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33화

진아연의 얼굴과 상반신은 전부 물집과 피고름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아주 흉측해 보였다.

그럼에도 진아연은 소원을 모함하고 있었다.

“살려줘요! 얼른 날 살려줘요! 이 미친 여자가 정신줄을 놓고 날 죽이려고 해요! 엉엉엉...”

진아연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거기다 무서운 얼굴 때문인지 처참하다는 두 글자가 그녀에게 어울렸다.

아쉽게도 진아연은 눈을 뜨지 못했고 육경한의 표정도 볼 수 없었다.

만약 소원과의 대화를 전부 듣지 못한 거라면 진아연은 또 한 번 그를 속여 넘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육경한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진아연, 나 전부 듣고 있었어.”

그의 한 마디에 진아연은 경직되었다.

순간 서늘한 한기가 바닥에서 온몸으로 퍼지는 것 같았다.

“아니에요... 경한 씨... 그런 거 아니에요. 소원이가 날 협박해서 그렇게 말한 것뿐이에요... 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요...”

진아연은 눈물을 흘렸다. 눈물은 짰다. 상처에 닿자마자 소금이라도 뿌린 것처럼 아파 이를 빠득 갈았다. 그 모습은 아주 추하고 처참해 보였다.

그러나 육경한은 더는 그녀에게 마음 약해지지 않았다.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보면서 뼈가 시리도록 싸늘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진아연, 내가 전에도 말했지. 선 넘지 말라고.”

진아연이 죽인 소원의 아이는 그의 아이기도 했다. 그의 아이!

그 아이만 생각하면 육경한은 진아연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진아연의 몸에 손을 대는 것조차 싫었다.

더러웠기 때문이다.

“경한 씨... 정말로 소원이가 날 죽이려고 했다고요. 난 살기 위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 일들은 나랑 연관이 없다고요... 정말이에요...”

“찬성 오빠도 멋대로 찾아가 그런 일을 저지른 거라고요! 나랑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지금 이런 상황에 남매간의 정이라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진아연은 지금의 자리만 지킬 수 있다면 진찬성은 물론이고 친아버지마저 버릴 수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도 날 계속 속일 생각하는 거야?”

육경한은 눈을 뜨지 못하는 그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