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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간섭

한숨을 돌린 혜인은 그제야 어깨가 조금 가벼워진 것 같았다.

어떻게 됐든 간에, 이 일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그때 성휘가 혜인에게 전화를 걸어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혜인아...”

그는 나머지 말을 더 뱉지 못했다.

너무 놀란 나머지 눈앞이 새까매졌기 때문이다.

“아빠, 괜찮아요. 편히 쉬고만 계세요.”

성휘는 입을 벌리니 입안이 온통 쓴맛으로 가득 찬 듯했다.

1분 정도 지나 괜찮아지자 그가 다시 물었다.

“반승제냐?”

“네.”

침묵이 얼마간 흘렀다. 성휘는 혜인에게 일말의 감정도 없는 것 같았던 승제가, SY그룹의 사업을 가로막아 파산에까지 이르게 한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절벽 끝에서 SY그룹을 도와주리라 전혀 생각지 못했다.

“좋아, 알겠다. 내 직접 반씨 가문에 가서 회장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야겠구나.”

그러자 혜인이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

“아빠, 이제 이런 쓸데없는 일 하지 마세요. 승제 씨가 우리 사업을 가로막은 건 바로 아빠가 할아버지랑 너무 자주 연락했기 때문이에요. 할아버지는 결혼으로 승제 씨를 묶어놓으려고 했는데 아빠도 봐서 아시죠? 그 사람 바로 3년 동안 해외로 나가 있는 거. 승제 씨는 남한테 간섭받는 걸 극도로 싫어해요. SY그룹이 살아남으려면, 단지 그 사람 앞에서 존재감을 과시하지 않으면 돼요.”

성휘는 눈물을 닦았다. 아직 SY그룹을 지켜냈다는 놀라움과 충격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딸의 말을 들으니 어쩐지 가슴이 저릿저릿 아파져 왔다.

“알겠어, 혜인아. 아빠가 계속하는 말 알지? 네가 회사를 이어받아야 한다.”

혜인이와 같은 실내 디자이너들은 원래 늘 많은 고객을 상대하고 인테리어 시장을 잘 파악해야 했는데 이미 그녀는 관련 분야의 기초적인 실습은 끝마친 상태였다.

비록 정신을 잃었었어도 성휘는 단 한 번도 회사를 자신의 딸에게 맡기고 싶다는 생각을 바꾼 적이 없다.

성한이 아무리 그의 환심을 샀다 해도, 그는 늘 그들이 가지고 있는 SY그룹의 지분만을 고려할 뿐이었다.

성휘의 말을 들은 혜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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