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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소원의 안색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버렸다.

‘내가 안에 뭘 입고 있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야? 외투를 벗으면 아무것도 안 입은 거나 다름없는 건데?’

이전에 고객들과 술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도 그녀는 세련된 정장을 입었었다.

모두들 그녀가 소씨 집안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아무리 육경한이 그렇게 말했다 한들 정말 그녀를 술집 여자로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이런 클럽 같은 장소에서 그녀더러 옷을 벗고 다른 사람과 술을 마시라는 것은 정말로 소원은 술집 여자로 만들고 싶은 것이다.

다른 두 대표가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몸 팔러 나왔으면서 왜 아직도 비싼 척 하고 있어? 우린 네가 이런 모습으로 서 있는 거 볼 시간 없어. 그러니 어서 벗어.”

“맞아. 벗으면 내가 보너스 챙겨줄게.”

몇몇 사람들이 시시덕거리며 웃었다. 입만 열면 더러운 욕설을 뱉으며 말이다.

소원은 마치 얼굴 가죽이 벗겨진 것처럼 화끈거리며 아파 났다.

그녀가 미동 없이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보고 육경한이 갑자기 낮게 웃었다.

“소원 씨가 얼마나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았는데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좀 생각할 시간을 주셔야 합니다.”

“생각이요? 재미없게 뭡니까. 우리 먼저 다른 몇 명 불러서 놀까요?”

조 대표가 이렇게 말하면서 박수를 두 번 치자, 클럽 측에서 보내온 몇몇 젊은 여자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그녀들은 모두 파격적인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곧이어 조 대표는 가운데에 가장 눈에 띄는 외국 여자 두 명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희 둘은 우리 육 대표님을 잘 모셔.”

이 클럽에서 일하는 외국 여자들은 모두 교육을 잘 받아 한국어를 알아듣고 소통할 수 있었다.

육경한을 본 그녀들의 눈빛이 밝아졌다.

‘이렇게 멋진 손님은 반년 동안 일하면서 한 명도 만나지 못했는데!’

두 사람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육경한의 곁에 양옆으로 앉아 그의 허벅지에 손을 끼고 애교스럽게 말했다.

“육 대표님, 어떻게 노시고 싶으세요?”

조 대표는 침을 흘리는 두 여자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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