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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4화 비참하다

강민지는 이 별장에서 반달 동안 지내며 휴대폰을 꺼둔 채로 세상과 단절된 상태였다.

마음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원래 강민지의 성격대로라면 당장이라도 신예준을 찾아가 따져야 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비겁하게 숨어버렸다.

강민지는 과거의 일들을 되짚어보았다. 조희서가 병들어 신예준은 강민지를 만났다. 강민지는 조희서에게 의사를 붙여줬으며 2억이 넘는 치료비도 대신 내줬다. 하지만 조희서는 신예준에게 키스했고 심지어 약혼자라는 말까지 했다...

인체의 구조는 참 신기하다. 어쩌면 그녀의 잠재의식이 이 모든 걸 회피하고 있었던 탓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문득 병원에서 조희서가 자신에게 퍼부었던 말들이 떠올랐다. 그때는 그저 상대가 미쳐 날뛴다고 여겼지만 만약 그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만약 이 모든 게 속임수였다면, 모든 것이 설명된다. 그녀는 정말 어리석었다.

감정에 속아 놀아나고 몸을 빼앗겼으며 결혼까지 생각했으니 얼마나 바보 같은가. 강민지는 지금껏 이렇게 비참하고 어리석었던 적이 없었다.

최근 강민지는 TV도, 휴대폰도, 컴퓨터도 모두 꺼둔 채 외부 정보를 차단하고 지냈다. 배가 고프면 빵을 조금씩 먹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는 정도로 지냈다. 그 결과 몸무게가 5킬로그램이나 빠졌다.

그렇게 지내기를 반복하던 중 강연지가 찾아와서 대문을 미친 듯이 두드렸다.

“언니! 문 열어 봐. 큰일 났어! 언니, 큰일 났다고!”

강민지의 세계는 여전히 혼란 속에 있었지만 강연지의 목소리가 너무 컸기에 마지못해 천천히 내려가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강연지는 쏜살같이 안으로 들어왔다.

“언니, 큰일 났어! TV 좀 봐!”

이 반달 동안 강민지는 TV를 켜지 않았다. 외부의 모든 정보를 거부했다.

강연지는 거실의 TV를 켰다. 화면에는 경찰이 강상원을 체포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강씨 집안 대부분의 지분이 어떤 외부인에게 넘어갔다고 했다.

그 외부인은 다름 아닌 신예준, 제이엔 쥬얼리의 새 대표였다.

강민지는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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