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의 시선이 성혜인을 향하고 있다.그들은 모두 성혜인이 무대로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성혜인은 재벌 무리에서 보잘것없는 존재이고 반승제가 아니라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투명 인간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다들 웃음거리를 보고 있는 듯한 자태로 가끔가다 소리를 내어 비아냥거리기도 했다.온수빈도 옆에서 조급해 마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이미 무대로 올라가고 있는 성혜인의 모습이 보였다.망신당할 것이 불 보듯 뻔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로 올라가는 성혜인이 미친 건 아니냐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성혜인은 이브닝 파티에 화려한 옷차림으로 온 것이 아니다.비즈니스로 온 거라 깨끗하고 심플하게 차려입고 왔는데, 백지영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게 되었다.오늘 같은 이브닝 파티는 이 무리에서 한 달에 몇 번씩이나 열리는데, 비즈니스가 아니라면 성혜인은 오지도 않을 것이다.무대에 올라가서 무대 아래 있는 사람들을 향해 천천히 인사를 하고 나서 대범한 모습으로 백지영을 바라보았다.겁도 없이 정말로 올라온 성혜인을 마주 보며 얼굴이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졌다.‘그래! 오늘 제대로 망신시켜줄게!’앞으로 모두가 미워하고 싫어하는 존재로 만들어 주겠다며 백지영은 속으로 다짐했다.“저는 를 연주할 생각인데, 성혜인 씨는 파가니니의 을 연주하세요.”백지영은 환하게 웃으며 치맛자락을 들고 피아노 앞에 앉았다.무대 위의 조명까지 백지영의 몸에 비추자, 어둠 속에 빛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아름답기 그지없어 보였다.반면, 성혜인이 서 있는 곳은 조명이 비춰 지지도 않았다.어디에 서 있든 신경 쓰는 이가 없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옆에 있는 바이올린을 들어 올린 뒤, 다시 한번 확인했다.“백지영 씨 곡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말씀하신 대로 그냥 연주하면 됩니까?”백지영의 두 눈에는 성혜인을 조롱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파가니니의 이 가장 어려운 바이올린곡이라는 것을 송혜인은 모르고
짙은 감동에서 정신을 차리게 된 사람들은 성혜인을 향해 박수갈채를 보냈다.더 이상 백지영을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고 백지영은 처음부터 끝까지는 어릿광대에 불과한 존재였다.일부 재벌 사모님들은 성혜인에게 우르르 몰려들었다.“성혜인 씨는 모든 방면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주영훈 선생님께서 왜 그렇게 예뻐하셨는지 알 거 같아요.”“우리 아들 바이올린 선생님이 필요한데, 시간 괜찮으시면 좀 가르쳐줄 수 있어요?”“혜인 씨, 우리 티 타임 모임에도 와 주세요. 언제든지 두 팔 벌려 환영해요.”여자의 체면은 남자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얻는 것이다.만약 반승제에게 기대어 난감한 상황에서 빠져나왔다면, 지금 눈앞에서 아첨을 떠는 사람들은 영원히 성혜인을 제대로 보지도 않을 것이다.우르르 몰려든 사람들에게 성혜인은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회사에 일이 좀 많아서요. 죄송합니다.”“괜찮아요. 혜인 씨 회사 알고 있어요. 앞으로 합작할 의향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성혜인은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네, 감사합니다.”지금 성혜인을 둘러 싸고 사람은 무척이나 많고 심지어 손을 잡으려고 하는 이도 있다.“앞으로 이런 파티에 많이 참석하세요. 아니면 우린 혜인 씨가 그림만 잘 그리는 줄 알잖아요. 바이올린에도 이렇게 큰 재능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회사의 일로 시간이 없어서요.”“자주 참석하세요. 우리 딸 그림도 좀 봐줄 수 있어요?”인사를 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 온수빈 곁으로 돌아가는 데 무려 10여 분이나 걸렸다.놀라워 마지 못하며 굳어버린 온수빈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성혜인은 한걸음에 달려와 이동해에게 인사했다.“이 사장님, 추한 모습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 먼저 일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이동해는 손에 술잔을 들고 자상한 미소를 띠었다.“영훈이가 왜 페니 씨를 그렇게나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아요. 시원시원하고 침착한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내일 온수빈 씨 광고 모델 계약서 보낼 게요. 근데, 미리 하는
