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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무조건 넘어올 거라고 했지?

성혜인은 일단 16억 원을 갚고 다시 은행 절차가 끝나기를 기다리려고 했다. 그리고 반승제가 손해 보는 일 없도록 이자까지 쳐주려고 했다. 하지만 반승제가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화까지 내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반승제가 말하려고 할 때, 멀지 않은 곳에서 온시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제야, 안가?”

온시환도 꽤 많이 마시기는 했지만 취하지는 않았다. 그는 반승제의 앞에 서 있는 성혜인을 힐끗 바라봤다.

“두 사람 무슨 비밀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거야?”

반승제는 한 발짝 멀어지더니 먼저 밖으로 나갔다. 온시환은 성혜인에게 머리를 끄덕이며 인사를 하고는 그를 따라갔다.

뒤늦게 술집에서 나온 성혜인은 대리기사를 부르려고 했다. 이때 차 한 대가 그녀의 앞으로 와서 천천히 멈춰 섰고 운전석에는 성한이 앉아 있었다.

성혜인은 경계 섞인 눈빛으로 뒷걸음질 쳤다. 성한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혼자 있는 것을 확인하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

“너 혼자 술집에 놀러 온 거야?”

성한은 굉장히 의미심장한 말투로 물었다. 그는 병원에서 성혜인과 마주친 이후로 그녀가 무조건 더러운 여자일 것으로 생각했다. 한밤중에 술집 앞에 나타난 걸 보면 이상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정장을 빼입은 성한이 차에서 내려왔다.

“너 술 마셨지? 타, 내가 데려다줄게.”

“됐어요.”

대리기사가 이미 오고 있었기에 성혜인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성한은 포기하지 않고 다가와 대놓고 그녀의 살냄새까지 맡았다.

“에이, 오빠랑 무슨 내외 하고 그래.”

성혜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밀어내려 했다.

“아빠도 없는데 연기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

성혜인은 아주 덤덤하게 말했다. 때마침 대리기사가 도착하고 그녀는 성큼성큼 멀어져갔다.

성한은 제자리에 멈춰 서서 성혜인이 밀쳤던 곳을 코에 가져다 댔다. 성혜인의 몸에서는 옅은 술 냄새가 나고 있었다. 다른 여자처럼 향수를 쓰지 않아서 향긋한 살냄새가 나기도 했다.

성한은 성혜인의 차를 힐끗 바라보기만 할 뿐,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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