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음식을 만드느라 물집이 가득했던 두 손은 물집이 사라져 깨끗하고 하얀 예쁜 손이 되어 있었다.손가락도 유난히 길어 보일 정도로 말이다.보아하니 강하랑은 4년 동안 연바다의 곁에서 꽤 잘 지낸 것 같았다.겉모습만 봐도 연바다가 절대 그녀를 힘들게 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녀를 아껴주면서 보살핀 것 같은 모습이었다.다만 그녀의 마음은... 방금 연바다와 통화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떠올려 보면 아주 많이 친해진 듯했다. 목소리에서 애교가 살짝 느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그렇게 생각하니 연유성의 칠
어쩌면 연유성의 눈빛이 이글이글 타올랐던 것인지 그와 눈이 마주친 강하랑은 저도 모르게 무언가에 데인 것처럼 바로 시선을 휙 피하게 되었다.그리고 마침 직원이 그녀의 테이블로 다가오고 있었고 강하랑은 이때다 싶어 말했다.“저기, 방금 우연히 들었는데, 주문하시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전 이만 방해하지 않을 테니 식사 즐겁게 하세요! 나중에 또 봬요!”강하랑은 마치 숲속에서 맹수라도 만난 듯 급하게 자기 자리로 도망치듯 떠났다.눈앞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니 주위는 순식간에 공허해진 느낌이었고 들려오는 레스토랑 피아노 소리도
목소리를 한껏 낮춘 강하랑은 누구도 자신이 한 말을 듣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흥분해버린 탓에 그녀의 목소리는 저도 모르게 높아지고 있었다.“연바다, 내가 있잖아. 방금 너랑 거의 똑같이 생긴 사람을 봤어! 정말 너랑 너무 똑같아서 쌍둥이인 줄 알았다니까! 심지어 목소리도 너무나도 비슷했어! 그래서 난 또 네가 미리 앨런이랑 짜고 장난치는 줄 알고 다가갔거든? 근데 가까이에서 보니까 조금 다른 부분이 있더라고.”강하랑은 마치 세상 신기한 것을 발견한 사람처럼 흥분하며 말했다.옆에 앉아 그녀의 잔에 주스를 따라주고 있었
뒤 테이블에 있던 사람은 당연히 연바다의 눈길을 놓치지 않았다.4년 전처럼 어떤 상황이든 단이혁은 여전히 그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 보았다.4년 전, 단이혁과 단유혁은 연바다와 만난 적이 있었다. 더군다나 지금 단씨 가문에선 서해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고, 심지어 연씨 가문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두려울 것이 뭐가 있겠는가?유독 큰 변수는 아마 강하랑일 것이다.비록 4년 전에도 단씨 가문 사람들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연유성은 기억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전부 잊었다.게다가 그녀의 가까이 있는 사람은 양의
하지만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맞은 편에 앉은 남자가 부정적인 말을 꺼냈다.“돌아갈 거야.”단호하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선 다소 위엄이 느껴졌다.그의 말을 들은 강하랑의 얼굴엔 감출 수 없는 실망이 가득했고 저도 모르게 입맛이 사라졌다.“핸슨, 너무한 거 아니냐?”앨런은 파란 눈동자를 굴려 연바다를 보면서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하랑이는 이제 겨우 귀국했어. 지난번에 본인 작품 행사간 것도 네가 다시 잡아 왔잖아. 지금은 네 눈앞에 있고, 같이 놀아주지도 못할망정 집으로 바로 가겠다고?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연바
“고마워, 앨런. 너도 얼른 먹어.”새우 소금구이를 앨런은 잘 썰어서 강하랑 접시에 담아주었다. 그러자 강하랑은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고 이내 느긋하게 음미하며 먹기 시작했다.비록 기분은 별로였지만 음식을 안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전부터 이런 때에 그녀와 앨런은 음식을 두고 티격태격했었다. 앨런은 비록 나이가 어린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처럼 노는 것을 좋아했고 트집을 잡아 말다툼하는 것을 재미로 여겼다.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평소처럼 티격태격하고 싶은 것도 참고 있는 그였다
‘역시 여기 사는 부자들도 재밌는 사람인 것 같아.'특히 그녀가 사람을 착각하고 다가간 남자는 첫인상으로 느꼈을 때 성질이 고약하고 흉악한 어느 기업 사장님 같았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고 보니... 아주 우아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었다.거기다 방금 받은 두 장의 귀여운 이모티콘으로 강하랑은 남자의 반전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이런 귀여운 이모티콘을 보낸 사람이 어린 학생이 아니라, 정장을 입은 아저씨라는 것을 누가 예상하겠는가?강하랑은 멀어져 가는 그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그들의 형체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그녀는 시선을
분위기는 다시 한번 얼어붙었다.직원은 계속 포장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비록 파란 머리가 무슨 의미로 한 말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싸우고 있음을 감지했다.다행히 강하랑은 파란 머리의 말에 바로 욱해서 달려드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강하랑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며 직원에게 말했다.“계속 포장해주세요.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짓고는 계속 포장을 이어갔다.강하랑은 고개를 돌려 화를 내는 앨런을 보았다.그리곤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외국어로 앨런에게 말했다.“난 너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