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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5화 모욕감이 극에 다다르다

소리를 듣자마자 반승제는 소리의 주인공이 그날 홀에서 제복을 입은 남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반승제의 예측대로라면 남자는 플로리아에서 회의에 참석했어야 했다. 연구 기지 곳곳에 CCTV가 널려있어 언제든지 들키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남자가 이렇게 빨리 발견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두뇌 회전이 빠른 반승제는 짐승을 가둬둔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자 굶주린 짐승들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옆에서 지켜보던 최용호는 물었다.

“이 방법이 소용이 있어요? 저희가 겨우 혼란을 만들었는데 이상한 벨 소리 하나로 단번에 해결되었어요. 이곳 사람들이 이미 최면에 걸려 그 벨 소리만 들으면 어떤 상황이든지 바로 정신을 차릴 것 같아요.”

“소용 있을 거예요. 이 짐승들은 길들었기에 풀어주면 미쳐 도망치려고 할 거예요. 저놈들은 여태까지 철창 안에 버려진 사람만 먹었었기에 철창 밖의 사람은 무서워할 거예요. 두려움이 극치에 다다르면 저놈들은 미쳐버릴 거예요. 저희는 저놈들이 미쳐버려 혼란스러운 틈을 타 설 대표님을 찾는 거예요.”

설기웅은 최용호와 같은 날에 들어왔지만 여태껏 설기웅의 종적을 찾을 수 없었다.

반승제는 점점 걱정이 밀려왔다. 임원들 사이에 설기웅이 없다면 실험체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실험체가 되어 매일 실험을 당하면 살아남기에 힘들 것이다.

얼마 후, 모든 짐승이 철창에서 나왔고 반승제가 말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짐승들은 벽에 부딪히고 울부짖으며 탈출구를 찾으려 애썼다.

안정을 되찾았던 연구원은 철창에서 나온 짐승들이 실험기구와 약병들을 뒤엎는 모습을 보고 다시 아수라장이 되었다.

한편, 반승제와 최용호는 세 구역을 찾아보고 유리 상자에 갇힌 실험체도 일일이 확인했지만 설기웅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이곳에도 없다면 설기웅이 어디에 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반승제가 고개를 들어 사방으로 둘러보다가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결국 반승제는 발길을 돌려 왔던 길로 돌아갔고 최용호도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홀에 도착한 후, 반승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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