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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미안하구나, 혜인아

계속해서 난리를 피우던 소윤의 귀에 이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순간 얼어붙고 말았다.

성휘의 머릿속에는 “삐”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깨질듯한 고통과 함께 그날의 두 빌어먹을 남녀가 떠올랐다.

이 모든 상황 속에서 가장 덤덤한 것은 혜인이였다.

그러나 그녀 역시 예상치 못한 수확을 얻게 됐는데, 그건 다름 아닌 허진과 소윤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당황한 혜인은 입술을 뜯었다.

“아빠, 잘 보세요. 이게 바로 아빠가 말하던 좋은 아내, 좋은 딸이에요. 제 말은 단 한 번도 믿지 않으시더니, 이모의 매 한 마디는 아빠가 저를 때리는 데 있어 충분한 이유였어요. 여기 누워 있는 이 남자, 저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요! 근데 이모가 저랑 불륜한 남자라니까, 아빠는 저한테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셨고요. 몇 년 동안 내내 이렇다 보니 저도 이제 정말 지긋지긋해요.”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덤덤한 말투로 말하며 녹음기를 성휘의 손에 쥐여주었다.

“허 비서님이 PW사와 계약을 맺었는데 반년이 지나면 자그마치 2조 원이나 배상해야 한대요. 지금은 어디로 도망가셨는지도 모르고요. 허 비서님이 어떻게 해서 그런 큰 권리를 가지고 이사회와도 말이 다 통했는지 줄곧 궁금했었는데 인제 보니 이모랑 관계가 있던 거였군요? 아빠, 저 사람들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아세요? 전에 제가 한밤중에 자료 드리러 집에 간 날, 어쩐지 이모가 뭘 감추는 것 같았는데, 그때 역시 별장 안에 허 비서님이 계셔서 그랬나 봐요.”

더는 이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던 혜인은 녹음기를 건네주고는 곧바로 자리를 떴다.

그제야 모든 사실을 안 성휘는 충격에 넋이 나가 있었다.

땅에 앉아 통곡하던 소윤은 얼른 이 자리에서 빠져나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손에 들려 있는 녹음기를 바라보며 성휘는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한탄, 고통, 분노, 여러 가지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결국, 그는 힘없이 녹음기를 쥐고는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반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윽고 경찰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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