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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1화 설득하면 들을 것 같아?

당시연은 원진에게 물 한 잔을 따라주며 그의 시험지에 빼곡히 적힌 글씨를 보고 마음이 아프면서도 자랑스러웠다.

“선생님 말로는 네가 지난 두 달 동안 시험에서 계속 1등을 했다고 하더라?”

“네, 누나가 실망하지 않게 하고 싶었거든요.”

그 말에 당시연은 참을 수 없었는지 침대 옆에 앉아 원진을 꼭 껴안았다.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야 해, 알았지?”

평소에 당시연이 이렇게 안아주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녀의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당시연은 작은 브랜드의 바디워시를 쓰고 향수를 뿌리지 않았다. 원진도 같은 제품을 쓰지만 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은 항상 더 진하게 느껴졌다.

“네.”

“의사 선생님이 내일 퇴원해도 된다고 하셨어. 오늘 밤은 너랑 같이 있을게.”

“누나, 방금 막 돌아왔잖아요. 집에 가서 쉬어요.”

“괜찮아, 바로 옆 간이침대에서 잘 거야.”

원진은 얼굴이 붉어졌고 더 이상 그녀를 쳐다보지 못했다. 억지로 고개를 숙여 시험지에 집중했다.

병원 간이침대는 좁았다. 당시연은 시차 때문에 금세 잠들었다.

하지만 원진은 뒤척이며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그는 옆에 있던 커튼을 살짝 걷어내고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옆으로 누워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원진은 그녀를 10분 정도 바라보다가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와 이불을 덮어주었다.

당시연은 꿈결에 따뜻한 무언가가 잠시 얼굴에 닿는 걸 느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가슴이 두근거렸다.

눈을 떠보니 이미 대낮이었다.

목을 주무르며 일어나서 보니 원진은 이미 깨어나 다시 시험지를 풀고 있었다.

당시연은 곧 퇴원 절차를 마쳤고 차에 올라탄 뒤 원진에게 물었다.

“이 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학시켜 줄게. 지금 성적으로 다른 학교 가는 건 문제없을 거야.”

“괜찮아요. 이번 학기도 이제 곧 끝나잖아요.”

“그래도 혹시나 네가 상처받을까 봐.”

“저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별로 신경 안 써요.”

그의 진지한 말에 당시연의 마음이 더욱 부드러워졌다.

‘어쩜 이렇게 착하고 말도 잘 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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