며 CCTV를 확인했지만 오후 3시가 넘었을 때 약 3분가량 먹통이었다. 먹통이네?고장 난 건가?그럴 리 없다. 분명히 누군가 조작한 것이다. 도국영은 부하 중에 실력이 가장 좋은 해커 김병찬이 있다. CCTV를 3분 동안 차단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다. 문제는 도국영은 3분 동안 서재에서 뭘 한 걸까?사실 도영승은 이미 짐작이 갔다. 도국영은 3분 동안 서재를 샅샅이 뒤져 도영승의 허점을 찾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도국영은 어떻게 지하방의 존재를 손쉽게 찾았을까?도국영이 지하방을 발견했다면 지금처럼 조용하진 않았을 것이다. 도영승은 자리에 앉아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좋아, 다들 나한테 맞서는 거지? 도국영, 넌 내 친손자야. 내가 없으면 네가 도가 집안을 물려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감히 나를 이렇게 배신해? 네가 내 옆에 오랜 시간 있었는데 네 속셈을 내가 모를 줄 알아? 난 너를 폭로하고 싶지 않아. 단지 네가 개과천선하기를 바랄 뿐이야. 네가 이렇게 고집이 센 줄 누가 알았겠어? 너랑 강책이 원하는 건 내 목숨이야.” 도영승은 담배 한 대를 다 피웠다. 그리고 또
도국영은 어현에게 말했다. “어머니, 저 오늘 뭔가 발견했어요.”“응? 뭘 발견해?”도국영은 자리에 앉에 차를 마시며 말했다. “이전에 제가 말하지 않았어요? 아버지가 요즘 저를 서재로 자주 데리고 갔잖아요. 그런데 그 서재에 CCTV와 도청장치가 설치돼 있어요.”어현은 말했다. “그러니까, 뭔가 의심스러워. 아들아, 우리는 교활한 도영승과 싸우지 않을 거니까 그냥 신경 쓰지 마.” “어머니, 조급해 하지 마시고 일단 제 말 좀 들어보세요.”잠시 후, 도국영은 계속해서 말했다. “저는 지금까지 미친 척하고 할아버지를 도와줬어요. 다 아버지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 아닌가요? 저는 아버지가 죽었다는 말 절대 믿지 않아요. 아버지는 틀림없이 할아버지 손안에 있을 거예요.”어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뭐 어쩔 셈인데? 증거 있어? 아버지를 찾을 수 있어?”도국영은 말했다. “곧 찾을 수 있어요. 오늘 해커 김병찬한테 할아버지 서재에 있는 CCTV 해킹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집에 없을 때 몰래 서재에 들어가서 확인해 봤어요. 그런데 글쎄 서재에 비밀의 문이 하나 더 있었어요! 제 생각에는 그 비밀의 문에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아요. 어쩌면 아버지와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요.”깜짝 놀란 어현은 도국영에게 물었다. “비밀의 문? 봤어?”“들어가려고 했는데 비밀번호가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너무 빠듯해서 못 들어갔어요.”도국영은 웃으며 말했다. “어머니, 걱정 마세요. 비밀의 문 데이터를 이미 김병찬한테 보냈으니 금방 해독할 거예요. 다음에 비밀의 문 들어가갈 때는 비밀번호를 알 수 있을 거예요. 곧 아버지와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어현은 마음이 매우 복잡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남편을 되찾고 싶기도 했다. 그 해 그 사건 이후 어현의 남편이 실종되었을 때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고 했다. 하지만 어현과 도국영은 도영승이 도성일을 가뒀다고 생각했다.도국영은 요 몇 년 동안 미친 척하고 치욕스러움을 참으며 도영승을 도왔다.
