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유성의 목소리가 들려오자마자 강세미는 그 틈을 타 연유성의 품으로 스르륵 쓰러지듯 안겼고 마치 발목을 접질린 사람처럼 행동했다.강하랑은 눈썹을 치켜세웠다.그 덕에 많은 사람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인터넷에 연씨 가문의 사모님이 바람을 피웠다는 기사가 떠돈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고, 꽤 많은 사람이 연유성과 연성철이 정해준 결혼 상대인 강하랑이 아직 이혼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비록 두 사람의 결혼은 끝을 보이고 있었지만 연유성이 강세미와 재혼할 거라는 사실을 구경꾼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식으로 이혼
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면서 걸음을 옮겨 강하랑에게 다가갔다.하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강하랑의 옆에 잇던 단세혁이 그를 막아섰다.“연 대표님, 비록 전 제 동생 예전 가족의 일에 끼어들 생각은 없지만 더는 제 동생에게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지 마시죠. 연 대표님은 제 동생 남편이라면서 이미 제 동생이 아닌 다른 여자를 여러 차례 감싸 주고 있었죠. 저도 굳이 제 동생 편을 들어달라고 말은 안 해요. 하지만 더는 이 일에 참견하지 말았으면 좋겠군요.”“괜찮아, 오빠. 어차피 나랑 연 대표님은 이혼 서류에 사인도 했어
임서화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색해지긴 했지만 이내 다시 표정 관리를 했다.그녀는 이를 갈며 부정했다.“우리 강씨 가문이 뭘 어쨌다고 그러니? 네가 14살이 된 후 네 방을 세미한테 돌려준 기억밖에 없다. 우리가 언제 널 홀대했었다고 그러니? 넌 우리 강씨 가문에서 자란 아이야! 그런데 지금 그 은혜도 모르고 호랑이 새끼가 되어 우리를 잡아먹으려 하는구나!”그녀는 강하랑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강세미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맞아, 언니. 14살 때 내가 돌아오고 아빠 엄마는 내가 친딸이라고 하셨어. 그래
강세미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더는 강하랑을 언니라고 부르지 않았다.그리곤 강세미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하, 그래. 증거가 있다면 그럼 어디 한번 내놔 봐!”그녀는 증거 같은 것이 절대 없을 거로 생각했다.목격자도 이곳에 없었기에 물증 같은 건 더더욱 있을 수가 없다.‘설마 옷이라도 벗어서 내가 예전에 남겼던 상처라도 보여줄 생각이겠어?'그녀는 줄곧 보이지 않는 곳만 골라 강하랑을 때렸었다. 그랬기에 강하랑이 절대 옷을 벗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찰나 강하랑이 한발 앞으로 나서더니 두 손을
연유성은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면서 강세미와 거리를 두었다.그의 눈빛은 심연처럼 어두워졌다.“넌 매번 항상 네 병 핑계를 대더군. 하랑이와 결혼했을 때도 넌 조울증이라면서 자살 소동을 벌였지. 그래서 난 하는 수 없이 하랑이를 해외로 보냈어. 그리고 이번엔 하랑이가 귀국하고 나서 사람을 사주해 흉측한 짓까지 하려고 해놓고 또 병 타령이었어. 지난번 CCTV 영상 사건도 넌 또 병 탓을 하면서 용서해달라고 했지.”“그리고 지금도! 넌 또 그 병 탓을 하면서 모든 사람이 널 이해해주길 바라고 네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하길 바라고
그녀의 몸이 저도 모르게 살짝 떨려왔고 옆에 있던 단세혁도 바로 눈치챘다.단세혁은 갑자기 손을 뻗더니 긴 팔로 강하랑의 어깨를 감싸면서 토닥거렸다.그리고 이내 시선을 들고 이미 이성을 잃고 발광하는 강세미를 보면서 싸늘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강세미 씨, 말 꺼내기 전에 먼저 생각이란 것부터 하세요. 머릿속에 지식이 부족하면 다시 학교에 다니던가 하시라고요. 머리가 있으면 훔쳤다는 말이 대체 무슨 말인지 제대로 생각하고 말하세요. 훔쳤다는 것은 이미 전부터 계획하고 당신의 자리를 노린 것을 훔쳤다고 해요.”“하지만 그
강세미의 동작은 아주 빠르게 이루어졌고 미처 피할 겨를도 없었다.강하랑뿐만 아니라 제일 가까이 있었던 단세혁도 뒤늦게 반응하며 바로 무의식적으로 강하랑을 잡아당기려고 했다.단세혁의 빠른 대처에 강하랑은 다치지 않았지만, 나이프는 단세혁의 팔을 스쳐 지나가면서 긴 상처를 냈다.손님들은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을 쳤다.물론 사람 무리를 뚫고 나온 사람도 있었다. 강세미가 다시 나이프를 들어 강하랑을 찌르려고 하자 연유성과 단이혁이 동시에 나와 막으려고 했다.강세미와 거리가 가까웠던 연유성은 단이혁보다 먼저 강세미의 두 손을 압박
예전부터 그녀는 언젠가 자신이 톱스타 성세혁과 같이 작품을 하는 상상을 수도 없이 해왔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다른 방식으로 꿈을 이룬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비록 지금 이 상황이 그녀에게 비현실적이긴 했지만 기쁨에 젖어 정신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단세혁은 온마음의 그런 멍한 상태를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강하랑을 힐끔 보더니 단이혁에게 시선을 돌려 말했다.“형, 그럼 난 먼저 갈게요. 형은 하랑이 좀 잘 지켜봐요. 그리고 남은 처리도 부탁해요.”단이혁은 고개를 끄덕였다,단세혁은 몸을 틀었다.“가요, 온마음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