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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제멋대로 흔들린 반승제

그녀는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 하는데, 제멋대로 흔들린 반승제는 뭐가 되겠는가.

그래서 그도 가차 없이 말했다.

“너무 자신을 높게 평가하지 마.”

성혜인의 눈에는 약간의 쓸쓸함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반승제를 그냥 밀어냈다.

“열 번은 끝났습니다. 어차피 서로 재미도 못 본 것 같은데 그런 악랄한 공격은 하지 마시죠.”

그녀는 반승제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자신의 입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냈다.

“첫사랑을 위해 저를 찾아오셔놓고는, 저에게 키스하시다니. 반 대표님 정말 정도 많고 역겨운 분이시네요.”

그 말에 반승제는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녀의 입은 마치 독을 품은 것 같았다.

성혜인의 말에 그의 심장은 바람이 새는 듯이 아파 났다.

‘이렇게까지 말해야 하나? 그저 배상금을 얼마나 원하느냐고 물었고 2000억이든, 4000억이든 다 내어줄 수 있는데... 이 돈이면 평생 의식주 걱정은 할 필요도 없고, 더이상 남편이랑 로즈가든에서 서로 비집고 살지 않고 제원에 별장도 몇 채나 살 수 있는데...’

성혜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반승제는 그녀가 앞에 있는 람보르기니에 가서 몸을 싣고 떠나는 것을 보았다.

‘전에 차는 비싼 브랜드 차가 아니고 그저 보행대용 차였는데? 왜 갑자기 람보르기니를 몰지?’

그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에게 뺨을 내려치고, 커피도 뿌린 범인은 이미 거들먹거리며 떠난 지 오래였다.

그가 손을 들어 미간을 꾹꾹 누르고 있던 그때, 반태승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승제야, 너랑 혜인이 열흘 뒤면 이혼한다. 그러니 열흘 뒤 그날은 스케줄 모두 비워둬. 이왕 이혼도 다 정해진 거 같이 밥도 먹고 깨끗하게 헤어져야지, 너무 흉하게 굴지 말고 말이다.”

반태승은 모두가 함께 밥을 먹고 서로의 마음에 엉켜진 매듭을 풀어 누구도 더이상 신경 쓰지 않기를 바랬다.

그러나 지금 반승제는 짜증만 날 뿐이었다. 그는 옆에 있는 티슈를 뽑아내며 정장을 닦았다.

“이제 다시 얘기해요.”

“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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