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조가 집안 별장 안.조해인은 목재 가구에 앉아 실눈을 뜨며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다. 누군가의 단호한 거절을 받는 건 처음있는 일이였다. 있다고 해도 항상 친절한 말투로 그를 거절했으며, 경성의 큰 집안의 급 사람만이 가능했다. 하지만 강남구의 총책임자라는 낮은 신분이 그의 체면을 구긴 것이였다. 강책이 수라군신이라는 타이틀과 높은 위치의 신분이라고 해도 경성의 사람이 아닌 외부인으로, 아무리 경성의 작은 신분도 그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게다가 조해인은 직접 강책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이런 꼴을 당했기에 더욱 어이가 없었다. 옆에 있던 집사가 다가와 “도련님, 제가 강남구에 한번 방문해볼까요?” 라며 물었다. 조해인은 허공에 손을 휘젓고는 “아니요, 도착하시기도 전에 박아진이 다 털어놓았을 겁니다. 게다가 저희 조가집안에 큰 문제는 일으키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되면 강남구에 있는 조가의 세력을 싹다 없애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총책임자 따위가 조가를 건들다니 어이가 없네요.” 라며 답했다. ‘복수’ 라는 의미가 담겨 있진 않았지만 조해인의 마음 깊숙 곳에서는 강책을 이미 복수 리스트 안에 적어버린 뒤였다. 꼭 기회를 노려 강책을 벼랑 끝까지 내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전화기를 내려놓았다.“강남구는 일단 뒤로 하고, 제일 중요한 일 부터 처리하도록 합시다. 오영감 쪽은 어떻게 됬나요?” 집사가 답했다.“그쪽에서는 저희의 도움을 더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정식으로 자리에 참가하시길 바라고 있고요.”“허허, 꿈도 꾸지 말라고 말씀해주세요! 뒤에서 몰래 도와준 것만으로도 무릎 꿇어서 감사해도 모자랄 판이라고요! 오영감을 도와 줄 사람은 저희 조가 외엔 없을 겁니다. 이번 만난 상대는 절대로 평범한 상대가 아니니까요.” “오영감의 적은 곧 저희의 적 아닙니까? 제 생각엔 오영감 쪽을 더 크게 키워서 저희의 적 까지 모두 처리해주는 방식이 좀 더 빠르다고 봅니다.” 조해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돼
강남구, 조가 별장 안.박아진, 정홍민, 정자옥은 모두 체포되었다. 조가 별장은 임시 사용으로 쓰이고 있다. 강책은 소파에 에이스 임원 무리들이 의자에 앉아있다. 그 모습은 마치 강남구의 중요 임원들의 회의가 아니라 초등학교 교장이 학생들을 불러 학급 회의는 것 처럼 보였다. 우스꽝스러웠지만 모두의 얼굴에는 엄숙한 표정이 가득했다. 강책은 돌아 말하지 않고 바로 폭탄적인 발언을 던졌다.”오늘 모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말씀 드릴 일이 있어서 부른 겁니다. 저는 이제 곧 퇴임합니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강책의 갑작스런 발언에 모두들 놀라는 눈치였다. 총책임자의 자리를 노리려고 하는 사람은 많았으나, 주동적으로 자리를 포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강책은 세상의 비난질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였다.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 강책의 주도아래 강남구는 큰 발전을 이루었다. 경제 뿐만 아닌, 글로벌한 회사들을 창조해내기도 했으며 강남구의 중요한 경쟁력까지 높였다. 특히, 성북땅 프로젝트를 통해 강남구를 여행 도시 1위의 타이틀에 올려주기 까지 했다. 이런 성과들 덕분에 모두 강책을 믿고 시종일관 그의 의견을 존중하며 따랐다. 조해인을 거절하는 장면에서 모두들 강책에 또 한번 더 존경심을 느꼈었다. 하필 이런 순간에 퇴임을 한다는 그의 말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총책임자님, 왜 퇴임하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혹시 다른 구역으로 가시는 건가요?”“서경으로 돌아가시려는 겁니까?”“가족 중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 겁니까? 총책임자님께서 직접 가셔야 하는 겁니까?” 모두들 의견이 분분했다. 강책은 손을 휘저으며 답했다.“아닙니다, 그런 거 아니에요. 퇴임하는 이유는 이제 모든 걸 내려놓고, 마음 편히 가족들과 놀러도 다니고, 쉬고 싶어서 내린 결정입니다.” 그의 답에도 모두들 믿지 않는 표정이였다. 강책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그리고 모이라고 한 또 다른 이유는 여러분들께 제 퇴임을 위해서 준비