성혜인은 자기 차 옆 이르자, 손을 들어 미간을 주물렀다.옆에 있는 온시환은 지금 좋아하는 사람을 보고 있는 듯한 눈빛으로 성혜인을 보고 있다.“성 사장님, 방금 연주 하신 곡 너무 듣기 좋았어요. 저 온몸에 소름까지 돋았습니다.”오버하는 듯한 온시환의 모습에 성혜인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손을 들어 어깨를 토닥거리며 말했다.“포드 모델은 이로써 우리가 따낸 거 같아요. 내일 계약할 준비 하고 앞으로 열심히 잘해 봐요.”온시환의 두 눈에는 헤아리기 어려운 정서가 그려져 있었다.주위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성 사장님, 얼굴에 뭐가 좀 묻었는데, 눈 좀 감아 보세요.”그러자 성혜인은 의심하며 물었다.“어디에 뭐가 묻었는데요?”성혜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온시환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다가가 뽀뽀하고 싶었다.그러나 바로 그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급한 대로 성혜인의 얼굴에 대고 대충 시늉하고는 실망이 가득한 소리로 말했다.“이제 됐어요.”됐다는 소리에 성혜인은 눈을 뜨고 웃었다.“고마워요. 온시환 씨 매니저 불렀으니, 먼저 들어가 봐요.”말을 마치고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반승제를 보게 되었는데, 성혜인은 살짝 놀랐다.‘돌아온 거야?’온시환도 차 유리에 비친 반승제를 보게 되었지만, 하는 수 없이 매니저가 몰고 온 차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반 대표님.”성혜인은 가볍게 인사만 하고 차에 오르려고 했다.바이올린에 관한 지난 일이 떠올라 기분이 마냥 좋지는 않았다.차에 오르려는 성혜인을 보고 반승제는 걸음을 재촉하며 뒤에서 꼭 끌어안았다.갑작스러운 백허그에 성혜인은 온몸이 굳어버렸고 뜨끔한 마음에 주위를 한 번 힐끗 바라보았다.이브닝 파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미리 자리에서 일어난 것이라 주위에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성혜인은 운전석에 오르려고 했지만, 반승제가 성혜인을 조수석으로 밀어 버렸다.그러고 나서 자기는 운전석에 오르고 성혜인은 그대로 조수석에 올랐다.반승제의 기분이 그
성혜인에게 밀치는 찰나에 반승제는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섰다.이미 방문을 열어버리고 밖으로 몸이 절반이나 나간 성혜인을 반승제는 다시 안으로 끌어안았다.“펑!”방문은 다시 닫히고 백허그 자세가 아닌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성혜인을 바라보는 반승제의 눈빛은 뜨겁기 그지없다. 마치 뭔가가 훨훨 타오르는 것만 같았다.단지 눈빛만으로 읽히고 설킨 애정을 노래하는 것처럼 보였다.타오르는 반승제의 눈빛에 성혜인의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고 감당하기에 버거운 느낌이 들었다.“반 대표님, 이러지 마세요. 우리 지금 도대체 무슨 사이인 거예요…”아무런 사이도 아니다.샤워 타월만 몸에 감고 있었는데, 긴장한 나머지 하마터면 그대로 흘러 내려갈 뻔했다.반승제의 손도 샤워 타월을 따라 흘러 들어갔다.“네가 원하는 사이.”숨결이 점점 가빠지던 반승제는 성혜인을 들어 안고 창가에 있는 서랍장으로 빠르게 다가갔다.성혜인이 불을 꺼놓은 상황이라 방안은 어두컴컴하고 분위기는 야릇하기 그지없어 말도 나오지 않았다.반승제는 이곳저곳 군데군데 불을 지피다가 샤워 타월을 던져 버렸다.성혜인의 허락 없이 마지막 그 단계까지 올라가지 않았지만, 깊이 잠긴 목소리로 귓가에 대고 물었다.“혜인아, 너 24살이야. 근데 지금껏 해 본 적도 별로 없는데, 하고 싶지 않아? 내가 만족시켜 줄게.”이에 놀란 성혜인은 뒤로 물러서며 손으로 밀치려고 했으나, 하필이면 가슴을 밀치고 말았다.화들짝 놀라며 손을 거두는 찰나에 다시금 입술이 막혔다.“혜인아, 하고 싶지 않아?”“우리 할까?”성혜인은 점점 정신이 흐리멍덩해지고 눈앞의 물건들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이대로 가면 당장이라도 반승제의 유혹에 넘어갈 것만 같았는데, 성혜인의 핸드폰 벨 소리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야릇한 분위기는 한방에 사라지고 머릿속에는 경고음이 미친 듯이 울려 퍼졌다.반승제를 확 밀쳐 버리고 성혜인은 발개진 얼굴로 옆에 있는 휴대 전화를 잡아 들었다.샤워 타월도 다시 감고 주저 없
