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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잘못 한 번 하지 않는 남자

강민지는 휴지를 뽑아 들고 신예준의 얼굴을 닦아주며 자신의 옷차림을 설명했다.

“이건 길가에서 대충 산 거야, 4000원짜리 신발 본 적 있어? 이 옷은 동대문에서 산 거고 가방은 6000원도 안 돼. 방금 그 사람들이 비싸다고 생각한 건 다 내 아우라 때문일 거야. 내가 원래 좀 옷을 잘 입잖아.”

강민지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며 신예준의 볼에 뽀뽀했다.

“미안해, 예준 씨. 아까는 내가 잘못했어. 근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마. 예준 씨가 이렇게 벌어온 돈으로 산 선물을 받고 싶지 않으니까.”

성혜인은 신예준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얼굴이 잘생긴 것만큼은 진심으로 인정했다. 누군가가 몇천만 원으로 밥 한 끼 먹을 기회를 사는 것도 어쩌면 이해가 되었다.

성혜인은 시선을 떨군 채로 시종일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민지는 신예준을 한참 타이르고 나서야 오해를 풀고 함께 밖으로 걸어 나갔다.

문 앞으로 왔을 때, 강민지는 머리를 돌려 윙크를 날렸다. 성혜인은 두 사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따라가지 않고 있었다.

“예준 씨도 우리 집 상황 잘 알지? 내 동생이 돈을 엄청 많이 써. 엄마는 내 예물로 동생한테 집 사줄 생각만 한다니까? 하지만 걱정하지 마, 내가 어떻게든 엄마를 설득해서 예물을 많이 요구하지 않을 거니까.”

“고마워, 민지야.”

성혜인은 어이가 없는 듯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한참 지난 다음에야 밖으로 나갔다. 강민지, 신예준과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기 위해 최대한 천천히 걸어가며 반승제의 방을 지나고 있을 때, 마침 안에서 나오는 온시환과 마주쳤다.

온시환은 성혜인을 보자마자 눈썹을 찡긋했다. 성혜인은 왜 방금 강민지와 함께 내려가지 않았는지 후회하기 시작했다. 온시환과 함께 있는 바에는 차라리 커플과 함께 있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또 보네요.”

온시환은 성혜인의 뒤쪽을 힐끗 봤다. 왜냐하면 그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방향과 전혀 다른 곳에서 걸어왔기 때문이다. 방금 울고불고하며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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