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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심보가 고약한 것

성혜인의 시선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사람과 단 한 번도 같이 지내본 적이 없다. 아주 어렸을 때 엄마 손에 이끌려 서천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지만 너무 어릴 때라 사실 기억이 좀 희미하다.

하지만 그녀는 또렷하게 두 노인이 빗자루를 들고 와서 어머니를 때린 걸 기억하고 있다.

그때 아버지는 약간의 돈을 벌었다. 임지연은 효심이 있는 사람으로 돈을 벌었으니 부모님께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하물며 그들은 확실히 성휘를 양육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지연과 동생 임동원의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셔서 두 사람의 관계는 나쁘지않다.

하지만 집에 들어가기도 전, 두 노인은 그들이 생활고에 시달려 돈을 달라고 하는 줄 알고 임지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빗자루를 휘둘렀다.

“꺼져! 딸 밖에 낳을 줄 모르는 돼지 같은 년! 우리는 너를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을테니 평생 우리 집 문에 들어올 생각 마! 꺼져!”

“창피해 죽겠어. 겨우 딸을 낳은 주제에. 우리 막내 봐봐, 둘째도 아들을 낳았어!”

성혜인은 그때 임지연 품 속에 안겨있어 빗자루가 등을 때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이것이 바로 성혜인이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다.

지금 아버지는 아직 혼수상태인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찾아왔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 아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는 성 씨 집안으로 향했다.

성 씨 집안 거실.

성무일과 아내 라정옥은 값비싼 소파에 앉아 계속 여기저기를 바라보았다.

정말 멋진 별장이다. 막내의 30여 평의 집보다 훨씬 널찍하다. 밖에 정원도 있고 이렇게 많은 도우미들이 시중들고 있다.

첫째가 제원에서 이렇게 큰돈을 벌었는데도 동생을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그들은 너무도 화가 났다.

소윤은 싱글 소파에 앉아 미소를 지은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버님, 어머님. 혜인이가 곧 돌아올 테니 하실 말씀 있으면 혜인이에게 하세요.”

성무일은 콧방귀를 뀌였고 라정옥도 눈을 희번덕거렸다.

임지연도 이미 죽었는데 맏이의 재혼 아내가 낳인 자식마저 또 여자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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