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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순간 정유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누군가에게 뺨을 얻어맞은 듯 얼굴이 유난히 아팠다.

사실 조금 전 그녀는 정말 이준혁의 볼에 입을 맞춘 것이 아니었다. 거의 닿을 뻔할 때 이준혁이 빠르게 피했다. 그녀는 체면이 구겨질까 봐 일부러 크게 소리를 내었는데 뜻밖에도 그것이 남자의 심기를 건드리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준혁은 그녀를 기다리지 않고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정유미는 마음을 가다듬고 작은 보폭으로 뛰며 그를 따라갔다.

‘아저씨가 어떻게 만들어준 기회인데, 절대 망치고 싶지 않아.’

한편 1층.

윤혜인과 소원이 화장품 매장을 구경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원이 화장실에 가겠다고 하자 윤혜인은 근처를 돌아다니며 그녀를 기다렸다.

그런데 두 걸음 정도 걸었을까 그녀의 눈에 바닥에 떨어진 지갑이 보였다.

검은색 소가죽 재질의 지갑 위에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그래서 윤혜인은 그것이 누구의 지갑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줍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문득 지간 안에 신분증 같은 물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준혁 씨 같은 사람은 신분증 잃어버리면 꽤 위험할 텐데.’

결국 그녀는 지갑을 주웠고 안내 데스크에 맡겨 그에게 알려줄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그녀는 이준혁이 난간에 서서 전화를 걸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곁에는 정유미도 보이지 않았다.

번거로운 일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녀는 바로 앞으로 다가갔다. 어쩌면 습관이었을지도 모른다. 곧 윤혜인은 이준혁의 소매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남자가 휙 팔을 뿌리치며 짜증 난 말투로 말했다.

“나 건드리지 말라니까요.”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조금의 방비 태세도 갖추지 못한 윤혜인은 충격을 견디지 못한 채 바닥에 털썩 쓰러졌고 지갑도 날아가 버렸다.

손바닥이 쓰라려 윤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마도 피부 껍질이 벗겨진 모양이었다. 발목도 삐었는지 찌릿찌릿 아파왔다.

성가신 듯 여전히 찡그린 얼굴을 하고 그제야 이준혁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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