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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1화 괜히 경솔하게 행동했다가 들통나지 말자

진세운은 할 말이 없었으나 은은히 가슴이 벅차올랐다.

자동차가 맨 안쪽 건물에서 멈춰 섰다. 직접 보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죽을 때까지도 백겸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반태승의 절친한 친구로서 반승제 역시 군대에 있을 때 그를 적극적으로 발탁해주었다. 그런데 그렇게 믿었던 사람의 속이 이토록 검을 줄이야.

진세운은 그저 피식 웃으며 앞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 버렸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문을 사이에 둔 저 너머에 반승제와 비슷하게 생긴 남자가 문 앞에 서서 눈앞의 방문을 두드렸다.

“선생님, 그가 왔습니다.”

그러자 방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만나러 올 필요는 없다. 가치가 남아있다면 남겨두도록 해.”

그 말은 즉 가치가 없으면 죽여버리라는 뜻이다.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백겸은 산처럼 쌓아둔 자료 더미 앞에 앉아있었다.

그 자료들은 모두 연구기지 내부에서 가져온 자료인데 아무리 기지 고위층이더라도 내부에서 제작한 약은 얻을 수 있지만 삼엄한 보안 속에서 그 누구도 고위층이 자발적으로 이 기밀 자료를 가져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이 또한 하나의 큰 추세가 되어버릴 것이다.

서로 간의 견제가 있어야 연구기지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데 현재 기지는 무너지고 자료도 모두 반승제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그러니 반승제가 이 전쟁의 가장 큰 승자가 된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잠깐 사색에 잠긴 백겸은 이내 콧등의 안경을 밀어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옆에 있는 앵글로 걸어갔다.

암문이 열리고 그 안에 숨겨진 방 하나가 드러났다.

안에는 두 개의 얼음 관이 있었는데 한 명은 그의 아들이었고 다른 한 명은 그의 아내였다.

백겸은 어느덧 고령의 노인이 되어버렸고 몇 년 전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난 뒤, 그 뒤를 이어 아들도 그녀를 따라 저세상으로 가버렸다.

반승제에게 전했던 말에 따르면 그의 아들을 포함한 많은 H국의 천재들이 연구기지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는 달리 그의 아들은 연구기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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