모리 하이테크, 강책과 정단 그리고 물병은 결전에 관한 문제를 상의하고 있었다. 지금 강가 집안과 조가 집안과 이미 연합한 상태이다. 이제는 남은 일은 세 집안이 손을 잡고 도가 집안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는 것이다. 강책은 이에 대한 자세한 계획이 필요하다. 이때, 양자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강책은 양자리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신랑이 신부를 잘 모시고 있어야지 여긴 왜 왔어?”양자리는 곤란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놀리지 마세요. 결혼했지만 일은 놓칠 수 없죠. 게다가 지금 도가 집안과 싸워야 하는 제일 중요한 시기잖아요. 회장님께 드릴 정보가 아주 많습니다.”강책은 양자리에게 물었다. “신부님도 동의했어?”양자리는 말했다. “당연하죠. 보라 씨는 시시콜콜 따지는 여자가 아니에요.”강책과 물병은 서로 쳐다보며 웃었다. 양자리는 강책에게 다가가 말했다. “회장님께 전해드릴 중요한 정보가 있어요.”“뭔데?”“도국영과 관련된 겁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도국영의 아버지 도성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도성일?강책은 도성일의 이름을 들어본 것 같았다. 도성일은 경성에서 아주 희귀한 천재였는데 갑자기 사라졌다는 소문이 있었다.강책과 도성일은 친척이라고 할 수 있다. 강책은 양자리에게 물었다. “도성일이 누구야?”양자리는 말했다. “도영승은 도국영의 아버지, 도영승의 아들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천재여서 한 번 배우면 모든 습득했어요. 게다가 정의로운 마음으로 젊은 나이에 경성의 10대 청년이 되었어요. 그 당시 모든 사람들은 도가 집안에 이렇게 대단한 젊은이가 나왔다고 엄청 부러워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 젊은이가 반드시 도가 집안의 후계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정말 승승장구했어요. 도가 집안의 뛰어난 업무 능력과 인품은 많은 사람들이게 큰 사랑을 받으며, 도영승을 후계자로 키웠어요. 이렇게 모든 것이 문제없어 보였죠.”강책은 예상했던 이야기를 듣고 미소를 지었다. 도영승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교활한 여우
당시 도성일과 도영승은 비즈니스 문제 때문에 매일 크게 싸웠다. 결국 도영승은 도성일을 집에 가둬놓고 아무 데도 나가지 못하게 했다. 인수 사건 이후 도성일은 회사에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직원들은 도성일에게 등을 돌린 상태였다. 도성일은 도영승에게 이 사건뿐만 아니라 더 많은 비정상적인 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도가 집안의 오늘날 명예는 많은 회사의 피를 빨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도가 집안은 흡혈귀다!이 사실을 모두 알게 된 도성일은 매우 절망적이었다. 한때 도가 집안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도성일은 이제는 도가 집안이 매우 수치스럽게 느껴졌다. 도성일은 매일 밤 술로 지새우며 늘 울적했었다. 결국 도성일은 도영승과 도가 집안을 배신하기로 큰 결심을 했다. 도성일은 은밀히 업계 최고의 회사에 연락하여 도가 집안의 핵심기술을 훔쳐 알려주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업계 최고의 회사는 집안의 기술을 모두 공개했다. 기술이 공개되면 도가 집안은 기술 장벽이 없는 평범한 회사가 될 것이며, 더 이상 다른 회사를 착취할 수 없다. 이것은 매우 순진한 생각이다. 교활한 도영승이 과연 도성일이 자신을 배신하도록 내버려 둘까?도성일이 업계 최고의 회사와 만나기로 약속한 바로 그날 밤, 도가 집안의 회사 사무실에 불이 나서 사무실 전체가 불에 타버렸다. 당시 많은 사람이 화재로 생명을 잃었다. 게다가 당시 도성일이 있던 사무실에서 화재가 났었다. 화재 진압 후, 도영승은 도성일을 구출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도성일의 그림자조차 찾지 못했다. 사람들은 모두 도성일이 이미 불에 타 죽었다고 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도성일은 찾았지만 도영승이 이 기회를 틈 타 도성일을 가둬놓았기 때문에 도성일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도가 집안 회사에 불이 난 이후에 도성일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경찰 또한 도성일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그
