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혁은 강하랑이 거절할 줄 알았다.그리고 단유혁과 똑같이 한숨을 돌렸다.단유혁과 강하랑에게서 거의 동시에 문자를 받은 그는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고개를 돌리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다 도착했지? 도착했으면 바로 출발하자. 저녁은 내가 쏜다.”강하랑이 가지 않으니 단유혁도 바로 거절했다. 그러니 선수들이 다 모였으면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선수들은 다 단유혁을 만난 적 있었다. 그래서 팀에 단오혁과 똑같이 생긴 사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만 자주 만나지 않으니 친하지는 않았다.강하랑과 단유혁이 오지 않으니 단오혁은
“할말은 사실 작년이랑 같아. 올해는 같이 경기에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다들 여태껏 훈련해 온 목적을 잊지 말길 바라. 상금도 작년과 똑같아. XH에서는 따로 갖지 않아. 상금은 세금을 뗀 후에 선수들의 공헌도를 보면서 나눠줄 거야. 내일 잘 활약하길 바라. 다들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고 와.”단오혁은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었다. 주요한 목적을 다 얘기한 후 잔을 들고 기분 좋게 건배했다.다들 술이 아닌 음료를 마셨지만 분위기에는 문제없었다.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거의 다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이다. 단오혁은 상급이긴 하지만 그렇
버섯은 여전히 그를 설득하고 있었다. 그 목소리는 머리가 다 지끈거려 짜증이 날 정도였다.그래도 마지막 말만큼은 분명하게 들었다.“어쨌든 잘 생각해 봐. 우리 사장님은 분명 네가 우승해서 받을 수 있는 상금보다 더 높은 액수를 제안했을 테니까. 그리고 XH가 우승할 거라고 왜 그렇게 확신하는 거야? 플립스랑 대결 안 해본 건 아니잖아. 나중에 너한테 떨어지는 돈만 줄어들 거야. 그냥 우리랑 계약해. 적어도 기본 월급도 있고 거기에 우승 상금을 더 얹어주니까 지금 네가 있는 그곳보단 나을 거야.”사적은 핸드폰을 끄곤 확 고개를
버섯은 순간 입을 다물더니 표정이 싹 변했다.그는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제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다만 그의 속은 겉모습처럼 평온하지 않았다.그도 속으로 사적을 얕보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꽤나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매년 적어도 2개의 게시글은 사적을 저격하는 게시글이 올라왔었다. 그렇다 한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없었다. 사적은 소문에 빠르게 인정을 하며 상대 여자에게 속여서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는 사람이었다.위선자처럼 양심에 찔리는 것이 많으면서도 입만 살아 꼭 뭐처럼 눈치를 살피며 찌질한 모습을 보이는 그와
비록 속으로는 선수 후보들을 비웃고 있었지만, 사적은 겉으로 티 내지 않았다.진지하게 얘기를 들어주는 척하면서 자신의 컵에 음료수를 따르라고 지시했다. 정말이지 거만하기 짝이 없었다.테이블의 음식은 어느새 절반이나 사라졌다. 사적은 자신이 원하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는 사실에 짜증이 치밀었다.‘설마 식사 끝난 뒤에서야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사적은 가만히 단오혁이 있는 곳을 보았다.평소라면 단오혁은 식사를 하기 전이거나 식사가 끝난 뒤에 본론을 꺼냈다. 식사 도중에 진지한 말을 꺼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만약 식사하기 전에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혹시 내가 담배 태우러 나가 있던 동안에 말이야. 팀장이 뭐 말한 거 없었어?”여명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순간 사적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당연히 말씀이 있었죠. 그냥 전과 같은 형식적인 말씀이었어요. 아시잖아요.”사적은 계속 캐물었다.“중요한 건 없었고?”여명은 진지한 얼굴로 잠깐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매번 경기 전에 항상 하시던 말씀이었어요. 딱히 별다른 중요한 말은 하지 않았어요.”사적은 가슴이 조금 무
녹야 찻집.단원혁은 찻잔을 깨끗하게 씻고 있었다. 마디마디가 선명한 손은 따사로운 아침 햇빛 아래서 빛이 나고 있는 것 같았다.고소한 차향이 공기 속에 퍼졌다. 단원혁은 연유성에게 차 한잔 따라주었다.“사람을 붙였다고요.”연유성은 찻잔을 들어 차향을 맡고는 한 모금 홀짝였다.다시 찻잔을 내려놓은 그는 단원혁의 말에 대꾸했다.“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잖아요. 뭐라도 해야죠. 괜히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어떡해요.”“몇 년 동안 보살펴줘서 참 고맙군요.”당연히 미래에 대해 말한 것은 아니다. 4년 동안 단씨
오늘 아침에도 그러했다. 무미건조한 아침 인사가 담긴 문자가 왔다. 마치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매일 존재감을 알리는 풋풋한 남학생의 청춘 로맨스 같아 조금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했다.강하랑은 딱히 답장하지 않았다. 다시 연유성과 잘해볼 마음이 없는 건 확실했다. 다만 일로 엮인 사이라 아직은 연유성에게 미움을 사서는 안 되었기에 딱 잘라 거절하지 못했다.정 안 되면 부잣집 딸로 돌아가 죽을 때까지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한가할 때 대충 두어 개 작품을 만들어 큰오빠 회사에 넘기면 된다고 생각했다.굳이 그녀가 돈과 정력을 팔며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