“남자구실 못 한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반승제도 눈꼬리가 살짝 붉어졌다. 입술도 마찬가지로 부어오른 모습이다.조금 전, 닳도록 키스한 두 사람의 입술은 퉁퉁 부어올라 새빨갛다.문 꼬리를 잡고 성혜인을 내려다보고 있는 반승제의 눈빛에서 억울함도 보였다.“너 제원 대학교 나온 거 맞아? 남자구실을 못 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몰라? 달아오르게 해놓고 가버리면 난 어떡해? 오래 참으면 병 나. 앞으로 나한테 아이가 없다면 그것도 모두 네 탓이야.”반승제의 뻔뻔스러움에 성혜인은 놀라울 따름이었다.몰래 그곳을 힐끗 보았는데, 말 그대로 아무런 기척도 보이지 않았다.반승제는 문에 기대어 지그시 눈을 감았다. 성혜인에게 알아서 처리하라는 듯한 자태를 보이며 말이다.너무 솔직하고 너무 당당한 반승제의 모습에 성혜인은 정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만약 정말로 남자구실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반태승은 반드시 물어볼 것이다.그때가 되면 반승제는 뻔뻔한 얼굴로 모든 잘못을 성혜인에게 돌릴 것이다.이는 결코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절대 그런 일이 있게 해서는 안 된다.성혜인은 침을 꿀꺽 삼키며 입을 열었다.“반승제 씨, 남자구실 못하게 된 거 어떻게 알았어요?”“반 대표님”이라고 하지 않고 이름 석 자를 부르고 있다.이에 반승제는 눈초리를 떨며 천천히 두 눈을 떴다.걱정한 기색이 역력한 성혜인의 모습을 보아하니 반승제의 말에 제대로 넘어간 것 같다.짧은 시간 내에 흥분했다가 갑자기 차분해졌으니 문제가 나고도 남을 노릇이다.“병원에 가서 진단 받아봐요.”도대체 뭐가 사실인지 성혜인도 판단이 서지 않았다.반승제도 순간 마음이 짠해졌다.성혜인을 놀리려고 했던 말인데, 남녀 사이의 일에 무방비한 것을 보고 좋기도 하면서 안쓰러웠다.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인 줄만 알았는데,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혜인아, 너…”놀리려고 했던 반승제는 성혜인의 얼굴을 보자마자 낭패를 보이며 먼저 시선을 옮겼다.“나하고 했던 그날 밤, 사실 처음이었지
방안의 불은 켜져 있고 누구도 다시 끄지 않았다.성혜인은 잠이 오지 않을 줄 알았지만, 졸음이 스르르 밀려오더니 잠에 들어버렸다.한편, 짐을 챙기러 오라는 반승제의 부름에 심인우는 한걸음에 달려와 지금 아래층에 있다. 유경아가 문을 열어주었다.지금껏 반승제의 곁을 함께해 온 심인우는 완벽한 비서라고 할 수 있다.심인우는 고개를 들어 위층을 바라보았는데, 아무런 기척이 들리지 않자, 유경아에게 물었다.“아주머니, 대표님과 페니 씨 또 싸우셨습니까?”그렇지 않으면 급하게 연락 와서 짐을 챙기라고 할 리가 없다.“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먼저 가서 주무세요. 대표님 짐은 제가 챙기고 떠나겠습니다.”시간은 이미 늦었고 유경아도 나이가 있어 날밤을 새우면 안 된다.하여 유경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들어갔다.그리고 심인우는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지 일부러 발걸음을 가볍게 내디뎠다.하지만 방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반승제가 묶고 있는 침실 밖에서 귀를 쫑긋하고 한참 동안 들었는데도 조용하다.이에 심인우는 두 사람이 당분간 화해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지금, 이 상황에서 들어가면 정말로 눈치가 없는 것이다.마치 오지 않은 것처럼 심인우는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다행히 심인우의 방해를 받지 않아 두 사람이 날이 밝을 때까지 쭉 잘 수 있었다.반승제는 잠에서 깨어날 때,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을 막으려고 손을 들었다.다른 한 팔은 무엇인가에 억눌려서 저리기 그지없었다.움직이려고 하자, 고개를 돌려보니 품 안에서 곤히 자는 성혜인이 보였다.푹 잠든 모습에 새근새근 들리는 숨소리까지 아이가 자는 듯했다.순간 반승제는 차마 움직일 수 없었다.물끄러미 천장을 바라보며 어젯밤 일을 떠올려 보았다.너무 졸린 바람에 미처 옷을 갈아입지도 못하고 잠에 들어 버렸고 그 후로는 의식이 없었다.아침부터 달콤한 상황에 반승제는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러 올랐다.조심스럽게 몸을 돌려 성혜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날 밤이 성혜인의
