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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누군가에게 보호받고 싶다면

성혜인은 두 손을 결박당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그저 창밖의 경물이 미친 듯이 뒤로 지나가는 것만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이 길이 서천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녀가 조금 놀라 하는 것도 잠시, 곧이어 남자가 물었다.

“성혜인 씨, 나는 그저 당신이 나를, 당신의 어머니가 살던 곳에 데려다줬으면 좋겠어요.”

성혜인은 운전하는 남자의 손을 힐끗 쳐다보았다. 한눈에 보아도 그건 싸움으로 단련된 손이었다. 그는 실력이 꽤 괜찮은 듯 보였고 팔에도 작은 문신이 언뜻 보였다.

서천에 있는 어머니라면, 임지연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임지연을 노리고 온 것일까?

하지만 임지연은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떴는데 말이다.

그 문신이 어쩐지 낯익어 곰곰이 생각하던 성혜인은 문득 한 사실을 떠올렸다.

‘엄마 발바닥에도 이런 문신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러나 그 문신은 워낙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었던지라, 그녀도 어렸을 적 힐끗 본 게 다였다. 심지어 성혜인은 그것이 자신의 환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당시 서천은 매우 가난했고, 게다가 그녀의 집은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의 형편이었는데, 어떻게 임지연에게 그런 문신을 새길만 한 돈이 있었겠는가.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때, 성혜인은 백미러를 통해 뒤에서 차가 뒤쫓아 오는 것을 발견했다.

반승제의 차였다.

“저희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성혜인 씨가 나에게 잘 협조만 해준다면, 절대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하죠.”

성혜인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가 서천에 거의 도착할 때쯤, 시간은 이미 이튿날 새벽이 다 되어 있었다.

이윽고 남자는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몇 대의 차들을 멈춰 세웠다. 그러자 그 차들은 순식간에 옆으로 넘어져 반승제의 길을 가로막았다.

반승제는 잔뜩 어두워진 안색을 하고는 핸들을 세게 내리쳤다.

...

“성혜인 씨, 저를 당신의 어머니가 자란 곳으로 데려다주세요.”

성혜인의 그의 말에 감히 반항하지 못했다.

외할머니, 외할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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