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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그럼 누가 때린 거야?

의사에게 둘러싸인 성혜인은 반희월의 말에 하마터면 사레가 들릴 뻔했다. 막 입을 열려는 그때, 의사가 다친 얼굴을 실수로 건드리면서 올라온 통증에 ‘씁’하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그 소리에 반희월은 더 화가 났다.

“승제야. 10분 안에 그 자식 집에 데려다 놔라. 오늘 아주 혼을 내놔야겠어!”

반승제는 호텔 통유리창 앞에 섰다.

‘임경헌이 페니를 때렸다고? 그럴 리가.’

“고모. 무슨 오해가 있던 게 아닐까요?”

“손자국이 선명할 정도로 부었는데, 오해는 무슨 오해야! 경헌이에게 너무 실망했어.”

같은 시각,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술집에 있던 임경헌은 왠지 모르게 귀가 간지러웠다.

‘또 뺨을 맞아?’

반승제는 차분했다.

드디어 말할 기회가 생긴 성혜인이 급히 입을 열었다.

“아주머니, 그런 거 아니에요. 경헌 씨처럼 좋은 사람이 저를 때릴 리가요.”

반희월은 순간 멈칫했다.

‘아니라고?’

“경헌이한테 벌이라도 줄까 봐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니?”

“정말 아니에요.”

“그럼 누가 때린 거야?”

“... 가족이 그랬어요.”

반희월의 눈빛에서 동정이 느껴졌다. 임경헌이 한 것이 아니라는 말에 걱정 역시 덜었다.

“경헌이 짓이었으면 용서 안 했을 텐데, 아니라니 됐다. 내 전화번호 저장해 두고 경헌이가 못되게 굴면 언제든지 연락하렴.”

성혜인은 망설여졌다. 그녀와 임경헌의 관계는 가짜지만, 반희월의 권유를 거절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반희월은 여전히 전화를 끊지 않고 있었다.

“승제야. 그럴 필요 없겠다. 끊으마.”

성혜인은 반승제가 그녀와 임경헌의 사이를 실토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바로 눈앞에 반희월이 있는 상황이라 더욱 난감했다.

하지만 다행히 반승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얼굴에 난 상처를 치료한 성혜인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래.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거든 나에게 전화하거나 경헌이한테 이야기하렴. 여자친구인 너를 당연히 도와야지.”

성혜인은 입술에 힘이 들어갔다. 거짓말이 눈덩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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