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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서민규의 보호자

반태승은 이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예전 같으면 두 사람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최소 반시간은 걸려야 대국 한 판을 끝냈다. 하지만 오늘 밤 반태승은 10분 만에 반승제에게 참패하고 말았다.

“혹시 지금까지 일부러 나한테 져준 거니?”

반태승은 놀라운 듯 눈썹을 치켜뜨며 물었다. 그리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빴는지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한 판 더해!”

반승제는 벽걸이 시계를 바라봤다. 시간은 어느덧 7시 51분이 되었다.

“이번으로 다섯 번째다. 바둑에 집중하지 않고 왜 자꾸 시계만 봐?”

반태승은 눈치가 아주 빨랐다, 그래서 반승제가 집중을 못하는 것을 한 눈에 보아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10분 만에 대국을 끝낸 것을 보고서는 흐뭇함을 숨길 수 없었다.

‘역시 내 손자다워. 혜인이랑도 아주 잘 어울리는군.’

“그러고 보니 저택에 내가 혜인이랑 금방 만났을 때의 사진이 있다, 온 김이 같이 구경이나 하자꾸나. 병원에서 나를 간호할 때 찍은 사진인데, 애가 얼마나 참하던지.”

반승제는 성혜인의 사진 따위를 볼 생각이 없었다. 이때 마침 협력사에서 전화가 오기에 그는 이를 핑계 삼아 몸을 일으켰다.

“할아버지, 협력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오전의 회의 내용에 관해 토론해야 하니 이만 일어나 볼게요.”

반태승은 한숨을 쉬었다. 반승제가 자꾸만 시계를 보던 것은 합작사와의 통화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 열정을 혜인이한테 줬다면 아이를 낳고도 남았을 거다. 가봐, 일이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집에 마누라가 있다는 걸 잊지 말고.”

반승제는 대답도 하지 않고 저택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차에 올라타기 전에 다시 한 번 시간을 확인했다.

8시.

그는 합작사의 전화를 무시한 채 곧장 호텔로 향했다. 그러자 시간은 어느덧 8시 30분이 되었다.

이때 심인우가 전화로 장석호의 체포 소식을 전했다. PW사의 행보도 전부 밝혀졌고 내일 아침이면 파산 뉴스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반승제는 별 다른 말없이 짧게 대답하고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

심인우는 SY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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