도가 집안 별장, 도국영과 도영승은 함께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지만 속으로는 서로를 경계했다. 보통 사람은 두 사람처럼 연기하지 못할 것이다. 도영승은 차를 마시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강책이 이미 조가, 강가 집안과 손을 잡았어. 세 집안이 서로 의기투합하여 우리를 상대하니...위험해!”도국영은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치며 말했다. “할아버지, 뭐가 걱정이에요? 세 집안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절대 도가 집안의 적이 될 수 없어요. 도가 집안이 경성에서 가장 부자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그렇긴 해도 경계를 풀어서는 안 돼.” 도영승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도국영을 쳐다봤다. 잠시 후, 도영승은 도영승이 깜짝 놀랄만한 말을 했다. “국영아, 사람들이 성일이는 죽은 게 아니라 내가 가뒀다는 말을 하던데. 너도 이런 소문이 있는 거 알고 있었니?”도국영의 얼굴은 창백해졌다.이게 무슨 뜻이지?패를 내보이는 건가?도국영은 침을 삼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얼굴을 붉히며 소리치며 말했다. “어떤 자식이 그런 쓸데없는 루머를 퍼뜨리고 다녀요? 할아버지, 누군지 저한테 말씀해 보세요. 제가 죽여버릴게요!”도국영은 웃으며 말했다. “국영아, 진정하고 앉아. 그런 뜻이 아니야. 이런 루머는 항상 있었어. 너한테 루머를 퍼뜨린 사람을 죽이라는 게 아니라, 이 루머를 이용해서 강책을 처리하려는 거야.”“네?”도국영은 어리둥절했다. 도국영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도영승을 쳐다봤다. 도국영은 도영승이 무슨 의도인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도영승은 계속해서 말했다. “국영아, 고육책이라고 아니?”“네, 알아요. 황개를 죽이고, 한 사람씩 처리하는 거죠.”“맞아. 국영아, 할아버지도 너랑 같이 고육책을 쓰고 싶단다.”“어떻게요?”“아주 간단해. 네가 강책을 찾아가서 강책을 돕는 척하는 거야. 그 이유는 바로 내가 네 아버지를 가뒀다는 헛소문 때문이지.”도국영은 손에 땀이 났다. 도영승, 도대체 무슨 꿍꿍이지?사
“회장님의 의도를 아직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도련님이 그렇다고 강책과 손을 잡으실 분은 아니지만, 도련님과 강책은 저희를 노리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만약 도련님께서 강책에게 중요한 정보라도 넘기신다면 저희가 위험해요.” 도영승이 답했다.“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 가?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을 수 있는 기회야! 따라오는 대가는 당연한거야.” 집사가 도영승을 지그시 바라보고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정말로 공격하실 생각이십니까? 회장님께서 직접 가두신 아드님을 제외하면 도국영과 강책 두 손자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만약 회장님의 계획대로라면 가족 사이를 절연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요?” 도영승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하늘의 뜻은 거역할 수가 없어. 그리고 난 내가 당하는 꼴은 못봐! 내 아들, 내 손자도 예외는 없어. 아무리 절연을 하게 된다고 해도, 아무리 도가 집안의 친 후계자가 없다고 해도 난 상관없다네. 내가 말 잘 듣는 양아들을 키우면 되는 것 아닌가?” 그의 말을 들은 집사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도영승과 함께 지내온 시간이 있기에 그가 가족들과 ‘절연’ 은 막고 싶었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한편, 도국영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무언가 숨기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의 어머니 어현이 다가와 물었다.“아들아,무슨 일 있니? 그 늙은이가 또 너한테 무슨 짓 했어?” 도국영이 한숨을 내쉬었다.“어머니, 이번에 그 늙은이가 저한테 비장의 무기를 줬어요. 뭔지 아세요?” “뭔데?” “저보고 강책한테 빌붙는 척을 하라고 했어요.” “뭐? 노인네 이상한 약 먹은 거 아니야? 왜 갑자기 너보고 강책이랑 손 잡으라고 떠넘기는 거야?” 도국영이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것 뿐만 아니에요. 빌붙을 때 그 이유를 자신이 아버지를 가둬두었다고 말하라고 했어요.” 어현은 순간 멈칫했다. 도국영의 아버지에 관한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입 밖으로 꺼낸 사람은 단 한
