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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순간 당황한 윤혜인은 이준혁의 질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손가락은 무의식적으로 아름이의 옷을 꽉 쥐었고 어찌나 힘을 주었는지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했다.

이준혁은 그녀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며 속으로 윤혜인이 분명하게 대답해 주기를 바랐다.

아름이가 그녀의 딸일 뿐이라고.

그럼 그녀 역시 진실을 모르는 것이었을 테니 이준혁은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를 회피하는 윤혜인의 눈빛과 무의식적인 행동은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아름이가 그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숨기려 했던 것이다.

아름이는 이준혁의 품에 안겨 있었고 어른들 사이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삼촌 대디가 엄마에게 화를 내는 것처럼 느껴졌기에 울음을 터뜨리며 외쳤다.

“삼촌 대디 나쁜 사람! 나 놔줘요! 우리 엄마 괴롭히지 마요!”

아이는 작은 주먹으로 이준혁의 가슴을 치며 “나쁜 삼촌 대디! 나쁜 삼촌 대디!”라고 반복했다.

아이들은 울며 소리를 지를 때 단어를 생략하는 습관이 있었기에 아름이의 말은 ‘나쁜 대디’로 변해갔다.

이 소리를 듣자 윤혜인은 놀라서 아름이를 나무랐다.

“아름아, 그런 식으로 부르면 안 돼!”

‘대디’라는 호칭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아름이는 엄마가 자신을 나무라자 더 억울해서 이준혁의 품에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윤혜인은 당황스러웠다. 아름이를 꾸짖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급한 마음에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를 놀라게 한 것은 이준혁의 행동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강압적이었던 이준혁은 곧 매우 부드럽게 아름이의 등을 쓰다듬으며 달래고 있었다.

그는 아름이가 조금 덜 울게 된 후에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름아, 엄마는 너를 꾸짖은 게 아니야. 나도 너희 엄마랑 싸우는 게 아니고.”

그러고는 또 윤혜인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어른들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뿐이야.”

아름이는 아직 눈물에 젖은 눈으로 흐릿하게 물었다.

“진짜요? 대디 우리 엄마 안 괴롭혔어요?”

‘대디’라는 호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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