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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화

최하준은 화내지 말자고 자신을 다독였다.

그동안 여름을 너무 방임했던 탓이다. 겉으로만 따르는 척하며 밖에선 제멋대로 하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내가 자기 아니면 안 될 거라 생각하는 건가?’

통화는 그렇게 끝났다.

여름이 핸드폰을 보며 멍하니 있는데 양유진이 다가왔다.

“최 변 전화 아니에요? 문병 온다고 해요? 그럼 난 먼저 갈게요, 괜히 오해 사지 않게.”

“아뇨, 온다는 말 없었어요.”

여름은 갑자기 뭔가 꺼림칙하다고 느꼈다. 그렇다, 병문안 온다는 말은 없었다.

양유진 눈이 반짝이더니 웃었다.

“하긴, 친인척도 아닌데 그럴 수도 있죠. 방금 의사 선생님께는 잘 얘기해 놨으니 걱정할 것 없어요.”

“고맙습니다.”

여름은 너무 감사했다. 양유진이 없었다면 오늘 다 처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하준에게 부탁할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방금 쌀쌀한 태도를 보니 여기 올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았다.

“괜찮아요. 난 그럼 가볼게요. 저녁에 회식이 있어서요.”

양유진은 잘 알고 있었다. 도움도 적당해야지, 지나치면 경계심만 높아진다는 것을.

“네.”

여름은 양유진을 입구까지 배웅했다.

9시 반이 될 때까지 최하준은 전화 한 통 없었다.

간병인이 오자, 여름은 운전해 집으로 돌아갔다.

집엔 지오가 새끼들과 뒹굴거리고 있었고, 이모님은 TV를 보고 있었다.

“하준 씨는요?”

이모님이 놀라 말했다.

“어머나, 말씀 안 하셨어요? 변호사님이 저녁에 전화해서는 서울에 출장 가신다던데요. 이번에도 며칠 계실 건가 봐요.”

여름은 놀란 표정이었다. 정말 몰랐다.

갑자기 화가 났다.

‘남친이란 사람이 내 지인이 입원했다는데 관심도 없는 건 그렇다 치고, 출장 가는 것조차 말을 안 해? 뭐 하자는 거지?’

올라가서 전화를 걸었다.

전화 연결이 되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주점이나 노래방 같았다.

“어디예요? 출장 간 거 아니에요?”

-네.

목소리가 쌔했다.

“출장 간다고 왜 말 안 했어요?”

-내가 어디 가는지 일일이 다 보고해야 합니까?

여름은 찬물을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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