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59화 도로 체면 구김

모든 이의 시선이 성혜인을 향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성혜인이 무대로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성혜인은 재벌 무리에서 보잘것없는 존재이고 반승제가 아니라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투명 인간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다들 웃음거리를 보고 있는 듯한 자태로 가끔가다 소리를 내어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온수빈도 옆에서 조급해 마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무대로 올라가고 있는 성혜인의 모습이 보였다.

망신당할 것이 불 보듯 뻔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로 올라가는 성혜인이 미친 건 아니냐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성혜인은 이브닝 파티에 화려한 옷차림으로 온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로 온 거라 깨끗하고 심플하게 차려입고 왔는데, 백지영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게 되었다.

오늘 같은 이브닝 파티는 이 무리에서 한 달에 몇 번씩이나 열리는데, 비즈니스가 아니라면 성혜인은 오지도 않을 것이다.

무대에 올라가서 무대 아래 있는 사람들을 향해 천천히 인사를 하고 나서 대범한 모습으로 백지영을 바라보았다.

겁도 없이 정말로 올라온 성혜인을 마주 보며 얼굴이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졌다.

‘그래! 오늘 제대로 망신시켜줄게!’

앞으로 모두가 미워하고 싫어하는 존재로 만들어 주겠다며 백지영은 속으로 다짐했다.

“저는 <비를 맞다>를 연주할 생각인데, 성혜인 씨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하세요.”

백지영은 환하게 웃으며 치맛자락을 들고 피아노 앞에 앉았다.

무대 위의 조명까지 백지영의 몸에 비추자, 어둠 속에 빛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아름답기 그지없어 보였다.

반면, 성혜인이 서 있는 곳은 조명이 비춰 지지도 않았다.

어디에 서 있든 신경 쓰는 이가 없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옆에 있는 바이올린을 들어 올린 뒤,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백지영 씨 곡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말씀하신 대로 그냥 연주하면 됩니까?”

백지영의 두 눈에는 성혜인을 조롱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 가장 어려운 바이올린곡이라는 것을 송혜인은 모르고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