오후 8시, 정가건물 회의실 안.해가 떨어져 어둑한 시간에도 정가의 회의실 안은 사람이 가득했다. 다른 것이 아닌 정가의 가주 정홍민이 잡혔다는 것에 모두들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고민에 빠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정자옥까지 잡혔으며 정가의 기둥이 사라져 정용제조가 파산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임원들은 모두 같은 마음으로 회의에서 어떻게 정홍민을 빼낼 것인지에 대해 의논을 펼쳤다. 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정홍민이 대체 무슨 ‘죄’ 로 들어갔는 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회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회의실의 문이 열리고 낯익은 얼굴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정중, 정봉성, 정몽연 그리고 강책이 등장한 것이다! 정중은 아무렇지 않게 들어와 가주의 자리에 앉아서는 주변을 시큰둥하게 둘러보았다.“저녁에 무슨 회의를 열겠다고 사람을 불러?” 부회장이 입을 열었다.“어르신도 알고 계실 거라고 믿습니다. 지금, 회장님께서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찰에 붙잡혀서 나오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해야 빼낼 수 있을 지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회의를 마련했습니다. 일이 커지게 되면 저희 정용제조에 큰 타격이 생길 겁니다.” 정중은 코웃음을 쳤다.“논의? 정홍민은 못 빠져 나올 겁니다.” “어르신, 회장님은 어르신의 친손자입니다. 이럴 때는 온 힘을 도와주셔야 하지 않습니까?” 회의 안 모든 사람들은 정홍민의 오래된 임원이였기에 정홍민이 붙잡히게 되면 정중이 첫번째로 올라와 정가 가주의 자리를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그들의 이익은 곧 정홍민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정홍민이 돌아오기 전에 가주의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정중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왜요, 이렇게 라도 정홍민 자리를 지키고 싶으신 가 봅니다.” 라고 말했다. 부회장이 “당연하지요, 회장님 자리는 누구라도 차지 할 수 없는 자리이며, 이사회 전체에서도 정홍민 회장님의 위치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설령 지금 붙잡히셨다고 해도 이 기회를 틈타 올라오려는 임원은 감히 없을
정몽연은 옆에서 코웃음을 쳤다. 이런 사람들을 눈 앞에서 보자니 역겨울 따름이였다. 정중은 다시 한번 더 이사회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다른 직원들은 모르겠으나, 이사회의 사람들은 분명히 연관이 있는 것 처럼 보이는 데요? 이렇게나 정홍민을 지지 하는데, 뒤에서 총책임자를 살해하겠다는 정홍민을 도와주었을 수도 있는 일 아닙니까?” 펑-소리가 나고 이사회의 대표가 벌떡 일어나더니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어,어르신, 이, 이렇게 마음대로 추측하시면, 안, 안됩니다! 저희는 정홍민과 사,사이가 나쁘지 않지만 총책임자의 살인계획은 한,한번도 연루된 적이 없어요!” 정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연루된 적이 있든 없든, 그건 제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요. 지금 당장 경찰을 불러 조사를 하면 되는 일 아닙니까?” 이사회 대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번 총책임자 살인에 협조하지 않았지만, 정홍민과 함께 나쁜 짓을 했던 것은 사실이였기 때문이였다. 이때, 모든 이사회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르신, 사실 이사회 사람들 모두가 정홍민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네, 맞습니다. 대표는 그렇다고 해도, 정홍민에 대해 반감을 표하는 사람도 많습니다.”“어르신이 회사를 운영할 때가 더 그립습니다!” 이사회 사람들 모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한치의 고민도 없이 이사회의 대표를 팔아넘겼다. 자신을 위해 친구도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 분명했다. 그들의 반응에 이사회 대표는 창백하다 못해 하얗게 질버렸다. 처음에 정홍민을 지지하고 옹호하던 사람들은 1명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대표는 울먹거리며 “어르신, 방금 전 제 말은 잊어주세요. 경찰에 신고는 하지 말아주세요. 사실 저도 정홍민이 회장 자리에 오르고 나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역시 회장 자리는 어르신이 맡는 게 제일 좋다고 봅니다.” 라고 말했다. 남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이 바로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했다. 정중은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핸드폰을 내
