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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그 뒤로 윤혜인도 며칠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이천수 때문에 흐트러진 작업실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이준혁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다들 들었는지 윤혜인을 괴롭히던 고객들도 갑자기 태도가 좋아졌다.

어떤 고객은 3배의 배상도 필요 없다면서 통쾌하게 계속 기다려주겠다고 했다. 전에 이미 3배의 배상을 받은 고객은 다시 돈을 돌려주기까지 했다.

고객들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윤혜인은 의문을 품었고 평소 비교적 친하게 지내던 고객에게 이유를 물으려 했다.

윤혜인은 상대와 상가의 한 식당에서 만나 밥까지 먹을 생각이었다. 마침 주변에 있던 윤혜인은 일찍 상가에 도착했다.

위층으로 올라가려다 어린이용품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진열대에 비치된 옷들이 너무 깜찍하고 예뻤다.

더 자세히 보기도 전에 두 사람이 매장에서 나오는 게 보였다.

남자는 잘빠진 슈트를 입고 있었고 외모가 준수한 데다 체격이 일품이었다. 같이 온 여자는 거의 만삭이었고 선글라스를 낀 채 손에는 매장 로고가 박힌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쇼핑백은 무겁지 않아 보였다. 여자는 남자의 팔짱을 낀 채 달콤하게 웃었다. 그 모습에서 임산부의 아름다움을 다분히 느낄 수 있었다.

윤혜인의 눈까풀이 세게 뛰었다. 두 사람이 팔짱을 끼고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데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윤혜인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움직이지 못했다.

원지민은 윤혜인을 보자마자 걸음을 멈추더니 선글라스를 벗으며 웃었다.

“준혁아, 윤혜인 씨네.”

원지민은 다시 대범한 척하던 그때로 돌아갔고 윤혜인을 향해 웃으며 인사했다.

하지만 윤혜인의 눈에는 오만한 웃음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뒤에 숨은 뜻이 무엇인지는 두 사람만 알았다.

원지민이 덤덤하게 말했다.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쇼핑하러 왔어요?”

윤혜인은 한참 노력해서야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그러게요.”

말하면서도 윤혜인은 이준혁의 잘생긴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익숙한 흔적을 찾아내려 했지만 이준혁은 낯설 정도로 차가웠다.

원지민은 윤혜인의 눈빛이 아니꼬워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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