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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혜인아,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여자는 순간 안색이 변하더니 놀란 나머지 그대로 굳어버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반승제는 이미 뒤돌아 자리를 떠났다.

조금 전까지 세상 순수하던 눈빛은 가뭇없이 사라지고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물끄러미 반승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몇 초 정도 지나자 여자의 눈빛에는 흥미로운 맛이 감돌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끝이 보이지 않은 음흉한 빛이 번쩍이고 있다.

이때 집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우리 아가 아직도 밖이야?”

“엄마, 금방 돌아갈게요.”

반승제가 떠나는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내내 자기를 기다리고 있던 경호원에게 다가갔다.

차에 오른 반승제는 휴대 전화를 꺼내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

몸은 좀 나았는지 묻고 싶었지만, 마침 급한 일이 생겨 메시지를 남길 수밖에 없었다.

「내가 좀 바빠. 혜인아,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메시지가 도착했을 때, 성혜인은 이미 침대에 누운 지 한참 된 후였다.

오후에 병원에서 뛰쳐나와 내내 무리한 바람에 다시 힘없이 몸져눕게 되었다.

포레스트에서 이틀 정도 휴양하면서 로즈가든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 배후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라고 포레스트 쪽 사람에게 시켰다.

그러나 관리 사무소측에서 적극적으로 조사에 협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마리 하나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심지어 이 모든 것이 송혜인의 자작극이라는 의심까지 하기 시작했다.

몇 걸음마다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는 결코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집주인으로서 아무런 낌새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있었고 로즈가든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지 않아 주택 관리 센터에서도 증명해 줄 수 있었다.

하여 그 일은 중간에서 흐지부지하게 끝나고 말았다.

포레스트에서 휴양하는 동안 가끔 천장에 온통 감시 카메라인 장면을 꿈꾸기도 했다.

여태껏 생각만 하면, 온몸에 솜털이 곤두설 정도로 섬뜩하여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불과 이틀 동안 몸무게가 7, 8근이나 줄어들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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