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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내 것이 아닌 흔적

심장이 북소리처럼 울렸다.

기분은 마치 죽음을 앞둔 물고기가 된 듯 했다.

옷장 속에 가둬져서 반승제와 키스하게 될 줄은 또 몰랐기 때문이다.

반승제는 한참 후에야 몸을 일으켜 그윽한 눈빛으로 성혜인을 바라봤다. 그녀는 몸을 흠칫 떨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반승제에게 삼켜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성혜인이 정신 차리기도 전에 반승제가 그녀를 밖으로 끌어냈다. 속옷의 부재를 잘 기억하고 있던 그녀는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배고프지? 나가서 아침 먹자.”

성혜인은 시름을 놓고 반승제를 따라 나갔다. 조금 전 미친 듯이 키스를 퍼부을 때는 끼니도 거른 채 또 침대로 향하게 될 줄 알았다. 만약 그녀의 상상대로 되었다면 오늘 내로 침대에서 생을 마감했을 수도 있었다.

그녀는 반승제를 제외한 다른 남자와 만나 본 적 없었다. 그래서 반승제의 정력이 과연 정장인지 판단할 기준이 없었다. 그저 자신은 감당하지 못하겠으니 윤단미가 죽지 않고 오래 버티기를 바랄 뿐이었다.

거실로 나간 성혜인은 윤단미가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지 걱정 되어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리고 그녀가 식사를 끝내기 바쁘게 그렇게 두려워하던 초인종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다행히도 이번에 찾아온 사람은 윤단미가 아닌 쇼핑백을 들고 있는 심인우였다. 쇼핑백 속에는 속옷을 포함한 한 세트의 여자 옷이 있었다.

성혜인은 쇼핑백을 건네받자마자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침실 안으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드디어 제대로 된 옷을 입고 나갔을 때는 다리가 다 후들거렸다.

“대표님, 저 다 됐어요.”

반승제는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성혜인을 바라봤다. 이틀 동안 자신이 얼마나 심했는지는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돌아가서 편히 쉬어.”

성혜인은 반승제의 입에서 나온 ‘쉬어’라는 말이 과연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마침 물어보려고 할 때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서민규였다.

그녀는 반승제도 함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수락 버튼을 누르자마자 일부러 반말로 말을 걸었다.

“민규 씨,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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