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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뭐 하는 짓이야?

성혜인의 눈살이 움찔거렸다. 동영상 사건은 잊고 있었다.

그녀가 말이 없자, 윤희선은 자신이 주도권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대표님이 네 안부를 종종 묻더라고.”

그녀는 얼굴에 묻은 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눈빛에서는 경멸이 느껴졌다.

“일개 디자이너에 지나지 않는 네가 뭘 하고 돌아다니는지 대표님이 알면 어떻게 될까? 과연 널 찾아올까? 그때 널 갖지 못해 아주 아쉬웠을 텐데, 널 많이 보고 싶어 할 거야.”

“동영상일 뿐이잖아요. 그렇죠?”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성혜인이 입을 열었다.

그때, 윤희선이 대답을 채 하기도 전에 성혜인은 그녀를 화장실 칸으로 밀어 넣었다.

콰당. 35세 윤희선의 체력은 성혜인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뭐 하는 짓이야?!”

성혜인은 말없이 변기 뚜껑을 열면서 한 손으로 윤희선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그러고는 그녀의 머리를 사정없이 눌렀다.

물론 자신의 휴대폰으로 촬영하면서 말이다.

학교에서 변기를 항상 청결하게 소독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역한 냄새가 그대로 윤희선의 코를 찔렀다.

얼굴색까지 창백해진 그녀는 벽을 부여잡으며 구역질했다.

하지만 성혜인은 강한 힘으로 그녀의 머리를 변기 속에 밀어 넣었다.

15초짜리 영상을 찍고 나서야 그녀는 손에서 힘을 풀었다.

“동영상 잘 간직하셔야 할 거예요. 변기 물 마시는 동영상을 제원대학 홈페이지에 제가 확 올려버릴지도 모르니까요. 교수님 취미를 학생들에게 들키면 안 되잖아요?”

윤희선은 역한 속을 부여잡고 게워 내느라 대답할 정신이 없었다.

성혜인이 표절 의혹으로 모함을 당하고 있을 때, 아무리 해명해도 믿어주는 사람 하나 없었다.

그때 윤희선이 나서 자신은 믿는다며 함께 주최 측을 찾아가 해명해 주겠다고 했다.

성혜인은 교수인 윤희선을 믿었다. 하지만 그녀가 말한 ‘주최 측’이라는 사람은 다름 아닌 HS그룹의 신기섭이었다.

오래전부터 성혜인을 탐내고 있던 신기섭은 곧바로 온화한 모습으로 위장했던 가면을 벗어던졌다.

그리고 성혜인이 가장 믿었던 교수는 이 상황을 카메라에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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