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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윤혜인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문현미에게 밀쳐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몸이 한쪽으로 기우는 바람에 몇 미터 밖으로 구르기까지 했다. 그렇게 조경석에 부딪히고 나서야 구르는 걸 멈출 수 있었다.

등에서 극심한 고통이 전해졌지만 윤혜인은 여전히 곽아름을 꼭 안은 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윤혜인이 상처를 살피기도 전에 쾅 하는 소리가 들렸다.

문현미가 마치 깃털처럼 차에 치여 하늘로 날아올랐다가 바닥에 떨어졌다.

“아악.”

윤혜인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절규하며 몸부림쳤다.

바닥에는 문현미가 흘린 피로 흥건했다. 문현미는 눈을 감지 못하고 부릅뜬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사람 살려. 거기 누구 없어요? 제발 누가 좀 살려주세요.”

윤혜인은 아까 구른 탓에 조경석에 기대 꿈쩍도 못했다. 그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고를 낸 차는 떠나지 않았다.

윤혜인이 다시 소리를 내기 전에 까만 세단은 귀가 찢어질 듯한 소리를 내며 다시 정비하더니 그녀를 향해 질주해 왔다.

윤혜인은 머리에서 윙 해지더니 순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 차는 윤혜인과 곽아름을 향해 질주해 오고 있었다. 윤혜인은 그저 곽아름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윤혜인이 힘겹게 곽아름을 안고 일어나려 했지만 까만 세단이 더 빨랐다. 액셀을 풀로 밟고 거의 날아 오다시피 질주해 왔다.

두려움이 가슴을 가득 메웠다.

윤혜인은 어쩔 바를 몰라 두 눈을 부릅뜬 채 까만 세단이 잔디밭을 가로질러 화살처럼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걸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까만 롤스로이스 하나가 갑자기 나타났다.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말이다.

까만 세단이 윤혜인과 매우 가까워졌는데 롤스로이스가 갑자기 언덕에서 나타나더니 정확하게 까만 세단을 들이박았다. 까만 세단이 공중에서 두 동강으로 분해되었다.

쾅. 쿵.

그렇게 부서진 차는 흙에 빠지고 말았다. 차 안에 있던 사람은 즉사했다. 하지만 까만 롤스로이스는 그대로 습지에 천천히 멈춰 섰다.

범퍼가 바닥에 떨어진 것 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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