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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사랑과 사업

라미연은 의기양양하여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에게도 거짓말을 했다. 반승제가 자신을 요구했으며 침대에서 심하게 뒹굴었다고 말이다.

하지만 모두 믿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조금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일 뿐이고 팔로워가 겨우 십여만 명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심지어 전에 라미연이 S.M의 오디션을 볼 때 사람들은 전부 그녀가 계약에 성공할 줄 알았다. 그녀의 연기실력은 꽤 좋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자신이 곧 대스타가 될 거라며 자랑하려던 라미연은 단번에 성혜인에게 퇴짜를 맞아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때문에 그녀가 말하는 일에 대해 사람들은 모두 농담처럼 여겼다.

라미연은 이들이 믿지 않자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반 대표님이 나한테 S.M의 배역을 주기만 하면, 바로 나 라미연한테 와서 아부할 것들이...’

성혜인은 전화를 끊은 후 앞에 놓인 서류를 보며 멍해 있었다. 더 이상 아무런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젯밤 나를 그렇게 못살게 굴어놓고 또 다른 여자랑 할 에너지가 남아있었단 말이야?’

그녀의 자조 섞인 웃음소리가 곧 들려왔다.

하지만 이내 설우현과의 약속이 떠올라 성혜인은 입술을 굳게 오므렸다.

그렇게 깊은숨을 들이쉬고, 마음속의 씁쓸함을 억누르며, 유해은과의 채팅창을 열었다.

유해은 역시 이번에 캐스팅된 할리우드 배역 중 하나로, 손이 완전히 회복되면 바로 제작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각, 그녀는 하얀 병상에서 일어나서 무엇이 뭔지 분간할 수 없는 빨간 쓰레기 덩어리를 바라보며 토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작은 진료소는 그녀의 친척이 운영하는 곳인데, 빨간 것들은 다름 아닌 유해은의 뱃속에서 나온 것이었다.

워낙 약한 데다가 날씨까지 추워 많이 껴입다 나니, 아무도 그녀가 입신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심지어 부모님조차도 말이다.

“해은아, 너 정말... 어휴...”

유해은은 옆에 있는 휴지를 뽑아 들고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냈다. 어느새 눈시울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말이다.

“태어나지 않는 한,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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