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10화

김성훈이 가고 복도는 다시 조용해졌다.

이준혁은 차가운 달빛 아래 꼿꼿이 선 채 온몸으로 한기를 뿜어냈다.

주훈이 다가와 물었다.

“대표님, 좀 쉬실래요?”

“응, 너 먼저 가서 쉬어.”

이준혁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이준혁도 움직이지 않는데 주훈은 더 움직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좋은 상담 선생님 찾아봐.”

이준혁이 뜬금없이 이렇게 말했다.

주훈이 잠깐 고민하더니 이내 반응하고는 말했다.

“네. 지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이준혁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너는 갈 필요 없어. 앞으로 그쪽 일에 네가 얼굴을 비치지는 마.”

주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훈도 다 알고 있었다. 이준혁은 그가 상담 선생님을 보냈다는 걸 윤혜인이 몰랐으면 했다.

이준혁은 돌아오고 난 후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변한 것 같았다. 하지만 주훈은 수석 비서로서 이준혁이 여전히 예전의 그 이준혁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저 행실이 조금 더 은밀해지고 뜻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뿐이었다.

내부든 외부든 시름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더 은밀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윤혜인이 깨어났을 때는 곽경천이 옆을 지키고 있었다.

“혜인아, 깼어?”

윤혜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일으키려는데 곽경천이 조심스럽게 부축했다.

“천천히. 조심해.”

윤혜인은 고개를 들고 의아한 표정으로 곽경천을 바라봤다. 곽경천이 너무 오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빠, 왜 그래?”

윤혜인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문지르며 물었다.

곽경천이 말하려다 말고 윤혜인을 바라봤다.

윤혜인은 곽경천의 이상한 눈빛에 심장이 덜컹해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오빠, 도대체 무슨 일인데?”

“할 말이 있어. 마음 단단히 먹어.”

곽경천이 윤혜인에게 검사 결과를 건네주며 한숨을 내쉬었다.

“너 임신했대.”

윤혜인이 넋을 잃었다.

‘임신?’

윤혜인은 검사 결과를 받아서 들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임신… 쌍둥이?”

단어는 다 아는 단어였지만 붙여놓으니 어딘가 낯설었다.

‘임신이라니. 그것도 쌍둥이를.’

윤혜인은 선천적으로 한기가 많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