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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0 화

강하랑은 커튼도 치지 않은 채 숙면을 취했다. 화물선에서 낮잠 잘 때 햇빛을 그대로 만끽하던 것이 습관으로 남은 것이다.

조지와 얘기를 나누고 위층에 올라간 그녀는 두꺼운 커튼을 절반만 닫았다. 남은 절반은 얇은 레이스 커튼으로 막았다. 이렇게 하면 방안이 밤처럼 어둡지도, 잠들지 못할 정도로 환하지도 않았다.

맞춤한 환경에서 잠든 그녀는 꿈도 꾸지 않고 잤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창밖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바람에 흩날리는 얇은 커튼 사이로 달빛이 새어 들어왔다.

그녀는 급하게 일어나지 않고 창가를 바라보며 가만히 누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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