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4화 한 번 만나기 참 어렵네요

강민지는 칼같이 답장 왔다.

「방금 헤어졌는데, 왜? 사장이 급하게 불러서 일 보러 갔어. 예준 씨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잖아.」

재벌 2세인 강민지와 다르게 신예준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그것도 반지하에서 살 정도로 가난한 집에서 말이다. 하지만 그는 얼굴이 반반한 데다가 고생할 줄도 아는 노력형이었다.

성혜인이 신예준에 대한 인상은 강민지의 일방적인 서술에 국한되었다.

신예준은 학생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네 개씩 했다고 한다. 그의 학비와 생활비는 전부 자신이 스스로 번 것이었다. 반대로 강민지의 집안은 국내에서 가장 큰 보석 장사를 하고 있어서 돈 모자랄 걱정을 한 적이 없었다.

성혜인은 그런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아주 의아했다. 그리고 요즘에야 강민지가 자신의 재력을 숨기고 신예준과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민지는 신예준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일부러 가난한 척하면서 자신이 식당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신예준은 그녀의 말을 순순히 믿었고 그렇게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 자신의 거짓말을 더욱 리얼하게 만들기 위해 강민지는 손바닥만 한 집을 구하기도 했다. 그녀의 말로 하면 본가의 수영장보다도 작다고 한다.

성혜인은 두 사람의 만남을 좋게 보지 않았다. 재벌은 결혼 상대의 집안에 아주 예민했다. 그러니 두 사람이 결혼하고 싶다고 해도 강민지의 집안사람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다.

강민지는 신예준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래서 성혜인은 두 여자를 몰래 따라갔다.

이 층에는 스위트 룸이 두 개 있었는데, 서로의 기척이 완전히 들리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멀었다.

기둥 뒤에 몸을 숨긴 성혜인은 두 명의 여자 중 한 명이 노크하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봤다. 키 큰 여자는 문가에 서 있었고 문이 열리는 순간 폭죽이 터졌다.

“생일 축하해요.”

문을 연 사람은 신예준이었다. 여자는 그의 목을 끌어안더니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한 번 만나기 참 어렵네요. 만약 오늘이 내 생일이 아니었다면 나오지도 않았을 거죠?”

신예준은 뒤로 한 발짝 물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