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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한구운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가 아니었다. 그는 여자의 집에서 샤워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그윽한 눈빛으로 윤혜인을 바라보았다. 화장기 없는 작은 얼굴은 유난히 하얗고 매력적인 분홍빛이 감돌았다.

따스한 불빛 아래, 한구운은 심지어 그녀의 하얀 볼에 있는 작은 솜털까지 보아냈다. 입을 맞추고 싶은 얼굴이었다.

한구운 역시 정상적인 보통 남자인지라 잠시 쳐다보고 있으니 곧바로 느낌이 전해졌다.

그가 윤혜인에게 물었다.

“그래도 괜찮겠어?”

윤혜인은 미안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후회스러웠다.

“미안해요, 오빠.”

그녀는 한구운을 이용할 생각을 조금 갖고 있었지만, 상대방이 원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바로 순순히 잘못을 인정했다.

‘내 일을 나 스스로 해결해야지.’

윤혜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건 줄 테니 좀 닦아요.”

그때, 한구운이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의아해하며 돌아보는 윤혜인의 시선에는 반짝이는 한구운의 그윽한 눈동자가 들어왔다.

“나 너 도와줄 수 있어.”

여전히 의심스러워하는 윤혜인의 표정을 보고 그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내가 네 남자친구가 되어주면 되잖아, 맞지?”

윤혜인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한구운의 목소리가 조금은 유혹적으로 들렸다.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한구운은 일어나 외투를 벗고 손가락으로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샤워하러 갈게.”

역시 한구운이 욕실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윤혜인은 ‘딩동’하는 초인종 소리를 들었다.

현관문 방범 렌즈를 통해 이준혁이 문밖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윤혜인은 문을 열지 말지 망설였다.

뒤이어 이준혁은 벨도 누르지 않고 바로 문을 ‘쾅쾅’ 두드리기 시작했다.

윤혜인은 이웃들에게 피해를 끼칠까 봐 급히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이준혁의 시선은 바로 윤혜인의 얼굴에 떨어졌다.

원피스 잠옷 차림에 머리카락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피부가 분홍빛을 띠는 것을 보아, 그녀는 막 목욕을 마치고 나온 것 같았다.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준혁은 몇 달 동안 그녀를 보지 못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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