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36화 만만한 사람

신예준은 강민지가 어떻게 이 일을 해냈는지 알 수 없었다. 고열에 시달리며 집으로 돌아간 그녀는 이틀 뒤에 성공했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예준아, 아빠가 드디어 허락해줬어! 너무 좋아. 헤헤, 오후에 널 데리러 갈게. 그리고 근무지로 데려다줄게.]

신예준은 이 메시지를 보고 기쁘기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는 한참 동안 휴대폰 화면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어떻게 답장해야 할지 몰라 고민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왜 이렇게 오랫동안 입력만 하고 보내지 않는 거야?]

강민지는 곧이어 몇 개의 물음표를 보내더니 애처로운 어조로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아빠가 이번에는 정말 화가 나셨어.]

[민지야, 어떻게 설득한 거야?]

강상원 같은 노련한 사람이 요구를 들어주다니, 그는 역시 강민지를 당해내지 못했다.

[그냥 오후 내내 무릎 꿇고 있었지. 아직도 열이 있는데, 아빠가 어떻게 나를 그냥 내버려두겠어? 헤헤.]

신예준의 담뱃갑이 또 비어 있었다. 그는 손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강민지가 일부러 유난을 떨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더더욱 제멋대로 굴었다. 사랑받는 사람은 늘 기댈 구석이 있어 두려움을 모르는 법이니까.

강상원은 딸이 강민지 하나뿐이니, 어떻게 그녀의 뜻을 거스를 수 있겠는가.

신예준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자신이 세들어 살고 있는 방에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 서민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떻게 할지 정했어? 이번이 네게 최고의 기회야.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는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 지금 강민지가 널 좋아할 때 얼른 기회를 잡아야 해.”

서민규는 신예준이 이 기회를 잡기를 전적으로 지지했다. 몇 분 동안 이야기한 후 그는 불쾌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예준아, 너 반승제라는 놈 알지? 내가 왜 갑자기 서천군으로 발령났는지 알겠더라. 다 그 자식 짓이었어. 내가 성혜인 씨 남편인 척한 일 때문에 그 자식한테 찍힌 것 같아. 빌어먹을, 정말 괴물들 싸움에 우리 같은 사람들만 고생이야. 그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