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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7화 마치 석상처럼

다음 날 아침, 성혜인이 눈을 떴을 때 반승제는 이미 침대에 없었다. 세수를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반승제가 주방에서 요리사가 아침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요리사가 옆에서 설명했다.

“대표님, 이런 음식은 찬 성질이라 성혜인 씨가 드시면 안 됩니다.”

반승제는 고개를 끄덕이고 주방을 나올 때 성혜인과 시선이 딱 마주쳤다. 성혜인은 미소를 지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왔다.

“어쩐 일이에요?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요?”

“잠이 안 와서.”

소파에 앉자마자 반승제가 말을 꺼냈다.

“원진이 곧 제원에 올 텐데, 식사를 대접하려고 해.”

해외에 있을 때 원진은 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봉현마을 사건 때도 제일 먼저 반승제를 찾아준 게 원진이었다. 원진이 아니었으면 김상아에게 더 오래 갇혀 있었을지도 모른다. 빚을 졌으니 무조건 갚아야 했다.

두 사람은 함께 아침을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 반승제는 그녀를 대신해 줄을 서려 했으나 간호사에게 쫓겨났다. 간호사는 손가락으로 옆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가리켰다.

일부 검사 항목은 남성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크게 ‘남성 출입 금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다른 임산부들이 모두 그를 쳐다봤다. 이때까지 살면서 반승제는 이렇게 당황스러운 순간은 처음이었다. 성혜인이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너무 긴장해서 그래요.”

그 말에 주변 사람들도 따라 웃었다.

반승제는 간호사에게 이끌려 다른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검사는 두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검사가 끝나자마자 그는 서둘러 성혜인을 부축했다.

“어때, 괜찮아?”

“괜찮아요. 의사도 별다른 말은 없었고요. 결과 중 일부는 내일쯤 나올 거라고 했어요.”

반승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려던 찰나 원진의 차가 눈에 들어왔다. 원진이 곧 올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일찍 도착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원진의 얼굴은 워낙 눈에 띄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창문을 내린 채 턱을 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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