그의 말이 끝난 뒤, 현장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맞는 말이였다. 사실, 정봉성이 근래에 이뤄낸 업적들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정부에서까지 인정을 받은 성북 땅 프로젝트는 강남구의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강책의 말처럼, 지금의 정봉성은 강남구의 ‘유명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모두들 색안경을 버리고 새로운 ‘안경’으로 정봉성을 평가하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그들은 강책을 더 감탄했다. 강책의 능력과 힘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지금이라도 나서서 회장의 자리를 노린다면 충분히 뺏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정봉성을 도와 나서서 말을 해준 것이다. 일반인들이 가질 수 있는 아량의 수준이 아니였다. 정봉성은 강책의 발언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도 강책이 왜 한몸 바쳐서 자신을 도와주는 지 이해가 되진 않았지만, 그의 진심어린 행동에 무엇이 진정한 ‘남자’ 인지를 알 수 있었다! 이어서 강책이 계속해서 말했다.“정봉성의 인계에 동의하시는 분들은 손을 들어 주십시오.” 강책이 제일 먼저 손을 들었고, 그 뒤로 정몽연, 정중이 손을 들었다. 이어서 남은 사람들은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손을 들었으며, 이사회 사람들은 흘러가는 상황을 살피고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들었다. 모든 사람들의 동의하에 정봉성이 그 다음 회장 자리를 맡게 되었다.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들려오고, 정봉성은 벅찬 마음에 눈물을 글썽거렸다. 회장의 자리를 바로 눈앞에서 정홍민에게 빼앗기고 다시는 찾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지만, 짧은 시간내에 그의 손에 다시 회장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정봉성은 되찾은 그것의 ‘가치’를 똑똑히 알 수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여러분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실망시켜드리는 일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박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정중은 “봉성아, 드디어 회장의 자리에 앉게 되는구나. 나는 이제 늙었으니, 더 이상 관여는 하지 않겠어. 회장 자리에 앉은 너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회사의 지분을 모두 선물로 주겠어!” 라며 말
두 사람은 찬 바람에 담배를 피며 하늘의 달을 바라보고 있다. 정중은 이때까지 일어난 사건들을 되짚으며 탄식을 내뱉었다.“자네가 돌아왔을 때, 우리 정가는 한때 이류 집안으로, 내우외환까지 나오는 상황이였지. 대단한 사람 한 명 없어 주위에는 정가를 먹으려고 다 작정을 하고 있었어.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자네의 수고 덕분에 정가는 큰 변화를 이루었어. 봉성이는 상상도 하지 못할 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정가 가주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고, 몽연이는 항성 주얼리의 대표이사까지 올랐어. 제일 중요한 건 자네가 흐트러진 정가의 관계를 돌려놓았다네. 지금의 정가는 다양한 방면으로 커져서, 더 이상 강남구에서는 적을 찾아 볼 수가 없다네. 내가 죽더라도 조상님께 전혀 미안하지 않겠어.” 이어서 정중은 다시 강책을 바라보며 진심 어린 감사함을 표했다.“이게 다 자네의 덕이라네, 정말 고맙구나!” 정중의 평생 소원을 강책이 이루게 해준 것이다. 한 가정의 노인에게 화목한 가족 분위기, 대박난 사업은 말로 이루지 못할 행복을 가져다 준 것과 다름 없다. 잠시 멈칫하고는 정중이 “근데, 강책 자네는 언제까지 몽연이에게 자네 신분을 밝힐 생각인건가? 계속 숨기고 있어도 좋지는 않아.” 라며 물었다. 정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3일 뒤,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시민들 앞에서 얼굴을 밝힐 생각입니다.” “오?이런 결정을 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네. 정몽연, 정계산 모두 웃음이 활짝 피게 되겠네.” “글쎄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그게...”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사실, 신분을 공개하는 순간에 바로 퇴임하려 합니다.” “퇴임?” “네.”정중의 안색이 변했다. 강책처럼 제일 휘황하고 찬란한 순간에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자네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사람이야. 몽연이가 자네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된다면 퇴임을 말릴 것이네. 몽연이 입장도 생각을 해줘야지.” 강책은 담배를 빨았다.“그래서 이