그 다음 날 아침.강책에게 깜짝 놀랄 소식 하나가 전해져 나왔다. 다름 아닌 도국영의 방문 이였다. 강책은 사무실에 남아 양자리,물병과 함께 도가집안을 상대할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그는 도국영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도국영은 누군가에게 들키면 안되는 것처럼 변장을 했다.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끼고는 몸을 숨길 수 있는 코트를 입었다. 그리고 여성용 분홍색 차를 타고 온 것이다. 강책은 도국영의 의도를 전혀 파악 할 수 없었다. 양자리가 “말씀 나누시겠습니까?” 라며 물었다.“그래, 그렇긴 해야지. 저런 꼴을 하고 왔는 데 지나치면 섭섭하지.” 이어서 강책은 의심을 가득 품은 채로 회의실로 들어갔다. 두 사람 사이는 좋지 않았기에 어색한 분위기만 흐를 뿐이였다. 강책도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때, 도국영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제가 온 건 아무도 모르겠죠?” 강책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네, 아무도 모를 겁니다. 왜 몸을 꽁꽁 싸매고 저희 모리 하이테크에 오셨습니까?” 강책은 바로 그에게 물었다. 이어서 도국영은 주위를 살피고는 심호흡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오늘 갑작스럽게 찾아 온 이유는 그쪽이랑 손을 잡고 싶어서에요. 같이 도영승을 공격하기 위해서 말이죠!” 도국영의 갑작스런 말을 믿는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그의 말을 들은 강책은 깜짝 놀랐다. “도국영 도련님께서는 도영승의 친손자 되시는 분 아닙니까? 장차 도가집안의 가주가 되실 몸인데, 제가 어떻게 도련님 말씀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도국영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속이지 않았어요. 저는 정말로 그쪽이랑 손잡기 위해서 찾아 온 겁니다. 그래요, 믿기지 않겠죠. 하지만 저도 이유가 있어요.” “이유가 무엇 입니까?” “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에요!” “네?” “사실, 제가 도영승의 지시대로 행동한 건 그 사람이 제 할아버지여서가 아니에요. 그 사람은 제 아버지를 가두고 있어요. 지금까지도 저
강책은 의심할 수 있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기에 그를 믿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바로 일에 들어가지는 않았다.“도련님의 그 간절함은 저도 알고있는 바 입니다. 하지만 도련님과 도영승의 사이가 결코 얕지 않은 것 처럼, 저와 생긴 불미스러운 일들도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도련님을 믿는 건 확실하지만 쉽게 저희 쪽에 들어 오게 할 수는 없습니다.” 도국영이 답했다.“저도 알아요. 그건 기대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걱정마세요. 제가 문서라도 작성해 드리겠습니다.” “문서라니요?” “금방 아시게 될 겁니다. 그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도국영은 자신의 말을 끝내고는 다시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가 자리를 뜨고 나서야 양자리와 물병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도 강책처럼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믿기 어렵다고 답했다. “제일 중요한 시기입니다. 제가 보기에 도국영을 저희 편에 넣는 건 위험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요. 지금 저희는 아무 일이 생기면 안됩니다.” 하지만 물병은 양자리와 다른 반응이였다. “하지만 저는 도국영을 저희 편에 세우는 게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만약 정말로 저희와 같이 일하게 된다면 도영승을 상대하는 게 더 쉽지 않겠습니까. 거짓으로 빌 붙는다고 해도 저희도 방어를 취하면서 적절히 이용하자는 뜻입니다. 게다가 도국영이 진심 이던 아니던 저희는 손해 볼 것이 없습니다. 위험이 클 뿐, 준비하면 되지 않습니까.” 두 사람의 의견 모두 맞는 말이였다. 마지막 결정권은 강책에게 있다. 이어서 강책은 턱을 쓰다듬고는 도국영이 방금 전 내뱉었던 말과 그의 표정을 다시 회상했다.“도국영은 분명히 도영승을 처리하고 싶을 거라고 믿어.” 강책의 말에 양자리와 물병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때, 강책이 다시 말을 이었다.“도영승을 처리하고 싶은 거랑 나한테 빌 붙고 싶은 거랑은 목적이 다를 수 있어. 도국영의 성격, 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