반승제는 등을 지그시 기대고 살짝 웃으며 답했다.“그래, 성혜인.”뭐가 그렇게 좋은지 내내 흐뭇해하는 반승제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차는 병원 앞에 멈춰 섰고 “비뇨기과”라는 글자를 보게 되었을 때, 반승제는 좀 불편했다.남자는 이 일에 있어서 언제나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는 편이다.절대 그쪽으로 능력이 없다며 말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하지만 성혜인과 좀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 있기 위해 자존심 따위는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모든 검사를 마치고 의사도 윗사람의 지시를 받은 상황이라 애매모호하게 설명했다.“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심리적인 문제인지 신체적인 문제인지 제대로 알아낼 수 없습니다. 두 분께서 많이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만약 다음 부부 관계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괜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내분께서도 옆에서 많이 도와주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일단 지켜보시죠.”의사의 말에 성혜인은 목까지 벌겋게 달아올랐다.게다가 처방까지 내려주는 의사의 모습에 순간 당황해 마지 못했다.“정말 문제 있어요?”반승제는 옆에서 꼼짝도 하지 않으며 마치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의사도 성혜인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이런 염치 없는 일은 의사도 처음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일자리를 보존하고 싶다면, 계속 연기를 할 수밖에 없다.“네, 아마도 문제가 있는 걸로 보입니다. 많이 자극해 주시고 괜찮다고 생각하시면 다시 와서 검사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의사는 남자 성적 기능에 좋은 약을 가득 담아 성혜인에게 정중하게 건네주었다.병원을 나설 때까지 성혜인은 머리가 텅 빈 상태였다.남녀 사이의 일에서 반승제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성혜인은 잘 알고 있다정신을 잃게 할 정도인데, 갑자기 문제가 생기며 이런 날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게다가 약까지 처방해 줬으니 말이다.반승제는 조수석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 손으로 턱을 괴고 팔꿈치로 기대면서 여유로운
두말하지 않고 성혜인은 액셀을 밟았다.반승제는 제자리에 서서 차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집으로 들어왔다.눈치가 빠른 심인우도 이제야 달려왔다.“대표님, 이건 반기범 씨에 관한 행적입니다. 반희월 씨의 지분까지 차지하면서 모두 30%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어르신 손에 있는 15%의 지분을 겨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반기범 씨는 두 달 전에 이미 북아메리카로 가서 한성 그룹의 사장님을 만났습니다.”반승제는 자료를 훑어보면서 덤덤하게 대답했다.“음.”심인우도 귀신이 곡했지는 갑자기 자료를 내려놓고 한 마디 뱉었다.“페니 씨 회사는 점점 잘 되는 것 같습니다.”반승제도 그 말을 들었는지, 자료를 보면서 생각에 잠긴 듯했다.…회사에 도착했을 때,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온시학을 보면서 다소 의외였다.이 시간이라면 온시학은 응당 포드 모델 계약서를 체결하고 광고 촬영 준비에 몰두해야 한다.“무슨 일이에요?”“사장님, 포드 모델에 관해서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이 사장님께서 저와 계약을 맺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새로 발탁된 모델이 있는데, TJ 엔터 소속이라고 합니다.”그보다도 S.M 측에서 이미 온시환이 포드 향수 모델로 되었다며 기사까지 내라고 했다.모든 일이 성사되기 일보 직전인데, 포드 쪽에서 갑자기 다른 소리를 할 줄은 몰랐다.성혜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휴대전화를 꺼내 이동해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이동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아침에 이동해와 전화를 한 적이 있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차질이 없었다.하여 SNS에 기사를 내라고 한 것인데, 계약하기 몇 분 전에 포드 쪽에서 갑자기 취소한 것이다.거의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하기 그지없었다.지금 네티즌들은 또다시 악플을 달면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온시환이 주제 파악 못하다면서 S.M에서 일부러 포드의 영향력을 받으려고 한다면서 별의별 소리가 다 나왔다.얼굴이 한껏 차가워진 성혜인은 이동해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만 되고 받는 이가 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