늦은 밤, 경찰국 안.사맹지는 새로운 정보를 하나도 빠짐없이 강책에게 알렸으며, 체포 작전을 요구했다. 새벽 3시, 석관 부자가 대학생 정박양에게 손을 쓸 것이다. 자칫하다가 늦을 경우, 정박양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맹지는 “총책임자님, 지금이라도 체포를 해야하지 않을 까요?” 라며 물었다. 강책은 잠시 침묵하고는 “그래, 좋아. 하지만 우리가 직접 나설 필요는 없어. 이미 우리 손바닥 안이기 때문에 그냥 석관 부자가 우리 굴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기만 하면 되는거야!” 사맹지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총책임자님, 죄송하지만 방금 하신 말에 이해를 못했습니다.” 강책은 차가운 미소를 지어보였다.“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서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돼.” 이어서 강책은 사맹지에게 모든 계획을 알려주었고, 사맹지는 사람을 시켜 계획을 실시했다. 평온한 밤처럼 보이지만 머지 않아, 큰 소동이 일어날 것이다. 석관이 움직일 수 있는 것 모두 경찰이 인내하며 마지막 순간을 노렸기 때문이였다. 오늘이 바로 마지막 순간의 날이다. 새까만 밤, 강남구에 작은 빌라 밖.빌라 밖에 한 봉고차가 세워졌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가 한 20분이 지나고 나서야 차 문이 열렸다. 건장한 남자 2명이 손에 무기를 들고는 봉고차에서 뛰어내리고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빌라 대문으로 다가가 무기를 사용하여 문을 따고 열었다. 이어서 그들은 조심스럽게 빌라 안으로 들어가서는 정박양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사전조사를 끝낸 그들은 정박양의 방을 바로 찾을 수 있었고 단 두세걸음으로 그의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남자 1명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사람을 잡았고, 나머지 남자 한명은 누워있는 사람의 머리를 포대로 덮었다. 이어서 두 남자는 사람을 어깨에 올리고는 빌라를 빠르게 나왔다. 잡힌 사람은 어깨위에서 계속 반항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의 두 손은 모두 묶였으며, 머리까지 포대로 덮어져있어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봉고차 옆으로 가
석문병은 절대로 우연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곧 그들의 계획을 누군가가 알고 있다는 뜻으로, 동시에 함정을 이미 준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들켰다!”석문병은 일이 잘못돌아갔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바로 메쓰를 바닥으로 던지고 창고 문 앞으로 달려가자 순간 창고의 불이 모두 켜졌다. 창고 밖에도 7-8대의 경찰 차량이 이미 도착해있었다. 모두들 그를 향해 총을 들고는 “석문병, 이미 포위됐어! 손 머리로 올리고 무릎 꿀어!” 라며 외쳤다. 사방은 모두 석문병을 둘러싸서 도망칠 곳이 없었다. 완벽한 계획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그들의 말, 행동 하나하나가 다 경찰 아래 감시를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모두가 다 알고 있었고, 폭로된 것이다. 하지만 석문병은 기회가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주먼니 안으로 손을 넣고는 통신기의 버튼을 눌러 자신의 부친에게 연락을 했다. 경찰 측은 이상함을 느끼고는 “석문병, 주머니에서 손 꺼내!” 라고 외쳤다. 하지만 석문병이 꼼짝 하지 않자 경찰은 바로 석문병에게 다가가 바로 그를 바닥으로 짓눌렀다. 이어서 그의 손에 수갑을 채워 석문병 체포에 성공했다.한편, 공항 안.석관은 대합실 안에 앉아있다. 땀이 난 손으로 비행기표 두 장을 들고, 대합실 문 앞에서 어슬렁거렸다. 얼른 자신의 아들이 나타나길 바랬다. 머지 않아 석문병의 행동으로 억만장자의 길이 펼쳐지는 것이다. 사실 석관은 빠르고 간단한 계획에 반대했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계획을 짤 기력이 없었다. 정박양의 협박에 실패하고, 경찰 측에서는 점점 자신들을 의심해가니 계획을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경성 쪽에서 있는 그 ‘분’ 께서 마지막 기간을 정해주었으며, 만약 그 시간에 완성하지 못할 시 수고는 거품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큰 의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적었기에 그의 아들의 빠르고 간단한 계획을 따라야 했다. 석관은 계속 쉼호흡을 쉬어 안정을 취하려 했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이때, 석관의 주머니에서 통신기가 울렸다. 소리는 크지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