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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말을 끝마친 뒤, 그녀는 소원을 끌고 갔다. 이준혁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말이다.

발목이 아픈 탓에 걸음걸이가 조금 어색했지만, 그녀는 남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정상적으로 걸으려고 애썼다.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녀와 달리 뒤에 있는 이준혁의 안색은 어두웠다.

정유미는 지갑을 건네받으며 중얼거렸다.

“준혁 씨 전처 친구라는 사람 진짜 무섭네요. 전처도 선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다행이에요. 이미 이혼해서.”

이와 동시에 정유미는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을 느꼈다. 이윽고 고개를 들자마자 그녀는 이준혁의 차갑고 어두운 눈동자와 마주했다.

“정유미 씨, 누가 당신 말이 다 맞는 거라고 가르쳤죠?”

얼음같이 차가운 그의 목소리에 정유미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그녀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준혁 씨, 나는...”

정유미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는지라 이준혁은 그저 차가운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 사람은 나한테 매달린 적 없어요. 내가 매달렸지.”

정유미는 표정이 일그러졌고 마음도 상했다. 그녀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요, 준혁 씨. 삼촌께서 분명히 앞으로 내가 준혁 씨 아내가 될 거라고 했단 말이에요...”

“내 아내 될 사람은 아버지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준혁은 더이상 그녀를 상대하지 않고 자신의 지갑을 도로 주머니에 넣으며 차갑게 말했다.

“이만 가보세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네요.”

...

IFC몰 입구.

윤혜인의 발목이 빨갛게 부어오른 것을 보고 소원은 화가 치밀어올랐다.

‘이준혁 이 개자식!’

걸으면 걸을수록 심해진다는 것을 알고 소원은 윤혜인을 부축해 입구에 도착해서 말했다.

“내가 차 몰고 올 테니까 넌 여기서 나 기다려.”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거리에는 가로등이 하나둘 불을 밝혔다.

입구에 앉아있던 윤혜인은 갑자기 코끝이 시큰거렸다.

그러다 얼굴에 웬 차가운 감각이 느껴졌고, 손을 뻗어 만져보고 나서야 그녀는 눈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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